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시대, 퀄컴은 무엇을 꿈꾸고 계획하는가? 1/3
Part.1 Snapdragon 8 Gen.3 발표
세줄 요약
- 퀄컴이 새로 공개한 모바일용 AP ‘Snapdragon 8 Gen.3’는 전작과 비교해 CPU, GPU, NPU 모두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 ‘Snapdragon 8 Gen.3’는 생성형 AI를 모바일에서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퀄컴이 작심하고 만들었다.
- 이제는 ‘생성형 AI로 무엇을 할 수 있나’라는 물음보다 ‘생성형 AI가 탑재된 기기로 무엇을 할 수 있나’라는 의문을 가져야 할 때다.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 하와이의 마우이섬에서 퀄컴(Qualcomm)의 연례 개발자 회의 ‘Snapdragon Summit 2023’이 열렸다.
퀄컴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글로벌 IT 기업 중 하나로 CDMA를 비롯해 3G, 4G(LTE), 5G 등 무선통신 분야에서 수많은 핵심 원천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또한,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 스냅드래곤(Snapdragon)의 개발사로도 유명하다. 반도체 ‘시스템’ 분야에서는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을 제치고 인텔에 이어 매출 순위 2위(2022년 기준 약 442억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잘 나가는 곳이다.
퀄컴이 해마다 개최하는 연례 개발자 회의 ‘Snapdragon Summit 2023’은 퀄컴이 지닌 위상만큼 많은 주목을 받는 행사다. 모바일 전성시대에서 모바일 기기의 핵심 부품인 AP의 개발사가 어떤 새로운 기능을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일 것인지 이해하면, 향후 모바일 시장이 어떻게 전개되어갈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열린 ‘Snapdragon Summit 2023’에서 어떤 내용이 공개됐는지, 그리고 퀄컴은 무엇을 계획하는지 정리해 보았다.
생성형 AI를 탑재한 모바일 프로세서
Snapdragon 8 Gen.3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생성형 AI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퀄컴의 설명에 따르면 Snapdragon 8 Gen.3는 생성형 AI에 최적화해서 설계한 하이엔드 프로세서로 세계 최초로 최대 100억 개의 파라미터를 지닌 생성형 AI 모델에 대응하는 AI 엔진을 탑재했다고 한다.
간략히 하드웨어 성능을 살펴보자. 3.3GHz의 Prime CPU 1개와 3.2GHz 3개 + 3.0GHz 2개로 이루어진 Performance CPU, 2.3GHz의 Efficiency CPU 2개로 구성된 Snapdragon 8 Gen.3의 ‘Kryo CPU’는 Snapdragon 8 Gen.2보다 성능이 30% 향상됐고 전력 효율은 20% 향상했다.
Adreno GPU는 2세대에 비해 그래픽 렌더링 성능이 25% 빨라졌으며 GPU의 전력 효율은 25%, 레이 트레이싱 성능은 40% 개선됐다.
Snapdragon 8 Gen.3에서 GPU를 도와 AI 연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Qualcomm Hexagon NPU(Neural Processing Unit)는 Snapdragon 8 Gen.2와 비교해 AI 연산 시 성능이 98% 더 향상됐으며 와트(W)당 성능도 40% 높아졌다. CPU와 GPU의 성능도 큰 폭으로 향상했지만, NPU의 성능은 2배 가까이 진화한 것이다.
참고로 NPU는 이전까지 Digital Signal Processor(DSP)라 불렸는데, 머신 러닝 등 AI를 처리하는 프로세서로서 역할을 분명히 하기 위해 Snapdragon 8 Gen.3부터 이름이 바뀌었다. 퀄컴이 생성형 AI에 얼마나 진심인지는 Snapdragon 8 Gen.3에서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은 NPU와 그 성능 향상 정도를 보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우수한 성능을 살리기 위해 퀄컴은 Meta와 제휴를 맺고 Meta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Llama 2’를 스마트폰 플랫폼에서는 최초로 채용했다.
퀄컴은 생성형 AI를 처리할 때 앞서 설명한 CPU, GPU, NPU를 최적의 형태로 조합하는 Heterogeneous Computing 기법을 추구하고 있다. Heterogeneous Computing은 하나의 프로세서만 이용하지 않고 여러 프로세서를 이용해 성능과 효율성을 높이는 접근법인데, Snapdragon 8 Gen.3에서도 변함없이 그 흐름을 따르고 있다. 그리고 이를 담당하는 것이 ‘Qualcomm AI Engine’이다. 덕분에 최대 100억 개의 파라미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생성형 AI 성능이 크게 높아졌다.
유용하고 편리한 AI 기능
입력된 텍스트를 기반으로 AI가 이미지를 생성하는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으로 최적화됐다. 퀄컴은 앞서 2월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3’에서 이 기능을 선보인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Snapdragon 8 Gen.2를 사용했기 때문인지 모자이크처럼 보이는 화면에서 1장의 이미지를 생성하는데 10초 넘게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Snapdragon 8 Gen.3에서는 불과 1초도 걸리지 않아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NPU를 비롯해 높아진 프로세서가 조합되어 실제 이미지 레이어를 생성하는 능력은 10배 넘게 향상된 것이다.
AI 채팅 기능도 크게 강화됐다.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에는 Google Assistant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데, 이 기능은 클라우드에서 정보를 가져온다. 하지만 Snapdragon 8 Gen.3는 우수한 성능 덕분에 Meta의 대규모 언어 모델인 Llama 2에 대응하고, 온디바이스 AI 방식이라 단말기에서 모든 처리가 완료된다. 즉 사용자의 목소리나 AI와 채팅한 내용이 온라인상에 업로드되지 않으므로 개인정보를 더 확실히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에서 검색 후 정보를 가져올 필요가 없으므로 처리 속도도 빠르다.
카메라에 사용하는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SP)인 ‘Qualcomm Spectra’는 AI를 이용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생성할 수 있다. 원본 사진을 바탕으로 그 주변을 AI가 그려주는 ‘Photo Expansion’은 완료까지 10초 남짓밖에 걸리지 않으며, 사진을 줌아웃하기만 해도 넓어진 공간을 그려주므로 조작도 매우 직관적이다. 생성형 AI를 이용한다기보다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느낌이다.
여기에 더해 생성형 AI를 활용해 음성으로 카메라를 기동시킬 수도 있으며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다. AI를 이용해 어두운 곳에서도 동영상을 선명하게 촬영하는 ‘나이트 비전’도 지원한다.
게임, 오디오 등 강화된 사용자 경험
Snapdragon Elite Gaming으로 표현되는 강화된 게임 기능은 모바일에서 최초로 ‘Unreal Engine 5.2’를 지원함으로써 하드웨어 가속 레이 트레이싱 기능이 40% 높아졌다. True 10bit HDR을 비롯해 4K 네이티브 재생 & 최대 8K까지 업스케일링이 가능하며 디스플레이의 주사율은 최대 240Hz를 지원한다.
스튜디오 퀄리티(96kHz/24bit)의 오디오 기능도 지원한다. 방에서 다른 방으로 이동해도 XPAN(Expanded Personal Area Network) 기술을 이용해 Wi-Fi를 경유함으로써 중단되지 않는 무손실 오디오를 재생한다. 또한, 지연을 48ms까지 낮춰 동영상이나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더욱 몰입감 있는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Wi-Fi 7과 블루투스 5.4에도 대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