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4와 DDR5 RAM 중 무엇을 골라야 할까?

DDR4와 DDR5 RAM 중 무엇을 골라야 할까?

PC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이면서도, 다른 것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부품 중 하나가 바로 RAM이다. ‘다다익램’이라는 한 마디로 대변되는, 많으면 좋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을 필요는 없는 부품이랄까? 그렇다고 RAM을 고를 때 용량만 보고 골라선 곤란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지난 회 ‘DDR4와 DDR5 RAM은 어떻게 다른가?’에 이어 DDR4와 DDR5 중에서 RAM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살펴보겠다.


네 줄 요약

  • 용도에 맞는 RAM을 고르자. 문서 작업을 위한 사무용 PC에 DDR5는 사치다.
  • 메인 보드에 장착할 수 있는 RAM을 고르자. RAM 전송속도도 확인하자.
  • 고성능을 원하는 사람을 위해 오버클로킹용 RAM도 준비되어 있다. 일반 사용자라면 DDR4-3200, DDR5-5600을 권한다.
  • CL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용량과 전송속도가 최우선이다.

어떤 용도의 PC인가?

언제나 그렇지만, 물건을 구매할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할 점은 어떤 용도로 사려는지를 확실히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을뿐더러, 실제 사용할 때 더 높은 만족감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RAM 선택 역시 CPU나 그래픽카드, 메인 보드를 고를 때처럼 어떤 용도로 PC를 구매하는지 숙고한 후 고르는 게 좋다. 문서 작업 위주의 사무용 용도 또는 인터넷이나 유튜브 감상, OTT 서비스 이용 정도의 일반적인 용도라면 DDR4면 충분하다. 돈 더 들여서 DDR5를 선택한다 해도 성능 차이는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진, 동영상 편집처럼 전문적인 작업이 예정되어 있다면 대역폭과 속도 차이가 큰 DDR5를 고르는 게 좋다. 특히 4K 편집이나 렌더링, 데이터의 압축과 복원 작업 등에서는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PC의 주된 용도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문제가 다소 복잡해진다. 어떤 게임이냐에 따라 달라지고, 같은 게임이라도 어떤 옵션(최소, 권장, 최상 등)으로 즐길지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스탠드얼론 타입의 고사양 게임을 높은 옵션으로 즐긴다면 향후 대응성을 고려해 DDR5를 권한다. 그 이외에는 성능 차이를 크게 체감할 수 없으니 DDR4를 권한다. DDR5는 대응하는 메인 보드, CPU를 함께 준비해야 하므로 여기에 비용을 들이기보다는 차라리 DDR4 RAM을 조금 더 추가하는 편이 업그레이드 효과를 체감하기에 좋을 수도 있다.

대역폭과 전송속도

RAM 제품을 설명할 때 보통 ‘DDR5-○○○○’으로 표기하는데, 여기서 ○○○○은 전송속도를 의미한다. 이 숫자가 높을수록 속도가 빠르며, 이는 곧 고성능을 의미한다. 일부 RAM 제품 중에는 오버클로킹을 통해 기준치 이상으로 전송속도를 높인 제품도 있는데, 많은 전압을 소비하게 되어 발열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오버클로킹용 RAM에는 방열판(히트 싱크)이 동봉된다.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오버클로킹이 필요 없는 DDR4-3200, DDR5-5600 사양이면 충분할 것이다.

오버클로킹을 통해 8000MT/s의 전송속도를 실현한 TeamGroup의 「T-Force DDR5-8000」 제품. 일부 메인 보드에만 대응한다.

RAM 용량

현수막이나 포스터 같은 대형 인쇄물 편집 작업이나 3D CG 작업, 연구소나 서버실 등 특수한 용도가 아니라면 RAM은 32G 이하로 충분하다. 16G로 할 것인지, 32G로 할 것인지는 지난 기사를 참고하자.

메인 보드와 맞는지 꼼꼼히 점검

지난 기사에서 DDR4와 DDR5는 물리적인 호환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DDR4는 이를 지원하는 메인 보드에만 사용할 수 있고, 여기에 DDR5는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다. 반대로 DDR5는 DDR5용 보드에만 사용할 수 있고, 여기에 DDR4는 사용할 수 없다.
만약 DDR4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추가 RAM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DDR4용 RAM을 사야 한다. DDR5는 사도 메인 보드에 꽂질 못한다. 만약 PC를 새로 사려는 사람이라면, 어떤 용도로 PC를 구매할 것인지 고려해 DDR4와 DDR5 중에서 고르고 이에 맞는 메인 보드를 사면 된다.

DDR4와 DDR5는 노치 위치가 다르므로 함께 사용할 수 없다. (사진 출처 : kakakumag.com)

메인 보드의 RAM 관련 성능 중 규격(DDR4에 대응하는지 DDR5에 대응하는지)만큼 중요한 부분이 하나 더 있다. 해당 규격 RAM의 어느 속도까지 대응하는지다. 예를 들어 GIGABYTE의 「H610I DDR4」 메인 보드와 「Z690 UD DDR4」 메인 보드는 양쪽 다 12세대 인텔 CPU를 지원하는 LGA1700 소켓을 장착했지만, 칩셋이 달라서 전자는 DDR4-3200까지의 메모리 모듈만 지원하고 후자는 DDR4-5333까지의 메모리 모듈을 지원한다.

메인 보드 「H610I DDR4」의 성능표 중 일부. DDR4-3200까지만 지원한다.
메인 보드 「Z690 UD DDR4」의 성능표 중 일부. DDR4-5333까지 지원한다.

그럼 앞서 말한 「H610I DDR4」에 DDR4-5333 RAM을 장착하면 어떻게 될까? 큰 문제는 없지만, 제 성능인 5333MT/s의 전송속도가 아니라 3200MT/s로 작동한다. 이처럼 전송속도만 낮아지면 그나마 낫다. 지원하는 메모리 모듈이 아닐 경우 일부 메인 보드는 PC가 작동하지 않거나 작동하더라도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 등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니 메인 보드 사양에 맞는 RAM을 고르는 게 좋다.

지연(레이턴시)은 낮을수록 좋다

사람들은 메모리 모듈의 속도(전송속도)에 주목하지만, 작업을 수행하라는 명령을 얼마나 빨리 실행하는지의 능력도 메모리의 중요한 성능 지표 중 하나다. 그리고 작업 수행 명령을 얼마나 빨리 실행하는지는 메모리 타이밍이 결정한다. 메모리 타이밍은 보통 네 개의 값 즉, CAS 레이턴시(CL), 행과 열 간의 지연 시간(tRCD), 행 프리차징 시간(tRP) 및 열 활성 시간(tRAS)으로 표시되는데, 자세히 설명하면 너무 복잡해지니 이중 CAS 레이턴시에만 주목하자.
보통 CL로 표기하는 지연(레이턴시)은 RAM이 실행 명령을 받은 뒤 실제로 작동하기까지의 ‘시간 차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DDR4의 CL이 보통 14~22인데 비해서 DDR5의 CL은 30~48로 조금 더 길다. 짧을수록 빠르게 찾는다는 뜻이라 수치는 적은 게 좋지만, CL의 단위는 나노 초(10억분의 1초)라서 사람이 체감하기에는 힘들다. ‘RAM 용량과 전송속도가 같다면, CL은 작은 걸 고르는 게 좋다’ 정도로 이해하면 충분하다.

사진은 「KLEVV DDR5-6000 CL30 BOLT V」의 설명 중 일부다. 보통 전송속도가 빠르면 CL이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