인터넷 없이 Wi-Fi 쓰는 방법이 있다!?

인터넷 없이 Wi-Fi 쓰는 방법이 있다!?

지금까지 Wi-Fi의 정의, Wi-Fi를 쓸 때의 장점, Wi-Fi의 대역폭, 2.4GHz와 5GHz의 차이 등 Wi-Fi와 관련된 여러 내용을 다루어 보았다. 주의 깊게 기사를 읽어온 독자라면 눈치챘겠지만, 위의 기사들은 한 가지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 일단 인터넷이 설치됐고, 이 상태에서 Wi-Fi를 사용한다는 전제다.

그렇다면 Wi-Fi를 사용하기 위해선 꼭 프로바이더(SKB, KT, LGU+처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통해 인터넷을 설치해두어야 할까? 대한민국에서는 워낙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서 대부분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여기에 연결해 Wi-Fi를 사용하고 있다 보니 당연하게 여길 수 있지만, 사실 Wi-Fi는 프로바이더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Wi-Fi의 정의 자체가 ‘무선 환경에서도 유선 LAN과 같은 수준의 속도와 품질로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한 기술’(출처 : 국립중앙과학관)이니 꼭 프로바이더를 이용하지 않고도 유선 LAN과 비슷한 속도, 품질을 내는 무선 기술이기만 하면 Wi-Fi라 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Wi-Fi를 이용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 즉 프로바이더를 통한 방법을 비롯해 프로바이더 없이 Wi-Fi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네 줄 요약

  • Wi-Fi를 이용하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유선 회선(광 회선)에 라우터를 연결하는 방법이다.
  • 모바일 라우터를 이용하면 유선 연결 없이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
  • 속도와 안정성은 뒤지지만, 유선 회선 이용이 어려울 경우 모바일 라우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 라우터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하는 테더링은 요금 면에서 유리하다.

프로바이더가 제공하는 광 회선을 이용

광 회선은 광섬유 케이블을 건물 안까지 직접 끌어와 사용자의 기기에 직접 연결하는 인터넷 회선을 말한다. 통신사업자의 거점에서 시작되어 전신주 또는 지하에 매설된 광케이블로 사용자의 건물까지 이어줘야 하니 어마어마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데, 이로 인해 대부분 대기업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건물(일반 사용자라면 집)에 들어온 광 회선을 Wi-Fi 라우터에 연결하면 비로소 Wi-Fi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프로바이더가 제공하는 광 회선은 전신주(또는 지하 매설 케이블)를 통해 집, 또는 회사로 연결된다.

이 방식으로 Wi-Fi를 사용하는 장점은 무엇보다 유선으로 광 회선이 연결되다 보니 속도,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정액제로 과금이 이루어져서 아무리 많이 사용해도 라우터 구매 비용을 제외하고 사용량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튜브 등의 인터넷 고화질 동영상이나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 온라인 게임 등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환경에 적합하다.

단점도 있다. 광 회선이 집까지 연결되어야 하므로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 회선을 연결하려면 별도의 작업이 필요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설치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다만, 광 회선이 들어와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은 별도로 작업할 필요 없이 분배 작업만 하면 되니 설치가 금방 끝난다.

간혹, 광 회선 설치를 위해 벽에 구멍을 뚫거나 창틀에 구멍을 뚫어야 할 수 있는데, 전세가 월세로 거주할 경우 집주인이 공사를 허락해주지 않아 설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건물 안으로 연결해 Wi-Fi 라우터로 이용하는 것이라 집 밖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그리고 하나 더, 프로바이더와 공급 계약을 맺어야 하므로 그 과정도 좀 번거롭다.

KT가 제공하는 인터넷 요금제 중 일부. 서비스 내용에 따라 일반/인터넷팩/와이드/프리미엄 등이 있고, 해당 사진은 ‘일반’에 해당하는 요금제 내용이다. 약정, 결합할인 등과 묶이다보니 상당히 복잡해진다.

모바일 라우터를 이용하는 방법

유선 광 회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망(모바일 통신망)을 이용해 Wi-Fi(무선 인터넷)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모바일 라우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모바일 라우터가 어떤 타입인지에 따라 거치형 모바일 라우터(또는 홈 라우터), 휴대형 모바일 라우터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 거치형 모바일 라우터부터 살펴보자.

거치형 모바일 라우터

광 회선에 연결하는 Wi-Fi용 라우터와 달리 거치형 모바일 라우터는 집 안 적당한 곳에 놓고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Wi-Fi를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회선을 이용해 인터넷과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참고로 모바일 회선이란 전신주나 빌딩 옥상 등에 설치된 이동통신용 안테나(기지국)를 이용해 전파를 주고받음으로써 인터넷과 연결해주는 회선을 말한다.

