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가지고 노는 초소형&초저가 컴퓨터, 라즈베리 파이

내 맘대로 가지고 노는 초소형&초저가 컴퓨터, 라즈베리 파이


세 줄 요약

  • 라즈베리 파이란 1개의 집적회로에 필요한 기능들을 모두 모아둔 소형 컴퓨터를 말한다.
  • 라디오, 디지털 음원 플레이어, 고전 게임기, 디지털 액자, 서버 등 원하는 용도로 다양하게 개인화할 수 있다.
  •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면 활용성이 더 늘어나지만, 참조할 사이트가 많으므로 못해도 크게 문제는 없다.

라즈베리 파이란 무엇인가?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는 ‘원 보드 마이크로 컨트롤러’에 속하는 소형 하드웨어로 CPU와 RAM, ROM, 입출력 포트 등을 1개의 집적회로에 모아놓은 아주 작은 컴퓨터를 말한다. 원래 마이크로 컨트롤러는 주로 기기의 제어 용도로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된 집적회로를 말하지만, 라즈베리 파이는 원리를 이해하기 쉽고 구동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해서 교육용 목적으로 개발됐다. 영국의 Raspberry Pi Foundation이 처음 선보였으며, BBC가 1980년대에 시작한 컴퓨터 교육 프로젝트 ‘BBC Micro’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Raspberry Pi Foundation 홈페이지의 소개 페이지. 교육 목적인 만큼 어린이에게 친숙한 그림체로 꾸며졌다.

처음에는 교육용 목적으로 시작됐지만, 현재 라즈베리 파이는 엔지니어와 하드웨어 기기 지식에 밝은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활용 아이디어에 따라 오만가지 용도로 전용할 수 있으며, 가격도 저렴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선배(?) 사용자들이 별별 용도의 제작 후기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으므로 자기가 만들고자 하는 콘셉트와 유사한 사례를 검색해 그대로 따라 하면 되니 실패할 가능성도 적다. 지금 입문하는 사람은 굳이 프로그래밍할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을 정도.

최신 버전인 「Raspberry Pi 5」. 2023년 출시됐다. ARM의 Cortex-A76 기반 2.4GHz 쿼드코어 CPU와 브로드컴의 VideoCore Ⅶ GPU, 와이파이, 블루투스, HDMI 등을 지원한다. 메모리 4G 제품은 60달러, 메모리 8G 제품은 80달러다.

왜 라즈베리 파이인가?

인기 이유 1.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라즈베리 파이는 가장 비싼 모델도 60달러(Raspberry Pi 5, 4G), 4세대 모델 중에는 35달러 제품(Raspberry Pi 5, 1G)도 있을 정도로 가격이 낮은 컴퓨터이지만, 보통의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USB 단자를 이용해 키보드나 마우스를 연결하고, HDMI 단자를 이용해 디스플레이에 연결하면 영락없이 PC 그 자체다.
「Raspberry Pi 5」는 듀얼 4K & 60P 디스플레이 출력이 가능할 정도로 성능도 준수하다. LAN 케이블을 꽂으면 인터넷도 이용할 수 있고, 5만 원이 채 안 되는 「Raspberry Pi 3 Model B」 이후 세대 제품은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도 지원한다.
다만, 컴퓨터라고는 해도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Windows나 Mac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SD 카드에 탑재된 리눅스 계열 OS를 이용해 작동한다. 그래도 5만 원이 안 되는 컴퓨터가 이렇게 다양한 입출력 기기를 지원한다는 건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우스, 파워 서플라이, HDMI 케이블, SD 카드, 가이드북 등이 포함된 「Raspberry Pi 400 Personal Computer Kit」. 키보드 내에 라즈베리 파이 4급 하드웨어가 내장되어 있어서, 말 그대로 소형 PC를 만들 수 있다. 가격은 100달러 정도.

인기 이유 2. 저전력이라 서버로도 유용

라즈베리 파이는 불필요한 기능, 부품을 최대한 줄였기에 소비 전력이 아주 적다. 최대 소비 전력이 5V, 2.5A라서 24시간 내내 1달 동안 작동시켜도 소비 전력은 7.2Kw, 즉 전기요금으로 계산하면 840원 정도에 불과하다(대한민국 가정당 평균 전기사용량 250Kwh 기준으로 7.2Kw 사용 시 계산).
저전력이라는 장점 덕분에 라즈베리 파이는 웹 서버 용도로도 많이 이용된다. 게다가 웹 페이지 제작과 관리를 위한 콘텐츠 관리 시스템 중 하나인 워드프레스(WordPress)를 라즈베리 파이에서 구동시킬 수 있으므로 웹 서버 용도로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다.

인기 이유 3. GPIO를 이용하면 전자공작도 간단

라즈베리 파이에는 GPIO 핀이라는 단자가 마련되어 있다. GPIO는 ‘general-purpose input/output, 다용도 입출력)의 약자로 입력이나 출력을 포함한 동작이 실행되는 도중에 사용자에 의해 제어될 수 있는 집적회로의 디지털 신호 핀을 말하는데, 이 GPIO를 이용하면 전자공작을 간단하게 수행할 수 있다.
원래대로라면 PC에 Arduino(오픈 소스 기반의 원 보드 마이크로 컨트롤러로 완성한 보드와 관련 개발 도구 및 환경)를 연결하고 Arduino에서 센서 정보를 받아 Arduino 내부 또는 PC에서 처리하는 것이 기본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라즈베리 파이를 이용하면 라즈베리 파이에 직접 연결한 센서 정보를 받아 라즈베리 파이 내부에서 직접 처리가 가능하다. 또한, 자신이 Python에 익숙하다면 Python으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 중 하나다.

▲ 대표적인 Arduino 제품 중 하나인 UNO의 「Rev 3 SMD」. 3만 원대 초반으로 저렴하다.

인기 이유 4. 프로그래밍을 배우기에 좋다

앞서 말했듯이 라즈베리 파이는 SD 카드에 탑재된 리눅스 계열 OS를 이용해 작동한다. ‘리눅스’라고 하면 지레 겁을 먹고 ‘너무 어렵지 않을까?’라며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요즘 리눅스는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Windows나 Mac에서 고생하게 되는 프로그래밍 환경 작성이 간단해지기도 하므로 편리한 부분도 있다.
물론 OS가 리눅스인 만큼 어느 정도 커맨드 조작을 배워야 하겠지만, 오히려 이 부분으로 인해 라즈베리 파이는 프로그래밍을 배우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