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cam Portacapture X8 포터블 레코더

Tascam Portacapture X8 포터블 레코더

내 손바닥 위의 완벽한 스튜디오


가격

751,000원

성능

★★★★☆

구매가치

★★★★★


이런 사람에게 추천

  • 일반적인 핸디레코더의 퀄리티가 아쉬울 때 좋은 대안
  • 유튜브 제작자들에게 특히 최고
  • 핸디레코더와 필드레코더의 사이, 그 어디쯤

좋은 점

  • 가격을 뛰어넘는 사운드 퀄리티와 풍부한 입출력 구성
  • 동급 제품들 중 가장 시원한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 의외로 우수한 내장 마이크로폰 성능

나쁜 점

  •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쓰기엔 레이턴시 퍼포먼스가 아쉬움
  • 다소 빠릿하지 못한 듯한 조작감
  • 라이브 방송용으로 쓰기엔 내장 믹서 기능이 다소 아쉬움

불과 얼마 전만 해도 핸디레코더는 지극히 아마추어적인 분야였다. 그래서 실제 용도도 대부분 실용적인, 그러니까 대화 녹음이나 강의 녹음에 중점을 둔 제품들이 많았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유튜브 콘텐츠나 팟캐스트 등 좀 더 전문적인 음성을 녹음하는 콘텐츠 및 환경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필자가 볼 때 큰 몫을 차지한 것은 바로 기술의 발전이다. 핸디레코더에 XLR 단자를 준비한 것도 놀라운데 여기에 팬텀파워까지 지원하면서 핸디레코더의 위상은 필드레코더의 영역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Tascam Portacapture X8은 이런 흐름을 상징하는 아이코닉한 제품이다. 필자의 손바닥 크기 정도 되는 이 핸디레코더는 동시녹음 6트랙+메인믹스 트랙 2트랙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온보드 믹서는 녹음과 송출이 함께 이뤄지는 간이 방송 환경에서 완벽한 성능을 선보인다. 상단에 달린 번들 마이크로폰은 기대 이상의 성능으로 다양한 현장 녹음에서 유용할 것 같다.
대화면 터치 스크린은 동급 최강의 넓이로 시원하며 작은 바디에서 최적의 조작감을 선보인다. 그런데 사실 여기까지만 이야기를 들으면 최근 나오는 강력한 경쟁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이 제품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압도적인 사운드 퀄리티다. 단순한 숫자로 증명된다. 32bit floting/192kHz의 스펙이다. 지금까지의 핸디레코더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니, 이 정도면 필드레코더 그 자체라고 해도 된다. 이렇게 놀라운 스펙과 퀄리티, 편리성, 구성의 화려함까지 두루 지닌 이 제품은 놀랍게도 USB 버스파워로 구동된다. 배터리 타임은 일반적인 사용시 팬텀파워를 사용하더라도 5시간을 넘겨 그 어떤 필드 레코딩이라도 무리없이 수행한다.
이렇게 단점을 찾기 힘든 Portacapture X8의 인터넷 가격은 리뷰하는 시점에서 75만 1천원이다. 제품의 공식수입처인 (주)비엘에스는 늘 가격정책 면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이번 Portacapture X8의 가격 책정은 제품의 성능과 구성을 생각하면 굉장히 공격적이다.

가격대비 가장 압도적인 스펙과 기능

Portacapture X8은 첫 인상부터가 압도적인데, 바로 전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5인치 대화면 스크린 덕분이다.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로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부로 노출되는 버튼은 최소한의 것만 준비되어 있다. 심지어 프리앰프 게인 콘트롤마저 내부적으로 이뤄진다. 장점은 풀-리콜이 된다는 것이고 단점은 한 번에 게인 상태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솔직히 장점쪽에 좀 더 손을 들어주고 싶다. 특히 이런 부분은 기계적인 가변저항같은 것이 없어야 고장이 적은 법이다. 팬텀파워 또한 스크린을 통해 조작하며 4개의 XLR 입력 측에 개별적으로 온/오프를 할 수 있다. 이렇게 큰 스크린 덕에 믹서 조작이나 레벨 미터 확인도 대단히 편리하게 이뤄진다. 정말 이 부분은 장점밖에는 없다.
입력 채널부를 자세히 보면 전반적으로 경쟁 제품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기본 제공 스테레오 페어 2채널과 표준 사이즈의 XLR 단자가 4개 준비되어 있다. 다만 기본 마이크는 탈부착이 가능하며 이 단자에 플러그온 파워로 작동하는 3.5mm 단자의 마이크로폰들을 별도의 변환없이 사용할 수 있다. 결합부의 형상으로 봐서는 기본 마이크를 타사 제품 등과 연결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기본 마이크는 XY방식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위치를 바꿔 꽂을 경우 약간의 거리가 있는 ORTF 방식 비슷하게 배치된다. 광고나 브로셔상으로는 AB라고 하지만 무지향성 페어를 충분한 거리를 둔 것은 아니기 때문에 AB보다는 ORTF에 원리적으로 훨씬 가깝다. 실제로 청취해보면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지만 좌우의 시간차가 분명히 발생하기 때문에 좀 더 공간감 있는 스테레오 녹음에도 대응할 수 있다.

