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 PC vs 중고 PC, 중고가 좋다편

신품 PC vs 중고 PC, 중고가 좋다편

비용 부담으로 인해 중고 PC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신품 PC, 중고 PC를 구매할 때 좋은 점과 나쁜 점, 그리고 각 타입에 어울리는 사람을 지난 기사에서 다루어 보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지난 편인 ‘신품이 좋다’편에 이어 ‘중고가 좋다’편을 이어가고자 한다.


세 줄 요약

  • 중고 PC는 가격이 저렴하고 한정판 등 신품으로 살 수 없는 모델을 살 수 있는 등 중고 PC만의 확실한 장점이 있다.
  • 중고 PC는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불량이 발생할 수 있고 사용 이력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불안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 PC에 대한 지식이 많고 당장 PC가 필요한 경우, 그리고 단기적으로 PC를 사용할 사람이라면 중고 PC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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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PC로 구매할 때 좋은 점

① 가격이 저렴하다

중고 PC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래도 역시 가격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모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사양을 기준으로 대략 20~30% 정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다만, 출시되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제품이나 고사양 제품은 생각보다 신품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으니, 보증기간에 아직 여유가 있는지 등 다른 요소를 더 비교해보고 중고를 살지 결정하는 것이 좋다.

중고 PC는 확실히 가격 면에서 메리트가 있다. 다만, 광고되는 가격은 거품이 있을 수 있으니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② 신품으로는 살 수 없는 모델도 구매 가능

판매가 중단되어 더는 신품으로 구매할 수 없는 제품들이 중고 PC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제품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거나 사양이 너무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판매가 중단됐다면 중고로도 구매해서는 안 되지만, 특정 브랜드나 게임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출시됐거나 한정 모델로 출시된 제품이라면 중고 PC를 구하는 것 말고는 손에 넣을 방도가 없다. 제품에 결함이 있는 것도 아니니 성능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또한, 몇 세대 전 CPU나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은 신품으로는 거의 판매되지 않으므로 뭔가의 이유로 인해 이런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사람에겐 중고 PC 말고는 방법이 없다.

컬래버레이션 PC는 일정 기간 또는 일정 수량만 판매하므로 나중에 구하려고 하면 중고 제품 말고는 방법이 없다.

③ 작동 여부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중고 PC를 구매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개인 거래와 업체와의 거래인데,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쪽은 업체와의 거래다. 아무래도 법을 지켜야 하고, 장기적인 사업을 위해선 평판에도 신경을 써야 하니 A/S도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중고 PC 판매점을 통해 구매하면 제품이 제대로 동작하고 있는지, 부품에는 문제가 없는지를 판매점이 이미 확인했기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판매점이 자체적으로 A/S를 일정 기간 지원하므로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문제가 생기더라도 A/S를 받을 수 있다. 일부 판매점은 매장에 방문해 해당 제품의 실제 작동 상황을 확인한 후 구매할 수 있으니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직접 방문해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중고 PC를 판매하는 업체는 대부분 자체 A/S를 제공한다(업체명이 노출되는 부분은 미표시 처리했다).

중고 PC로 구매할 때 나쁜 점

① 불량품이 걸릴 수 있다

제대로 동작하는지, 부품에 문제가 없는지 판매점이 검수했다 하더라도, 막상 구매 후 사용할 때 조금 사용하다 보면 전원이 꺼지거나, 키보드 특정 키가 제대로 안 눌러지는 등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 판매점이 자체 A/S를 진행한다면 약간의 수고로움만 감수하면 되지만, 개인 거래일 경우에는 환불 거부 등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노트북 PC에서는 제품 특성상 키보드 불량이나 디스플레이의 특정 화소 불량처럼 데스크톱 PC에서는 큰 문제가 아닌 경우도 큰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개인 거래 시에는 특히 주의하는 편이 좋다.

