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필요한 RAM은 16G인가, 32G인가? 1/2

내게 필요한 RAM은 16G인가, 32G인가? 1/2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중요시할 필요는 없는 부품, RAM(사진 출처 : politicalfunda.com)

Part.1 다다익램 VS 굳이, 그 돈씨

 


세줄 요약

  • ‘다다익램’은 절대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 RAM을 16G로 하느냐, 32G로 하느냐는 내 사용 환경을 숙고한 후 결정해야 한다.
  • 불필요하게 RAM을 늘리는 것보단 그 돈으로 주요 부품의 사양을 올리는 편이 성능 향상에 낫다.

 

16G RAM이면 충분 VS 그래도 32GB는 되어야 안심

 

PC를 구매할 때 고민하게 되는 부분 중 하나가 RAM 용량이다. CPU와 GPU는 워낙 중요한 부품이고 성능별 한계를 여러 경로(체험기, 벤치마크 리뷰 등)를 통해 접할 수 있으므로 지갑 사정과 타협만 잘 끝내면 크게 고민할 부분이 없지만, RAM 용량에 따른 차이점은 참고할 표본이 적고 ‘다다익램’(注 1)이라는 통설과 ‘굳이’(注 2) ‘그돈씨’(注 3)라는 반대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에 머리를 싸매게 만든다.

- 注 1 : 다다익선에서 유래했으며 RAM(램)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뜻의 조어.
- 注 2 : 16G RAM으로도 충분한데 왜 굳이 5~6만 원(DDR5 RAM 16G 시세)을
            추가로 지불해 32G RAM을 탑재하느냐는 뜻.
- 注 3 : 注 2와 같은 의미다. ‘그 돈이면 씨x ○○○을 업그레이드하지’의 의미로
            5~6만 원의 차액을 실질적으로 체감되도록 CPU나 그래픽 카드에 추가로
            사용한다는 뜻.

현재 조립 PC를 사는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권장되는 RAM은 16G다. 간단한 웹서핑이나 문서 작업, 아이들 영상교육용 PC 등 특정한 용도일 경우에는 8G RAM으로도 충분하지만, 여러모로 다양한 환경에서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으려면 16G를 권장하고 있다. 8G와 16G RAM의 가격 차이도 크지 않으니 굳이 8G를 고집할 필요는 더욱 없어진다.

▲ 16G RAM의 가격. DDR4이냐 DDR5이냐에 따라 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

사람들이 고민하는 부분은 8G VS 16G가 아니라 16G VS 32G다. 과연 32G로 바꾸면 16G보다 성능이 좋아질까? 성능이 좋아진다면 얼마나 좋아질까? 지금은 16GB로 충분해도 앞으로 몇 년은 써야 하는데, 그때도 16G로 충분할까? 아예 처음부터 32G로 준비하는 게 좋지 않을까?
여기서 일단 조언해주고 싶은 건 몇 년 후를 생각해 RAM 용량을 고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몇 년 후 RAM 용량 부족으로 겪는 불편이 더 클까, 아니면 CPU나 GPU 사양 부족으로 겪은 불편이 더 클까를 생각해보자. RAM 부족으로 인한 성능 저하가 고민된다면, 지금 RAM 용량에 고민하지 말고 그 돈을 CPU나 그래픽 카드에 돈을 더 쓰자. 그게 실질적으로 사양을 더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RAM 용량을 고민해야 할까? 현재 갖춘 시스템에서 16G와 32G의 성능 차이는 어느 정도인지, 과연 추가금을 내고 용량을 늘릴 필요가 있는지다. 확실히 ‘다다익램’은 틀린 말이 아니다. RAM이 많다고 손해 보는 일은 없다. 다만 현재 환경에서 RAM을 늘리는 게 효과적인지, 그리고 그 비용을 다른 쪽으로 돌리면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지의 기회비용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반드시 옳은 말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이어지는 글을 읽어보자.

RAM은 짐을 나르는 손수레 역할

 

일단 원리적으로 살펴보자. 인터넷에는 PC의 부품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초보자를 위해 알기 쉽게 풀이한 유명한 글이 있다. 글에 따르면 CPU는 내가 부리는 일꾼들이 모이는 곳이고 CPU의 코어는 일꾼의 수, 스레드는 일꾼의 손 개수, 캐시 메모리는 일꾼이 등에 멘 가방의 크기, RAM은 일꾼이 이용하는 손수레, HDD는 일꾼이 옮긴 옥수수를 모아두는 창고다. 여기서 RAM에 주목하자.
일꾼들이 충분하게 모일 수 있는 넓은 방(CPU)에 일꾼의 수(CPU 코어)도 많고 일꾼의 손(쓰레드)도 넉넉하다. 일꾼의 가방 크기도 충분하고 옥수수를 모아두는 창고도 크게 준비되어 있다. 그러면 손수레를 16개 이용할 때(16G)와 32개(32G)를 이용할 때 중 어느 쪽이 더 작업 효율(운반하는 옥수수의 수)이 높을까? 보통은 32개를 이용할 때 작업 효율이 더 높다. 손수레당 1개씩만 담아도 16G는 16개를 운반하고 32G는 32개를 운반하니 말이다.
그런데 운반해야 하는 옥수수가 16개밖에 없다면 어떨까? 손수레를 16개 사용하건 32개 사용하건 차이가 없을 것이다. 어차피 1번씩만 운반하면 되니 말이다. 옥수수가 20개라면 32개의 손수레를 사용하는 편이 조금 빨리 운반할 수 있겠고, 운반해야 할 옥수수가 많아질수록 32개의 손수레는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많은 손수레는 적절한 환경이 준비돼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말은 적절한 사용 환경이 아니라면 16G RAM과 32G RAM은 별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 RAM은 고속도로의 차선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렇게 꽉 막힌 고속도로의 차선이 2배로 넓어진다면 훨씬 많은 차가 오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통량이 적은 새벽 시간 시간이라면 차선이 2배 넓어져도 교통량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 (사진 출처 : https://www.businesstoday.com.my)

다음 part. 2편에서는 16G RAM과 32G RAM을 실제로 사용할 때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32G가 권장되는 상황은 어떤 경우인지 살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