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의 주요 성능, DPI와 폴링 레이트

마우스의 주요 성능, DPI와 폴링 레이트

공을 굴림으로써 마우스 포인터를 이동시켰던 볼마우스와 달리 광마우스(레이저 포함)는 센서를 비롯해 다양한 현대기술이 투입되면서 상당히 전문적인 영역으로 탈바꿈해버렸다. DPI, 폴링 레이트, 틸트 휠, 리시버, 동글, 블루투스, 로지 볼트, 매크로 대응 등 마우스를 고를 때 참고해야 할 성능, 기술 항목들이 너무 많아진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다양한 성능, 기술 관련 용어 중에서 마우스 성능에 큰 영향을 끼치는 DPI와 폴링 레이트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굳이 자세히 알지 못해도 일상용 마우스를 고를 때 큰 어려움은 없지만, 게임용이나 작업용 마우스를 고른다면 알아두는 편이 금전적, 업무적 효율을 높여줄 것이다.


네 줄 요약

  • DPI가 높으면 마우스를 조금만 움직여도 화면에서 마우스 포인터가 더 많이 움직인다.
  • 높은 DPI가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정교하고 세밀한 움직임이 요구된다면 DPI는 너무 높지 않은 편이 좋다.
  • 폴링 레이트는 마우스가 현재 자신의 정보를 얼마나 자주 PC에 보내는지 그 빈도를 나타낸다.
  • 폴링 레이트가 높으면 마우스의 입력 지연을 줄일 수 있다. 1000Hz 정도면 충분하다.

DPI

Dot per Inch의 약자. 마우스를 1인치 움직였을 때 화면에 표시되는 마우스 포인터가 몇 칸(Dot)을 이동했는지로 인식하는지 의미한다. CPI(Count per Inch)라 부르기도 한다. 더 직관적이고 자세한 설명을 위해 아래 그림을 먼저 보자.

위의 그림은 1/8인치, 즉 3.175mm를 가로, 세로로 잘게 나눈 그림이다. 오른쪽의 400DPI 그림은 50 × 50칸으로 나눈 것인데, 400DPI가 1인치 움직였을 때 400칸 이동한 걸 의미하므로 1/8인치에서는 50칸으로 나눈 것이다. 마찬가지로 왼쪽의 800DPI 그림은 100 × 100칸으로 나누었다.
이 그림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400DPI 마우스는 1/8인치를 움직였을 때 50칸을 움직였다고 인식한다. 마찬가지로 800DPI는 1/8인치를 움직였을 때 100칸을 움직였다고 인식한다. 어느 쪽이 움직임을 더 잘 인식하는 제품일까?
역산해보면 간단하게 답이 나온다. 400DPI에서는 1/8인치를 움직였을 때 50칸 이동을 인식하니, 1/8인치(25.4mm÷8)÷50 = 0.0635mm, 즉 마우스를 0.0635mm 움직여야 1칸 움직인 것으로 인식한다. 같은 원리로 800DPI에서는 1/8인치(25.4mm÷8)÷100 = 0.03175mm, 즉 마우스를 0.03175mm 움직이면 1칸 움직인 것으로 인식한다.

즉, 400DPI에서는 800DPI에서 움직인 거리의 2배를 움직여야 1칸 움직인 것으로 인식하고, 800DPI는 400DPI에서 움직인 거리의 절반만 움직여도 1칸을 움직인 것으로 인식한다. 당연히 800DPI가 더 잘 인식하는 제품이다.
이 말은 DPI가 높으면 마우스를 조금만 움직여도 화면에서 마우스 포인터가 더 많이 움직인다는 말이다. 불쑥 나타나는 적을 조준할 때, 맵 화면을 자주 바꿔가며 전황을 살필 때 등 마우스를 바삐 움직여야 하는 게임 장르에서는 DPI가 높은 마우스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DPI는 높을수록 좋을까? 그렇지 않다. 마우스를 조금만 움직여도 마우스 포인터가 많이 움직인다는 말은, 마우스 포인터를 조금만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만큼 세밀한 조작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갑자기 나타난 적 쪽으로 빠르게 조준을 하긴 했는데, DPI가 너무 높아서 정확히 조준하지 못하고 계속 빗나간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폴링 레이트

Polling Rate. 마우스가 현재 자신의 정보를 얼마나 자주 PC에 보내는지 그 빈도를 의미한다(더 정확히는 PC가 마우스에 정보를 보내라고 명령을 내리는 빈도). 단위는 Hz. 예를 들어 폴링 레이트가 1000Hz라면 1초에 1000번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 신호를 자주 보내면 입력 지연이 덜 일어나지만, 그만큼 전력 소모가 많아진다.

이해를 위해 예를 들어보자. 마우스를 누른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해서 클릭까지(신호를 입력하기까지) 0.1ms가 걸렸다고 치자. 그런데 500Hz의 폴링 레이트라면 1초에 500번, 즉 2ms 단위로 신호를 보내므로 2ms가 지나야 마우스 입력 신호를 인식한다. 즉, 실제 입력 시간과 마우스를 통해 PC가 입력을 인식한 시간은 1.9ms(2ms-0.1ms)의 입력 지연이 발생한다(PC에 정보를 전달 → 0.1ms 후 새로운 마우스 신호가 입력 → 1.9ms 후 새로운 마우스 신호를 PC에 전달).
반면, 폴링 레이트가 1000Hz라면 1초에 1000번, 즉 1mm 단위로 시간을 보내므로 1ms가 지나면 입력 신호를 인식한다. 실제 입력 시간과 마우스를 통해 PC가 입력을 인식한 시간에 0.9ms의 입력 지연이 발생하는 것이다. 폴링 레이트 500Hz와 비교하면 입력 지연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PC에 정보를 전달 → 0.1ms 후 새로운 마우스 신호가 입력 → 0.9ms 후 새로운 마우스 신호를 PC에 전달).

빨간색 화살표 사이의 거리가 본문에서 예로 설명한 ‘입력 지연’ 시간이다.

이 경우는 이해를 위해 입력 지연 차이가 큰 예를 든 것이라 실제 입력 시간에 따라 지연의 차이는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폴링 레이트가 높을수록 입력 지연이 줄어든다는 것을 이해하기엔 충분할 것이다.
무선 마우스에서는 기술 원리상 현재 1000Hz면 최고 수준이며, 유선 마우스의 경우 더 높은 폴링 레이트의 제품도 있지만,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려면 고사양 본체와 모니터가 뒷받침해줘야 한다. 일반 사용자라면 1000Hz를 최고 수준으로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