② 사용 이력을 확인할 수 없다

중고 PC 구매 후 불량이 없어서 사용하기에 불편이 없더라도,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해당 제품의 사용 이력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사용 이력 중에 우선 걱정되는 부분은 해당 제품을 이전 사용자가 얼마나 오래 사용했는지다. 하루에 2~3시간 사용한 PC와 하루에 8~10시간 사용한 PC와는 부품 수명 등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암호화폐로 인한 채굴 이슈가 있었던 그래픽카드는, 소위 ‘채굴장’에서 사용했던 제품일 경우 보증기간이 남았어도 일부 제조사는 A/S를 거부하기도 했을 정도로 수명을 보장할 수 없었다. SSD 역시 오래 사용하면 수명이 줄어드는 부품 중 하나다. 이런 부품의 사용 이력은 작동 확인이나 육안 확인으로는 알 수 없으므로 주의할 부분이다.

사용 시간과 함께 또 하나 걱정되는 사용 이력은 사용 환경이다. 이전 사용자가 담배를 피웠거나 습기가 많고 먼지가 많은 방에서 제품을 사용했을 경우 부품에 손상이 생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먼지야 에어건이나 솔로 청소한다고 해도, 습기로 인해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에 부식이 생겼다면 당장은 괜찮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채굴장에서 사용됐던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등에서 이런 문제가 많이 생겼다.

암호화폐 채굴 붐이 일었던 당시 ZOTAC 코리아가 발표한 A/S 정책.
ASUS 제품을 유통하는 인텍앤컴퍼니가 당시 발표한 A/S 정책.

③ 윈도10의 보안 업데이트 기간

중고로 거래되는 PC의 경우 대부분 운영체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그중에서도 윈도10)를 사용하고 있을 텐데, 윈도10의 보안 업데이트 기간이 2025년 10월 14일로 끝난다. 물론 이때가 지난다고 해서 윈도10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건 아니지만, 보안 업데이트가 더는 지원되지 않고 갱신 프로그램 제공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안정성과 편의성 면에서 취약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윈도11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좋지만, 윈도11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PC 사양이 일정 이상 받쳐줘야 한다. 물론, 요구되는 사양이 높은 편은 아니라서 어지간한 중고 PC라면 요구 사양을 충족시킬 테지만, 혹시라도 중고로 구매한 PC의 경우 사양이 받쳐주지 못하면 윈도11로 업그레이드하지 못해서 안정성과 편의성 면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중고 PC에서 윈도11을 사용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사양에 부족함이 없는지 미리 살피는 것이 좋다.

윈도11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필요한 요구 사양.

이런 사람에겐 중고 PC가 좋다

① PC 관련 하드웨어 지식이 많은 사람

중고 PC를 사서 문제가 생겨도 PC 사양이나 구조 관련 지식이 많은 사람이라면 스스로 대처할 수가 있다. 메모리를 늘리거나 SSD를 신품으로 교체할 일이 생겨도 판매점이나 A/S 기사에게 맡길 필요가 없으므로 추가로 드는 비용(출장비)도 줄일 수 있다. 물론 과신은 금물. 지식 범위 밖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쩔 수 없이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② 지금 당장 PC가 필요한 사람

한창 바쁘게 작업 중인데 문제가 생겨서 프로젝트를 기한 내에 마치지 못하게 생긴 경우 등 지금 당장 PC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중고 PC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조립 PC를 주문해도 빠르게 받아볼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사양이나 비용에 맞지 않아 인터넷 주문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판매점에 직접 찾아가 전시된 제품을 바로 구매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③ 오래 사용할 계획이 없는 사람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계속 PC를 사용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뭔가의 이유로 한동안만 PC를 사용하려는 사람에게는 중고 PC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오래 쓰지 않을 것이니 보증기간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고, 최신 성능일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윈도10도 2025년 10월까지 보안 업데이트를 지원하니 1년 남짓은 걱정할 필요 없다. 취직 활동이나 재택근무처럼 PC가 일시적으로 필요한 사람이라면 중고 PC도 고려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