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Wi-Fi, 지식과 정보의 대중화를 이끌다

인터넷과 Wi-Fi, 지식과 정보의 대중화를 이끌다

세 줄 요약

  • 인터넷, www, Wi-Fi는 지식과 정보의 대중화를 이끈, 제2의 금속활자로 비견할 수 있다.
  • Wi-Fi는 무선 LAN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 데이터가 안전하고 빠르게 왕래할 수 있도록 Wi-Fi는 발전했으며 ‘Wi-Fi 7’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인터넷의 가치, 그리고 www의 탄생

지난 1999년, 미국의 유명 언론사가 1천 년 동안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발명품을 조사해서 순위를 매긴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숱한 발명품을 제치고 ‘금속활자’가 1위로 선정됐다. 일부 한정된 지배층만 소유하고 이용할 수 있었던 책(필사본)이 금속활자의 발명으로 인해 누구도 쉽게 볼 수 있도록 대중화되면서 지식과 정보가 일반 백성에게 동등하게 공급됐다는 이유에서다. 금속활자의 발명은 이후 르네상스 이후 지식, 정보의 대중화를 이끌며 서구 문명사회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금속활자의 탄생 이후 지식, 정보의 대중화를 이끈 ‘제2의 금속활자’로 평가받는 발명품이 바로 인터넷이다. 도서관, 서고 등 한정된 곳에 직접 가야만 취득할 수 있었던 정보를 통신 케이블만 연결되어 있다면 집에서도 간편하게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누구나 쉽게 정보를 얻고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인터넷은 충분히 ‘제2의 금속활자’라 불릴 만하다.

통짜로 찍어내기 때문에 같은 책만 반복해 인쇄할 수 있는 목판 인쇄술과는 달리 금속활자를 이용한 인쇄술은 큰 판에 활자를 배치하는 방식이라 다른 책도 찍어낼 수 있다. (사진 출처 : 청주고인쇄박물관)

한편, 비슷한 시기에 여러 연구기관에 파편화되어 있는 문서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관하며 서로 정보를 신속하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전용 소프트웨어로 열람하게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한 공학자에 의해 제시됐다. 현재 웹(Web)의 아버지라 불리는, 당시 유럽 입자물리 연구소(CERN)의 젊은 공학자였던 팀 버너스 리였다.
팀 버너스 리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현재 이용하고 있는 World Wide Web, 즉 ‘www’이 탄생했다. 팀 버너스 리를 비롯해 www를 탄생시킨 CERN의 직원들은 이 엄청난 발명품을 놀랍게도 ‘퍼블릭 도메인’(자유 이용 저작물)으로 지정하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풀어놓았는데, 인터넷이 www와 만나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제2의 금속활자’, ‘정보의 바다’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엄격히 따지자면 www은 인터넷의 하위 개념이라 할 수 있지만, 가장 널리 사용하는 인터넷 방식이 www이므로 ‘www≒인터넷’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인터넷에 최초로 업로드된 이미지로 알려진 사진. 유럽 입자물리 연구소의 여성 직원들이 재미 삼아 결성한 밴드 ‘Cernettes’의 프로필 사진이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이미지 크기가 매우 작다.
세계 최초의 웹 페이지. 제일 위쪽의 창 제목을 보면 ‘팀의 홈 페이지’라고 적혀 있다.

인터넷의 단짝, Wi-Fi

현대인이 인터넷을 이용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Wi-Fi다. 보통 ‘인터넷을 무선으로 이용하게 만들어주는 기능’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Wi-Fi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살펴보겠다.

Wi-Fi의 정확한 의미

일단 Wi-Fi는 어떻게 읽는지부터 짚고 넘어가자. Wi-Fi는 Wireless-Fidelity의 약자로 보통 알려져 있는데, 사실 공식적으로는 특정한 뜻이 없다고 한다. High Fidelity의 약자인 ‘Hi-Fi’를 장난스럽게 변용했을 뿐, 특정 단어의 약자나 뜻을 포함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읽는 법은 지역에 따라 ‘와이파이’, ‘위피’가 혼용되고 있으며 이중 와이파이가 대세인 건 분명하다.
국립중앙과학관은 ‘무선 환경에서도 유선 LAN과 같은 수준의 속도와 품질로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을 Wi-Fi라고 설명하고 있다. 보통 전파를 통해 기기와 인터넷 회선을 연결해주므로 무선 LAN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설명했듯이 ‘Wi-Fi’는 무선 LAN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기술이지, Wi-Fi와 무선 LAN은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자.
Wi-Fi는 전파를 이용하므로 전파가 닿은 범위(근거리)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 PC는 물론이고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게임기를 비롯해 최근에는 냉장고, 세탁기, 로봇청소기, TV 등 가전제품에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앞서 인터넷이 ‘제2의 금속활자’라 설명한 부분이 있는데, 인터넷을 무선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Wi-Fi’는 정보 접근성을 크게 확장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제2.5의 금속활자’ 정도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Wi-Fi가 정보의 바다에 무선으로 접속할 수 있게 만들면서 지식, 정보의 대중화에 박차를 가했다.

기술 발전에 따라 Wi-Fi도 진화

앞서 Wi-Fi는 ‘무선 환경에서도 유선 LAN과 같은 수준의 속도와 품질로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라고 했다. 기술이므로 이를 충족시키는 표준이 제정되기 마련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표준도 조금씩 달라졌다. Wi-Fi 역시 여러 개의 통신 규약이 있으며 각 통신 규약은 최대 통신 속도(이론상),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다르다. 참고로 통신 규약은 제조사가 서로 다른 기기더라도 같은 방법으로 통신할 수 있도록 정해놓은 규약(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말한다.
참고로 통신 규약은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전기전자공학자 협회)라는 협회에서 정한다. 전기, 전자, 전산 분야의 세계 최대 국제 학회로 해당 분야의 세계 표준은 여기서 모두 제정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IEEE는 ‘아이 트리플 E’라고 읽으면 된다.

WLAN 기술을 장려하고 표준 준수 제품에 인증을 내주는 단체, Wi-Fi 얼라이언스. Wi-Fi 얼라이언스는 최근 차세대 Wi-Fi인 ‘Wi-Fi 7’의 표준안을 발표했다.

어쨌든, IEEE가 정한 Wi-Fi 규약에서 최대 통신 속도(이론상)는 기술 규약상 최대 수치로 이론상 실현할 수 있는 최대 통신 속도를 말한다. 인터넷은 사용하는 기기, 환경에 따라 통신 속도가 크게 달라지므로 사실 최대 통신 속도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봐도 된다. 규약 변화에 따라 최대 통신 속도가 어느 정도로 달라지는지에 따라 그와 비슷한 비율로 실제 속도가 정해진다고 이해하면 좋다.
현재 상용화된 Wi-Fi 중 가장 최신 버전은 Wi-Fi 6(또는 6E)이고, 2024년 중에 차세대 규약인 Wi-Fi 7이 상용화될 예정이다. Wi-Fi의 세대별 차이는 다음 표를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