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Fi 7은 어떻게 더 진화했나?

Wi-Fi 7은 어떻게 더 진화했나?

차세대 Wi-Fi라 불리는 Wi-Fi 7의 표준안이 지난 1월 정해지면서 Wi-Fi 7의 실질적인 보급이 시작됐다. 과학기술정통부도 Wi-Fi 7을 적용한 칩셋, 공유기(AP), 스마트폰 등이 상용화돼 고품질의 Wi-F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Wi-Fi 7 표준안에 맞게 채널당 대역폭을 확대하는 내용의 기술기준(고시)을 2024년 상반기 내에 개정할 계획이라 밝히는 등 법령 지원에 나섰다.

2019년 표준안이 발표된 Wi-Fi 6에 이어 5년 만에 7세대로 진화하는 Wi-Fi는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 어떤 장점이 있길래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 조직까지 기술기준을 개정할까?


네 줄 요약

  • Wi-Fi 7은 6/6E와 비교해 더 빠르고 안정적인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 채널 대역폭이 넓어지고 변조 방식이 개선되면서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 MLO 방식에 대응하면서 안정성이 크게 늘었고, 전이중 통신이 가능해졌다.
  • Multi RU 덕분에 전송 효율성이 향상됐다.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Wi-Fi 7은 현재 상용화된 6/6E(6E는 2021년 확정)를 대체할 차세대 Wi-Fi 규격이다. 정확히는 ‘IEEE802.11be’라는 명칭이 있지만, ‘802.11’ 뒤에 붙은 알파벳에 따라 전혀 다른 규격이 되기 때문에 혼용하지 않도록 일반적으로는 ‘Wi-Fi 7’이라고 부른다. 그런 Wi-Fi 7을 한 마디로 설명하라고 한다면, ‘고속, 저지연을 실현한 Wi-Fi’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속도다. 최대 통신 속도는 기존 Wi-Fi 6/6E가 9.6Gbps였던 것과 비교해 약 5배 빠른 46Gbps를 자랑한다. 물론 이 속도는 규격 조건을 모두 만족했을 때의 수치인 ‘이론상’ 속도라서 실제와는 다르다. 실제 제품 레벨에서는 지금 기준으로 Wi-Fi 6/6E와 비교해 약 2.4배 정도 빠르다고 생각하면 된다(6GHz 대역 사용 시).

그리고 Wi-Fi 7에는 전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술, 전송을 효율화하는 기술 등이 적용되어 Wi-Fi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지연(딜레이)’, 즉 데이터 도착이 늦어짐으로써 애플리케이션 이용에 지장이 생기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덕분에 Wi-Fi 7은 VR/AR 등의 확장 현실 기술, 의료, 자동차, 게이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금보다 더 진화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받고 있다.

Wi-Fi 7은 왜 빠를까?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자. Wi-Fi 7의 가장 큰 특징은 더 빨라진 속도라고 했는데, 그럼 어떤 원리에 의해 더 빨라진 것일까? 간단히 말하면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들은 다음과 같다.

데이터 전송 효율이 1.2배인 ‘4096QAM’을 사용

변조 방식이 개선되면서 통신 효율이 높아졌다. 변조는 데이터를 Wi-Fi 무선 전파로 변환하는 과정을 말하는데, 변조 방식이 개선되면서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정보량이 1024QAM(10bit, 32×32)에서 4096QAM(12bit, 64×64)으로 늘어났고, 그 결과 전송할 수 있는 정보량이 1.2배 늘어났다. 즉, 통신 속도가 1.2배 빨라진 것이다. 주로 근거리 통신 시에 유효한 기능이다.

변조 방식이 개선되며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정보량이 1.2 배 늘어났다. 참고로 Wi-Fi 5는 256QAM이었고, Wi-Fi 4는 64QAM이었다. (사진 출처 : msi.com)

채널 대역폭이 160MHz에서 320MHz로 2배 확대

공유기(AP)와 단말기가 6GHz 대역에서 통신할 때 이용하는 주파수 대역폭이 이전에는 8채널분에 해당하는 160MHz 넓이였는데, Wi-Fi 7에서는 16채널분에 해당하는 320MHz 넓이로 확대됐다. 대역폭이 2배 늘어났다는 말은 전송할 수 있는 정보량이 2배 늘어났다는 말이고, 이는 속도가 2배 늘어났다는 뜻이다.

대역폭이 2배 늘었다는 말은 간단히 말해 차선이 2배로 넓어졌다는 뜻이다. 즉, 통행할 수 있는 차도 2배 늘어난 셈. (사진 출처 : buffalo.jp)

여러 주파수 대역을 조합해 사용하는 ‘MLO’ 방식을 지원

기존 Wi-Fi 6/6E는 2.4/5/6GHz 대역 중에서 하나를 골라 연결하는 방식이었는데, Wi-Fi 7은 MLO(Multu-Link Operation) 방식을 지원함에 따라 이들 대역을 동시에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6GHz 대역에서 320MHz 넓이를 사용하고, 5GHz 대역에서 160MHz 넓이를 2개 사용하면(쿼드밴드 필요), 사실상 2배의 속도를 실현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이 기술은 전송 속도 향상뿐만 아니라 지연을 줄이는 효과,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만약 5GHz 대역을 사용하는 기기가 많아서 혼잡할 때는 6GHz 대역을 이용해 정보를 보냄으로써 5GHz 대역을 이용했을 때 생기는 지연 현상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대역을 통해 함께 정보를 보내면 특정 대역에서 끊김 현상이 발생해도 (느리지만) 다른 대역을 통해 정보 전송이 이어지므로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생긴다.

하나의 대역만 사용할 수 있었던 기존 Wi-Fi와 달리 Wi-Fi 7은 여러 대역대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msi.com)

그리고 MLO 방식의 또 하나의 장점은 전이중 통신(Full Duplex, 全二重通信)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전이중 통신은 간단히 말해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동시에 전송할 수 있다는 말로, 송신과 수신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Wi-Fi 6/6E까지는 한쪽으로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서 동시에 송수신이 이루어지는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짧은 시간이나마 끊김이 발생했는데, 전이중 통신이 가능한 Wi-Fi 7에서는 이런 불편을 거의 느낄 수 없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송수신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온라인 게임 플레이 시 체감 효과가 높을 듯하다.

Multu RU와 Preamble Puncturing

기존 Wi-Fi 6/6E에서는 사용자가 할당된 리소스 단위(RU)에서만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어서 여러 이용자가 사용할 때는 전체 리소스를 유연하게 관리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Wi-Fi 7에서는 Multi RU(Multi Resource Unit)가 도입되어 무선 통신 시 사용자에게 할당하는 리소스 단위를 더욱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서 여러 RU를 한 명에게 할당하는 등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전송 효율성이 더 높아졌다.

사용하는 대역폭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채널 스펙트럼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진 출처 : tp-link.com)

그리고 Multi RU 덕분에 Preamble Puncturing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이용 중인 채널에 신호 간섭 등이 발생하면 분단된 채널 전체를 사용할 수 없게 되거나 아주 일부분의 대역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Preamble Puncturing 기술이 적용되면서 신호 간섭이 차지하는 영역만 뺀 나머지 대역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Multi RU와 함께 부족한 채널 스펙트럼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사용할 수 없게 된 대역폭만 빼고 나머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Preamble Puncturing 기술이 Wi-Fi 7에 도입됐다. (사진 출처 : int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