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nheiser HD 660S2

Sennheiser HD 660S2

프로페셔널 유저와 오디오 애호가를 모두 사로잡다


가격

799,000원

성능

★★★★☆

구매가치

★★★★☆

성향

밸런스


이런 사람에게 추천

  • 프로페셔널 사용과 음악 감상용 모두 필요한 유저
  • 젠하이저 특유의 단단한 저음과 다크한 느낌을 선호하는 유저
  • 레퍼런스 제품이라면, 무조건 구매해야 직성이 풀리는 유저

좋은점

  • 전작 HD 660 대비 2배 정도 늘어난 베이스 성능
  • 고른 재생성능에 딥한 저음과 확장된 고음을 추가돼 듣는 재미를 더해줌
  • DAP 혹은 헤드폰 앰프와 구동시 평소 들을 수 없는 디테일한 표현력이 살아남

나쁜점

  • 높아진 성능으로 스마트폰 등의 라이트한 청음환경에서는 구동이 다소 힘듬  
  • 플랫한 특성을 좋아하는 유저에게는 베이스가 조금 많다고 느껴질 수 있음  
  • 박스부터 구성품까지 화려한 구성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실망할 수 있음

최근 젠하이저가 제시하는 새로운 사운드 방향성은 오디오애호가들을 상당히 즐겁게 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양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온 대중성과 중립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사운드를 통해 듣는 재미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펀(FUN) 사운드는 프로페셔널 혹은 오디오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사운드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완성된 사운드를 온전히 담아내면서 음악의 재미를 더해줄 수 있는 사운드 튜닝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번 젠하이저 HD 660S2는 이러한 젠하이저의 방향성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새로운 레퍼런스 헤드폰이다. 특히 HD 660S2는 젠하이저를 대표하는 레퍼런스 헤드폰인 HD 600을 계승하는 제품인 만큼 개발단계부터 상당한 공을 들인 것이 분명한 높은 완성도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 젠하이저 HD 660S2를 몇 주간 사용하면서 느낀 소감과 청음 경험을 소개하도록 한다.

대중성과 중립성을 모두 갖추다

사실 대중성이라는 말은 모호한 표현이다. 대중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한 집단 혹은 개인을 아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계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사운드를 가늠하여 결과값을 예상할 수는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데이터가 하만 타켓이고, 이외에도 여러 음향 제조사들이 축적해 온 노하우들이 각 제품에 반영되고 있다. 그리고 대중적인 사운드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야만 하는데, 이는 전통적인 음향 브랜드일수록 좀 더 유리한 자리를 선점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오래된 업력이 아닌 대중의 취향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뛰어난 통찰력과 기술력을 통하여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진 뒤에야 대중성과 중립성이 양립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된다. 오디오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유저라면 젠하이저 제품을 들어 본 경험이 있거나, 적어도 브랜드와 모델명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젠하이저 오디오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젠하이저 제품 가운데서도 오랜 시간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헤드폰으로 유명한 건 역시 1997년 출시된 HD 600이다. HD 600의 매력은 프로페셔널과 컨슈머 유저 모두를 만족하는 뛰어난 사운드와 완성도 높은 제품 퀄리티에 있었다. 또한 플랫한 재생능력 가운데 젠하이저만의 독특한 음색을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사운드 표현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더불어 오랜 시간 청음하거나 음악 작업용으로 사용하더라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헤드밴드 장력과 안정적인 고정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여러 장점으로 다양한 취향의 유저들에게 사랑받았으며,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헤드폰으로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출시된지 20년이 훌쩍 넘었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사운드를 기대하는 유저들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리뉴얼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 2019년 신형 HD 600이 출시되면서, 이러한 갈증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갖추다

