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주사율 추천, 용도에 맞게 고르자
네 줄 요약
- 주사율 체감은 개인차가 있으니 고려해 결정하자.
- 고주사율을 위해선 그래픽 카드, 모니터, 입출력 케이블이 지원해야 한다.
- 게임을 많이 즐기지 않는 일반 용도라도 가격차가 크지 않으니 120Hz까지는 욕심내도 좋다.
- 고주사율 & 고해상도를 동시에 원한다면 돈이 많이 든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도 방법.
지난 기사에서 주사율은 무엇인지, 그리고 화질을 위해서 주사율과 해상도 중 어느 쪽을 우선해야 하는지 정리해보았다.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디스플레이가 지원하는 대표적인 주사율과 이에 적합한 용도를 살펴보려고 한다.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다.
첫 번째, 주사율 체감은 개인차가 있다. 사람에 따라 주사율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차이를 확 체감하는 사람도 있다. 전자라면 굳이 돈을 더 주고 주사율 높은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두 번째, 모니터가 최대한의 주사율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래픽 처리 능력이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게임의 그래픽 사양이 높아서 그래픽 카드가 50~60fps 정도밖에 뽑아낼 수 없다면, 60Hz 주사율의 모니터와 120Hz 주사율의 모니터는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그래픽 카드 성능과 모니터 주사율이 성능을 충족시켜도 입출력 케이블 성능이 부족하면 소용없다. QHD 해상도 & 165Hz를 지원하는 모니터를 사용하더라도 연결 케이블을 HDMI 2.0 버전으로 사용한다면 모니터는 최대 144Hz까지밖에 지원하지 못한다. HDMI 2.0 버전은 QHD 해상도에서 144Hz까지만 지원하기 때문이다. 165Hz를 꼭 사용하고 싶다면 QHD에서 240Hz까지 지원하는 HDMI 2.1 버전 케이블이 필요하다.
60Hz(75Hz)
디스플레이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주사율이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는 주사율의 최저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문서 작업 위주인 사무용 또는 영상 콘텐츠 시청용으로 부족함이 없다. 대부분의 영상 콘텐츠는 60fps 이하로 제작되므로 60Hz 디스플레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편, 75Hz는 최근 많은 이용자가 PC용 모니터로 사용하는 주사율이다. 60Hz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60Hz를 고를 바에야 75Hz를 고르는 추세다. 60Hz보다 주사율이 25% 높으므로 민감한 사람이라면 더 부드럽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라면 차이가 잘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120Hz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주사율 60Hz를 2배 끌어올린 사양으로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바뀐 주사율을 체감할 수 있다. 60Hz → 120Hz의 체감 효과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반대로 120Hz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60Hz로 바꿔보면 차이가 확실히 느껴진다고 한다. 화면 속 움직임이 부드럽게 느껴지기 때문에 일반 영상 콘텐츠보다는 게임이나 스포츠 중계처럼 움직임이 많은 콘텐츠를 볼 때 체감 효과가 크다.
프레임 재생 능력이 제한되는 콘솔 게임기나 영화, 드라마 등의 영상 콘텐츠와 주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TV는 일반적으로 UHD(또는 4K)급 해상도 제품에서 최대 120Hz를 지원하고, 프레임 제한에서 자유로운 PC와 주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모니터 중에서 ‘게이밍’이라는 이름이 붙은 하이엔드 제품군이 120Hz 이상을 지원한다. 다만, 144Hz 지원 모니터보다 먼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보급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편이다.
144Hz, 165Hz
144Hz는 120Hz 주사율보다 20% 더 높은 사양이다. 민감한 사람들은 차이가 느껴진다고 하는데, 필자의 주변에서는 아직 차이가 느껴진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60Hz → 144Hz로 사용 모니터를 바꾸면 확실히 느껴진다. 특히 마우스를 움직일 때 매우 부드럽게 느껴진다.
2013년에 FHD & 144Hz 모니터가 처음 공개된 후 QHD & 144Hz, 4K & 144Hz 등이 차례로 출시됐다. 특히 ‘오버워치’(2016년). ‘배틀그라운드’(2017년) 등의 1인칭 슈팅 게임(FPS)이 크게 성공하며, 빠른 움직임을 부드럽게 표현해주는 144Hz 모니터가 이용자에게 급속도로 보급됐다. 그러다가 결국, 먼저 출시된 120Hz 모니터를 제치고 게이밍 모니터의 대표적인 주사율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다.
보급 초기에는 낮은 주사율 제품과 가격 차이가 꽤 커서 ‘게이밍’용으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가격이 많이 저렴해지면서 특유의 부드러움 때문에 일반 사무용으로도 144Hz 모니터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게임용으로 사용하고 싶은 사람, 특히 FPS 장르나 레이싱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권장한다.
165Hz는 144Hz보다 더 게이밍에 적합한 주사율이다. 당연히 60Hz → 144Hz보다 60Hz → 165Hz 지원 모니터로 바꾸었을 때 체감 효과가 더 크다. 다만 120Hz나 144Hz에서 165Hz로 바꾸는 건 체감 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120Hz 모니터를 쓰고 있다면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그리고 165Hz 모니터는 입출력 케이블에도 신경 써야 한다. QHD & 144Hz까지는 HDMI 2.0 케이블로도 온전히 사용할 수 있지만, QHD & 165Hz는 HDMI 2.0의 대역폭으로는 온전히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HDMI 2.1 또는 DP 1.4 이상의 케이블을 사용해야 한다.
240Hz 이상
게이밍 모니터 중에서도 일부 제품만 지원하는 주사율이다. 초기에는 FHD & 240Hz 모니터로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4K & 240Hz를 지원하는 하이엔드 게이밍 모니터도 등장했다. 특히 대기업에서 게이밍 관련 제품에 힘을 실으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도 4K & 240Hz를 지원하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고주사율 모니터를 사용하면 좋다. 문제는 돈이 많이 든다. 고해상도 & 고주사율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그래픽 능력, 즉 고가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니터 가격도 비싸다. 4K & 240Hz를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Neo G8 S32BG850」 게이밍 모니터는 최저가 기준으로도 120만 원대다.
극히 일부 모니터 중에는 36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제품도 있다. 벤큐의 「XL2566K」가 360Hz를 지원하는 모니터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최대 지원 해상도가 FHD(1920 × 1080)로 제한되어 있다. 해상도가 더 높아지면 그래픽 카드 성능이 제대로 못 따라가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된다.
고주사율이 필요한 FPS, 소울라이크류의 액션 게임, 리듬 게임 등을 많이 즐기고, 고사양 하드웨어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자금이 넉넉하며 향후 몇 년간 모니터 교체 예정이 없는 사람이라면 4K & 240Hz 모니터가 적합하다. 다만, 해당 사항이 없다면 사양이 좀 낮은 모니터로 타협해서 구매하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주사율 차이를 한 눈으로 비교할 수 있는 동영상을 하나 소개한다. 엔비디아에서 올린 유튜브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