기지국 전파를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광 회선을 들여오기 위한 공사 또는 작업이 필요 없다. 따라서 전세나 월세 거주자도 편히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고, 프로바이더와 약정 등 복잡한 계약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어 편의성이 높다.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모바일 라우터를 이용했을 때 서비스는 이런 원리에 의해 제공된다.

모바일 회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광 회선(유선)과 비교해 접속 안정성, 속도 등은 뒤질 수밖에 없다. 가끔 접속이 끊어지기도 하고, 속도가 느려지기도 한다. 전에는 LTE 통신망을 이용한 모바일 라우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5G 통신망을 이용한 모바일 라우터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5G 통신이 워낙 음영 지대가 많고 제대로 된 속도를 체감하기가 어려워서 적극적으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거주 지역의 5G 서비스 상황을 고려해 선택하는 게 좋다. 전파 특성으로 인해 차폐물이 있거나 주변에 전자기기가 있으면 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전원을 연결해야 하므로 건물 내에 거치해두고 써야 한다. 즉, 휴대하면서 사용은 불가능하다.

당연히 요금도 발생한다.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받기 때문에 여기에 과금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보통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와 계약해야 하는데, ‘한 달에 ○○GB의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원’ 식으로 요금이 책정된다. 해당 데이터 용량을 다 사용하면 아예 접속이 차단되거나 통신 속도가 크게 떨어지므로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을 잘 고려해 요금을 선택하는 게 좋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광 회선과 비교해 속도가 느리므로 온라인 게임이나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고화질 동영상을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요금만 놓고 보면, 광 회선보다 오히려 비쌀 수도 있다. 전원 연결이 필요한 거치형이므로 외출 시 휴대는 불가능하다. 집에 광 회선을 설치할 수 없지만, 인터넷을 꼭 사용해야만 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4G LTE 홈 라우터(거치형 모바일 라우터)인 Cudy의 「LT400」. 여행지 숙소 등에 가져가서 사용해도 된다.

휴대형 모바일 라우터

거치형 모바일 라우터와 기능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이쪽은 전원을 유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어 집 안에서만이 아니라 집 밖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여행 시 비싼 로밍 요금 대신에 Wi-Fi를 이용하기 위해 대여한 ‘포켓 와이파이’를 떠올리면 친숙할 것이다.

특징은 거치형 모바일 라우터와 거의 비슷하다. 속도, 안정성 등은 광 회선보다 불리하고, 요금제도 일정 데이터 용량을 정해진 금액을 내고 사용하는 방식이다. 기기의 크기가 거치형보다는 소형이라 동시에 Wi-Fi로 연결할 수 있는 기기의 수는 대부분 적은 편인데, 내장 배터리를 통해 전원을 공급하므로 휴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LTE(4G) 모바일 라우터 말고 5G 모바일 라우터도 있다. 사진은 KT의 5G 모바일 라우터인 「EGG2」(MKL-E1100K) 제품.

따라서 여행이나 야외 행사, 공사장 등 전원 연결이 어려워 거치형 모바일 라우터를 사용하기 힘든 상황이나 공공 Wi-Fi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용하다. 평소에는 집에서 거치형 모바일 라우터처럼 사용하면 되니 활용도도 뛰어나다. 동시에 여러 명이 연결하면 기기의 용량 한계 때문에 속도가 느려질 수 있으니, 집에서 사용할 거라면 1인 가구가 적당하다.

종합하자면, 집에서 게임이나 OTT 등을 이용하지 않는 1인 가구 구성원이 야외에서도 Wi-Fi를 이용하고 싶을 때 적합한 선택이지만, 요금과 관련해서는 다음에 설명한 ‘테더링’이 더 저렴할 수 있으므로 잘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휴대형 모바일 라우터(LTE) 요금제.
KT가 제공하는 휴대형 모바일 라우터(LTE) 요금제. LG유플러스 요금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테더링을 이용하는 방법

테더링은 스마트폰처럼 데이터 통신 기능을 가진 기기를 라우터로 이용해 전파를 내보냄으로써 사용하려는 기기(노트북, 태블릿, 게임기 등)를 인터넷과 연결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이 라우터 기능을 수행하므로 집 안은 물론이고 스마트폰만 가지고 나간다면 야외에서도 Wi-Fi를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 셰어링과 달리 별도의 유심 칩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점은 데이터 셰어링과 같으므로 스마트폰 요금제에 책정된 데이터 사용량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도 모바일 라우터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 가성비보다는 스마트폰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 가성비가 좋으니 가격 면에서는 휴대형 모바일 라우터보다 테더링이 유리하다. 다만, 테더링 시에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니 주의하자.

테더링은 스마트폰을 공유기 대신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하는 방법이다.
Wi-Fi 이용하는 방법 4가지를 비교한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