오래 전부터 젠하이저는 제품 출시에 오랜 시간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제품 출시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동안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차기작을 준비하기 보다 다른 라인업의 제품에 힘을 쏟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작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차기작의 업그레이드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듯하다. 일례로 2018년 출시된 HD 660S는 5년이 지나 HD 660S2로 비교적 빠른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최근 젠하이저 컨슈머 라인업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보다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여 출시하고 있다. 전작 HD 660S는 HD 600의 장점을 담아내면서, 컨슈머 사운드 성향을 가미한 대중성 높은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번 HD 660S2 역시 젠하이저의 최근 흐름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잘 찾아내 업그레이드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특히 전작보다 베이스의 양과 질감을 높여서 보다 펀 사운드를 지향하는 대중성을 잘 갖추고 있다. HD 660S2는 전작의 좋은 점을 더욱 보강하여 압도적인 베이스와 깔끔한 중고음역 사운드로 매력을 더했다.

HD 660S2는 오디오 애호가와 전문가 등으로부터 26년 동안 최고의 레퍼런스 헤드폰으로 인정 받고 있는 젠하이저의 스테디셀러 ‘HD 600’의 사운드를 계승하는 제품으로 개선된 드라이버 기술을 통해 깊고 풍부한 저음과 선명한 음질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HD 660S2는 젠하이저의 독자적인 ‘38mm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채택했는데, 이는 하드웨어 내부에서 공기의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해 공명 주파수를 낮춰 자연스럽고 선명한 사운드를 재생한다. 특히 20Hz 이하의 초저주파 대역에서 음압을 전작 대비 두 배 가량 높여 강력한 베이스를 구현했다. 그리고 주파수 응답 범위도 8Hz~41.5kHz까지 확장되어 보다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에서 섬세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밖에도 진동판의 빠른 반응 속도를 이끌어 내는 초경량의 코일을 적용해 중고역대 음역에서 선명한 해상도를 구현했다. 특히 코일에 적용된 젠하이저의 특허 받은 ‘듀오폴(Duofol)’ 기술은 진동판의 주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상파를 제거해 0.04%(1kHz, 100dB 기준)에 달하는 총 고조파 왜곡률을 달성하며 원음 그대로의 사운드를 재생한다. HD 660S2는 전작과 비교하여 크게 달라진 점이 또 있는데, 바로 고음질을 즐기는 오디오 애호가를 위해 임피던스를 300Ω으로 높였다. 이를 통해 고성능 헤드폰 앰프 및 하이엔드 DAP에 대응하여 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인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HD 660S2는 독일에서 설계되었으며, 아일랜드의 최첨단 시설에서 제조된다. 6.3mm의 스테레오 및 4.4mm 밸런스드 스테레오 케이블(1.8m)이 분리형 케이블로 함께 제공되며, 6.3mm to 3.5mm 변환 어댑터가 포함되어 DAC/헤드폰 앰프,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DAP) 및 젠하이저의 ‘HDV 820’와 같은 하이파이 장비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소리가 즐겁다

