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4와 DDR5 RAM은 어떻게 다른가?

DDR4와 DDR5 RAM은 어떻게 다른가?

PC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이면서도, 다른 것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부품 중 하나가 바로 RAM이다. ‘다다익램’이라는 한 마디로 대변되는, 많으면 좋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을 필요는 없는 부품이랄까? 그렇다고 RAM을 고를 때 용량만 보고 골라선 곤란하다. 특히 지금처럼 DDR4가 DDR5로 교체되는 과도기에는 이들이 어떻게 다른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 용량 말고도 꼼꼼하게 살필 점이 많다. 오늘은 DDR4와 DDR5 RAM을 비교해보자.


네 줄 요약

  • DDR5는 DDR4와 호환이 안 된다.
  • DDR5는 DDR4보다 속도가 빠르다.
  • PMIC 적용으로 발열이 줄어들었고, 오버클로킹도 쉬워졌다.
  • 24G 용량을 선택할 수 있어 RAM 구매 시 선택지가 넓어졌다.

DDR5는 DDR4의 후속 규격이다

지난 기사(내게 필요한 RAM은 16G인가, 32G인가 1부)에서 RAM은 일꾼들이 일할 때 사용하는 손수레에 비교한 적이 있다. RAM의 용량은 일꾼들이 사용하는 손수레의 개수와 같아서 일(처리해야 할 데이터)이 많을 때는 손수레가 많을수록 작업 효율이 높아지지만, 일이 적을 때는 16개이든 32개이든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DDR4와 DDR5는 손수레의 연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동차의 2023년형, 2024년형처럼 말이다. 연식이 바뀌면 자동차 회사는 뭔가 좋아졌다고 광고하면서 가격을 올린다. RAM도 마찬가지다. DDR5는 DDR4보다 뭔가 좋아졌다면서 제조사는 가격을 올렸다. 본격적으로 보급이 시작된 2021년 말에는 가격 차이가 거의 3배까지 났다.

DDR4와 DDR5의 다나와 최저가 기준 가격 변동 추이. 지금은 많이 좁혀졌다.

속도가 빨라졌다

DDR4와 DDR5의 체감 차이는 어떨까. 성능 면에서 DDR4와 DDR5의 가장 대표적인 차이점은 전송속도(대역폭)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DDR4-3200이라고 표기된 제품은 데이터 전송 속도가 3200MT/s임을 의미한다. DDR4는 한 사이클에 8번 동작하므로 내부 동작 클록은 이를 8로 나눈 400MHz가 되고, 한 번의 전송으로 8byte를 전송하므로 대역폭(초당 바이트 전송률)은 데이터 전송 속도에서 8을 곱한 25600MB/s가 된다. 그래서 메모리 종류인 ‘DDR4-3200’으로 표기한 제품과 모듈 이름으로 표기한 ‘PC4-25600’ 제품은 완전히 같은 성능을 의미한다.
DDR5 제품 중에는 DDR5-5600으로 표기된 제품이 많이 사용되는데, 앞서 설명을 적용하면 대역폭은 44800MB/s가 된다. 즉 70% 이상 전송속도와 대역폭이 빨라진 셈이다. 같은 원리이므로 ‘DDR5-5600’과 ‘PC5-44800’으로 표기된 제품은 성능이 같다. 다만, DDR5는 데이터 전송이 시작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지연)이 DDR4와 비교해 길다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체감 대역폭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이 지연은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다).

물리적인 호환이 불가능하다

DDR4와 DDR5는 호환이 가능할까? 얼핏 보면 DDR4와 DDR5는 비슷해 보인다. 메인 보드 슬롯에 꽂는 핀의 개수가 288개로 같아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하드웨어적으로는 바뀐 부분이 매우 많다. 그래서 내부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혼동할 수 있으므로 핀 부분에서 움푹 깎여 있는 노치(notch) 부분의 위치를 다르게 했다. 그래서 DDR5를 꽂을 수 있는 메인 보드에는 DDR4를 장착할 수 없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DDR4와 DDR5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

위가 DDR4, 아래가 DDR5 RAM이다. 노치의 위치가 달라서 물리적인 호환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진 출처 : 서린씨앤아이)
메인 보드의 이름은 같아도 DDR4를 지원하는 제품일 수도, DDR5를 지원하는 제품일 수도 있다.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사진 출처 : 다나와)

PMIC가 적용되어 전압이 낮아졌다

DDR4는 메인 보드에서 전압을 관리했고 1.2V의 전압으로 작동했던 것과 달리 DDR5는 RAM이 자체적으로 PMIC(Power Management Integrated Circuit, 전력관리 집적회로)를 탑재하고 있으며 1.1V의 전압으로 작동한다. 자체적으로 전력관리가 가능하므로 더 안정적으로 전력을 관리할 수 있게 되어 1.1V의 전압으로 작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DDR5-6000, DDR5-7200처럼 RAM 오버클로킹을 통해 대역폭을 끌어올린 제품은 1.35V, 1.40V처럼 높은 전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 제품은 발열이 많이 생기므로 방열판(히트 싱크)을 제공한다.

Micron의 DDR5-4800 64G 제품. 빨간색 네모 안에 있는 부품이 PMIC다.

당연하지만, 가격이 비싸졌다

성능이 좋아진 후속 제품이 이전 제품보다 가격이 싸진 예가 있을까? DDR5 역시 DDR4보다 가격이 비싸졌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보급이 막 시작됐을 때는 가격 차이가 매우 심했지만, 이후로 DDR5의 가격이 빠르게 안정화되며 지금은 16G 기준으로 1만 원 정도로 좁혀졌다(기사 작성일 기준). 새로 PC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성능 향상을 고려할 때 DDR5 선택은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라 여겨진다. 그리고 향후 DRAM 가격은 상승이 예상되니 구매할 예정이라면 서두르는 게 좋을 듯하다.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DDR5와 DDR4의 16G RAM은 약 1만 원 차이다. 다만 DDR5는 최근 조금씩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사진 출처 : 다나와)

24G 단위로도 장착할 수 있다

DDR4는 메모리 단위를 8G, 16G, 32G처럼 8×2nG 용량으로 탑재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DDR5는 DDR4 용량에 더해 24G 단위로도 탑재할 수 있게 됐다. 즉, 24G RAM 1개를 장착하면 24G, 2개를 장착하면 48G가 되고, RAM을 4개까지 장착할 수 있는 메인 보드에 48G RAM을 풀 뱅크하면 최대 192G까지 RAM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서버용이나 워크스테이션용이 아닌 일반용 메인 보드는 RAM 슬롯이 4개가 최대이고, RAM 제품은 현재 32G, 48G가 최대이므로 DDR4의 최대 RAM 용량인 128G보다 더 많은 RAM을 장착할 수 있다는 건 확실히 유리한 점이다.
최대 용량뿐만 아니라 선택지를 더 넓게 제공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32G로는 부족하고 64G로는 좀 과하다 싶을 때 48G를 고를 수 있다. 또한, 24G 단위의 DDR5는 라이젠 7000 시리즈나 인텔 12세대 이후의 12코어, 16코어 CPU와 궁합이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시스템이 메모리 용량과 코어 수의 균형을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CORSAIR가 출시한 DDR5 192G 제품. 48G 용량의 「VENGEANCE RGB DDR5-5200」 4개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