4채널의 XLR 단자는 48V 혹은 24V 팬텀파워(내부 설정으로 조정)를 각각 개별적으로 인가할 수 있으며 마이크 프리앰프는Tascam이 자랑하는 HDDA가 내장되어 있다. Tascam은 이미 좋은 마이크 프리앰프를 내장한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으며, 실제로 Series 102i, 208i와 같은 제품들은 Tascam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처음 경험할 때 매우 놀랄 정도의 마이크 프리앰프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평나있다. Portacapture X8의 마이크 프리앰프 역시 이 제품이 배터리 및 USB 버스파워만으로 구동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정말 믿기지 않는 성능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사운드 리뷰에서 다시 짚고 넘어갈 것이다.
명칭상으로도, 스펙상으로도 최대 녹음 트랙은 8트랙이지만 실질적인 동시 녹음을 위한 입력은 6트랙이 한계라고 보는게 좋다. 재미있는 것은 ‘매트릭스 믹서’라고 칭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입력 채널 라우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 예컨대 2채널씩 묶어서 1-2번 채널은 외부 입력으로, 3-4번 채널을 전면 내장 마이크로, 5-6번 채널을 XLR 1-2 로 할당하는 등의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출력부는 라인 출력과 헤드폰 출력의 2개 계통이 준비되어 있긴 한데 별도로 라우팅할 수 있는 출력이라거나 혹은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 연결시 4채널 출력으로 잡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송출용도로 쓸 수 있는 출력이 한 개 더 있다고 보는 것이 편하다.

광활한 정전식 3.5인치 터치스크린 말고도 Portacapture X8의 또 하나의 큰 장점은 바로 녹음 음질이다. 물론 녹음 품질에는 마이크, 프리앰프, 컨버터 퀄리티 등이 모두 중요하겠지만 디지털 퀄리티에 있어서 숫자적인 해상도는 결코 무시하지 못한다. 특히 Portacapture X8은 동급에서는 거의 유일하고, 고가의 최신 필드레코더에서나 일부 제공하는 32bit Floating 레코딩을 지원한다. 말하자면, 이 제품으로 녹음하는 한 피크가 떠서 소스를 버리게 되는 일은 없다고 봐도 된다. 단순히 디지털 스펙으로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A/D 컨버터를 듀얼로 구성하여 높은 게인과 낮은 게인을 각각 따로 할당하고 이를 합쳐서 완전한 전체 파형을 만들어 소스를 살려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낮은 게인으로 녹음했거나 혹은 반대로 지나치게 게인을 높게 잡아 피크가 우려되는 경우 모두 소스를 완벽하게 살려낼 수 있다. 이제 진짜 녹음 작업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해상도는 192kHz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최근의 고해상도 음원 제작에도 대응한다.
또한 최근의 추세에 맞게 블루투스를 통한 원격콘트롤을 지원하는데, 필자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굳이 옵션 아답터를 따로 구매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는 경쟁 제품도 마찬가지인데, 아마 일본의 법규나 세제 문제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럼에도 정말 반가운 점은 상당수의 온라인 소매점에서 이 어댑터를 기본 옵션으로 끼워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반드시 이렇게 한 번에 패키지로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일단 인스톨하고나면 옵션을 끼웠는지도 잘 인지되지 않을만큼 외형적으로 잘 결합되며, 본체에 내장된 기본 마이크로 녹음할 때 특히 원격 콘트롤은 매우 유용하기 때문에 거의 필수적이라고 간주해도 된다.
메모리카드는 마이크로SD 규격을 사용하고 있는데 512GB까지 대응한다. 최근64GB 정도의 카드도 매우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며 필자는 실제로 32GB 규격의 카드를 테스트 당시 사용했는데 96kHz정도의 고해상도 녹음에도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메모리는 충분했다.