다양한 청음환경에서 테스트했는데, 먼저 스마트폰과 태블릿, 랩탑 등과 DAC 어댑터를 활용하여 감상했다. 볼륨확보 면에서 아쉬운 점이 뚜렷한 조합이었지만, 평소 높은 볼륨을 지양하는 유저라면 대략 70~80% 음압레벨에서도 적정 레벨을 얻을 수 있었다. 다만 디테일한 표현력이 잘 살리지 못하고 다소 뭉뚝하게 들리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인다. 물론 충실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어, 이 정도 청음환경에서도 준수한 성능을 뽐낸다. 스마트폰은 당연하고 입문용 DAP로는 진동판을 제대로 울리지 못하기 때문에 추천하는 음원소스기기는 별도의 앰프 혹은 레퍼런스급 DAP를 갖추어야 한다.
본격적으로 감상하기 위해 아스텔앤컨 헤드폰 앰프와 DAP를 메인 소스기기로 연결하여 감상했다. 역시 제대로된 플레이어와 매칭한 뒤부터는 전 음역대에서 제대로 힘이 실리는 느낌이다. 특히 저역대에서 느껴지는 댐핑감이 상상이상이었다. 이번 HD 660S2가 제대로 칼을 갈고 준비한 부분은 정확한 베이스 타격감과 정교한 에너지 제어에 있는 듯했다. 하나하나의 음에 단단한 알맹이를 심어 놓은 것처럼 허투루 흐르는 사운드의 잔향감이 들리지 않는다. 정확히 그 자리에 있어야할 사운드 하나하나가 위치해 있을 뿐이었다. 한편으로는 베이스에서 깔끔하면서 시원한 타격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군더더기 없이 단단한 저음역대 재생능력은 어느 곡에서도 맛깔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붕붕 거리는 부밍 사운드를 싫어하는 유저라면 크게 반길만 한 힘 있는 저음이고, 저음의 양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스튜디오 레벨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만큼 중립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 전체적으로 저음역대 사운드를 이렇게 재미있게 들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귀와 가슴을 울려준다.
다음은 중음역대인데, 일단 양감이 풍부한 편으로 보컬이든 기타든 꽉 찬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더불어 디테일한 표현에 강점이 있는 HD 660S2인 만큼 섬세한 표현을 잘 살려주는데, 평소 듣기 힘들었던 보컬의 미세한 떨림과 숨소리, 진동 등을 느낄 수 있었다. 현악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섬세한 표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고음역대에서는 평소 젠하이저 레퍼런스급 이상 헤드폰에서 듣기 힘든 청량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오픈형 헤드폰에서 느낄 수 있는 수준 정도이고, 특별히 차가운 청량감이 베이스라기 보다 따뜻한 웜톤을 기본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소리가 잘 뻗고 정확하게 울리기 때문에 답답하지 않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밴드 음악을 감상할 때 특히 재미있는데, 라이프앤타임의 AGE 앨범도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기타 혹은 드럼 연주에서도 연주자의 감정을 잘 느껴볼 수 있는 섬세한 사운드 표현이 인상적이었고, 여러 악기와 보컬이 어지럽게 뒤엉키는 곡에서도 분명한 정위감을 갖고 사운드가 균형을 잘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U2의 POP과 Achtung Baby 앨범을 연달아 감상했다. 특히 대표적인 U2의 히트곡인 ONE을 몇 차례 감상했다. 이 곡은 보노의 나른하면서 힘있는 보컬이 인상적인데, 다소 느린 템포에서도 현대적이면서 세련된 곡 진행이 돋보인다. ONE에서 음원소스기기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꼈는데, 랩탐에서 구동시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 정도로 스테이지 이미지가 잘 그려지지 않았고, 표현이 뭉뚱그려지는 듯한 음상이었다. 그런데 아스텔앤컨 SP3000으로 감상하니, 전에 알던 그 노래가 생생하게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곡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변곡점이 두드러지는 음악에서 보다 제대로된 출력과 재생실력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마치며

젠하이저 HD 660S2에 대해 본사 관계자는 “26년 간 이어지고 있는 젠하이저의 상징적인 레퍼런스 사운드를 현 세대 오디오 애호가들의 청취 성향에 맞게 재해석한 제품”이라며 “깊은 베이스의 울림부터 복합적인 악기 하나하나의 고유한 소리, 생생한 보컬의 음색까지 모든 유형의 음악을 위한 뛰어난 디테일과 밸런스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실제 청음해 보고 나니, 그 말처럼 저역부터 중역, 고역까지 어느 곳 하나 놓치지 않은 밸런스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저음의 양과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하여 힘있게 밀고 나가는 추진력을 얻었고, 중음에서 안정적인 사운드 밸런스를 잘 잡아준다. 그리고 고음에서 디테일한 표현을 확장하여 음악 감상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100만원 이하 헤드폰 가운데 HD 660S2는 독보적인 사운드 퍼포먼스로 시장을 장악해 나갈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