정말 편리하면서도 강력한 레코더

이제 제품의 구성을 차근차근 살펴봤으니 이제 실제로 녹음을 하며 성능을 확인할 차례다. 가장 먼저 필자가 언급할 점은 바로 내장 마이크의 뛰어난 퀄리티다. 마이크 탈부착이 쉽게 가능하기에 ‘내장 마이크’라고 하기보다는 ‘기본 제공 마이크’라고 하는 편이 더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플라스틱으로 된 가벼운 외형으로 무시했다가는 큰 코 다칠 정도다.
구경면에서는 동급 최고의 14.6mm 지름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서 잡음이 줄어들고 다이나믹레인지가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다이어프램이 크면 기본적으로 마이크로폰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볼티지가 높아지기 때문에 마이크 프리앰프 단계에서 증폭을 덜 해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녹음을 수행해보면 물론 고가의 트루 콘덴서 구조의 마이크로폰만큼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용도로 크게 문제 없는 좋은 소리를 내준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지금까지의 핸디레코더 중 가장 좋은 소리가 나는 것 같다. 솔직히 지금까지 핸디레코더 기본 마이크는 상업적 용도로는 전혀 쓸만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는데 이 정도 퀄리티면 생각을 조금 달리해도 될 것 같다.

기본 마이크를 제거하고나면 표준 3.5mm 사이즈의 플러그온 마이크라면 두루 호환되는 단자가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필자는 취재시 사용하는 소니 핸디레코더의 옵션 핀 마이크로폰을 끼워봤는데 별다른 셋팅 없이 매우 깨끗한 음질로 잘 녹음되었다. 또한 시중에서 3.5mm 플러그온 단자를 XLR 입력으로 변환시켜주는 변환 케이블들을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XLR 입력이 필요하다면 이 단자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물론 그리고 이 단자에는 다양한 벨트팩 무선 마이크를 연결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가벼운 로케이션 레코딩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 우선 입력부 프리앰프 퀄리티가 좋다는 것이 단번에 느껴진다. 잡음은 일체 발견할 수 없었다.
XLR 단자는 콤보타입으로 구성되어TRS나 TS 단자도 꽂을 수 있다. 매뉴얼상으로 입력 임피던스가 표기되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따로 Hi-Z 입력이 표기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보아 라인 입력시 임피던스는 다른 레코더나 믹서들과 같이 10~20kΩ 정도라고 보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건반 등의 악기는 그냥 입력해도 될테지만 기타는 DI 박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필자가 다양한 마이크들을 입력시켜 본 결과 이 제품은 확실히 퀄리티나 성능면에서 핸디레코더보다는 필드레코더의 범주에 넣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핸디레코더의 편리성과 휴대성을 갖췄으면서도 필드레코더의 퀄리티와 성능, 유연성을 제공한다. 물론 전문적인 필드레코더처럼 클럭 동기화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4~6트랙의 동시녹음 환경이라면 굳이 다른 장비를 더 챙길 필요는 전혀 없을 것 같다.

조작 UI는 이 제품이 이제 막 나온 신제품인 것을 감안한다면 완성도가 꽤 높다. 제품을 켜자마자 적합한 레코딩 시나리오에 맞는 셋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물론 필자는 몇 번 만져보고는 바로 매뉴얼 모드로 진입했지만 말이다. 오디오 인터페이스로는 레이턴시 퍼포먼스가 좋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긴 하다. 드라이버의 안정성이나 연결 안정성, 음질은 꽤 좋은 편이긴 한데 최근 DAW를 통한 Wet 모니터링에는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20ms에 육박하는 레이턴시가 발생하기에 추천은 어렵다. 다만 기기 자체적으로 레코딩을 수행하면서도 동시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잡히기 때문에 백업 녹음이나 혹은 방송중 녹음 작업을 하기에는 좋다.

가격 이상의 만족을 주는 레코더

사실, Portacapture X8은 크기나 가격에 비해 기능이 워낙 강력하다. 가성비라는 말을 굳이 붙이기도 번거로울 정도다. 현존하는 레코더 중 가장 시원하고 편리한 UI를 제공하며 퀄리티면에서는 고가의 필드레코더를 어느정도 따라잡는다. 그러니 크지 않은 작업을 하는 프로페셔널 유저에게도 자신있게 이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팟캐스트, 간단한 녹음, 인터넷 방송 등을 하는 아마추어라면? 그래도 이 제품을 추천한다. 일단 이런 류의 장비는 쓰기 편해야 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하고 무엇보다 퀄리티가 좋아야 한다. 전문가라면 나쁘게 녹음된 것을 어떻게든 잘 살려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지만 아마추어들은 그런 기술이 있을리가 만무하다. 그냥 처음부터 최고의 퀄리티로 잘 녹음받으면 문제될게 없다. 믹서 사용시 리버브가 각 채널별로 따로 먹지 않고 통합적으로만 콘트롤이 된다든지, 터치UI 사용시 약간의 버벅임과 개선 사항이 필요하다던지, 앱을 통한 리모트 콘트롤이 약간은 원활하지는 않은 소소한 단점들은 있지만 이런 류의 제품은 늘 좋은 펌웨어 업데이트가 기다리고 있으니 문제점은 금세 해결될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으로도 너무나 훌륭한 성능과 사운드, 조작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런 류의 제품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구매 1순위로 무조건 올려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