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패널들, 어떻게 다른가?

LCD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패널들, 어떻게 다른가?
(사진 출처 : 삼성디스플레이)

지난 기사에서 TV로 대표되는 평판 디스플레이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각 디스플레이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평판 디스플레이를 크게 나누면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계열(LED, QLED, 미니 LED 포함)과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은 OLED, 마이크로 LED로 나눌 수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LCD와 관련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다루어보고자 한다.


네 줄 요약

  • TV, 모니터에 OLED 패널 사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LCD 패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 TN 패널은 응답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비가 적다. 시야각이 좁은 게 단점.
  • IPS 패널은 시야각이 넓고 화질이 우수해 노트북, 태블릿에 많이 사용된다. 빛샘 현상이 단점.
  • VA 패널은 종합적으로 화질이 가장 우수해 게이밍용 모니터에도 많이 사용된다. 잔상 현상이 단점.

여전히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역은 LCD

LCD(Liquid Crystal Display)는 패널이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므로 백라이트를 통해 들어온 빛이 액정과 컬러 필터를 통과하면서 색을 표현한다. 백라이트 소재로 냉음극 형광램프(CCFL)가 사용되는데, 같은 LCD 계열인 LED나 QLED 등과 비교해 상용화된 지 오래됐기에 가격 면에서 가장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화질 우위를 무기로 OLED TV, 모니터가 많이 출시되고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OLED가 완전 대세가 된 건 아닌가 생각될 수도 있지만, 사실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는 여전히 LCD 계열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올해 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LCD(계열) TV의 패널 출하량은 약 2억 4,200만대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약 3.4% 늘어난 수치이고, 패널의 면적을 기준으로 하면 대형화 덕분에 8.6% 증가한 수치다. 즉, 여전히 LCD 시장은 성장세라는 뜻이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DSCC는 OLED TV 패널의 2024년 출하량을 690만 대로 예상됐다. 전년(540만 대)과 비교해 28% 늘어난 수치이지만, 트렌드포스가 예상한 LCD(계열) TV 패널과 비교하면 약 2.9% 수준이다. TV 시장에서 LCD 계열 패널이 아직은 절대적인 비중을 자랑한다는 뜻이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OLED TV 패널의 출하량 변화. 코로나 19 영향으로 2021년 출하량이 대폭 늘어났다가 이후 조금씩 줄어들었다. (자료 출처 : DSCC)

그렇다면 모니터 시장에서 LCD(계열) 패널과 OLED 패널의 비중은 어떨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LCD 모니터 패널의 출하량은 약 1억 5,380만 대, OLED 모니터 패널 출하량은 90만 대로 예상했다.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약 0.6%에 불과한 수치다. TV도 2.6%에 불과했지만, 모니터는 더 비중이 작다. 이유는 무엇일까? OLED 모니터는 하이엔드 게이밍 환경을 추구하는 일부 게이머를 위한 제품이라 시장의 규모 자체가 적고 가격도 LCD 모니터에 비해 비싸서 쉽게 대중화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 (자료 출처 :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위의 표는 출하량이 아니라 금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 LCD(계열)와 OLED의 점유율을 비교한 표다. 아무래도 OLED의 단가가 높아서 출하량 비교만큼 차이가 크진 않다. LCD는 대형의 비중의 높고, OLED는 중소형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LCD 모니터에 사용되는 패널

앞서 살펴봤듯이 모니터 시장에서도 여전히 LCD(계열) 패널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단 가격이 싸다. OLED를 고르지 않고 LCD를 골라 아낀 비용은 그래픽카드나 CPU에 투자해 기본 성능을 더 올리는데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OLED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LCD 모니터는 고주사율, 고해상도, 고속응답이 가능한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어 (출시 회사가 적어) 선택지가 한정된 OLED 모니터보다 선택의 폭이 넓은 점도 장점이다.

그렇다면 LCD 모니터는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까? 크기, 해상도, 주사율 정도만 고려하면 될까? 아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이 있다. 바로 어떤 패널을 사용했는지다. LCD 패널은 백라이트를 통해 들어온 빛이 액정과 컬러 필터를 통과하면서 색을 표현하는데, 이때 액정을 어떻게 배열하는지에 따라 성능에 다소 차이를 보이게 된다. 어떤 패널이 있고,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자.

TN(Twisted Nematic) 패널

LCD 패널 방식 중에서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방식으로 1971년 탄생했다. 당시에 사용됐던 다른 액정 방식과 비교해 구동 전압이 낮고 계조의 아날로그 계조가 가능해 LCD 상용화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수평 방향으로 자리한 액정 분자에 전압이 가해지면 수직 방향으로 액정 분자가 재배치되면서 화면을 표시하는 원리가 적용됐다. 다른 패널 방식과 비교해 가장 큰 성능상 장점은 응답 속도가 빠르고, 영상이 또렷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가격도 저렴해서 게임용 모니터를 고른다면 입문형 제품으로 선택하기에 적합하다. 소비 전력도 적어서 장시간 사용하기에도 좋다.

동작 원리상 시야각이 좁아서 정면이 아닌 좌우, 상하 방면에서 화면을 보면 왜곡이 생긴다. 의자에 앉아서 정자세로 게임을 즐기기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의자에 드러눕듯 앉거나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가며 영화나 OTT를 모니터로 감상하기에는 불편함을 느끼기 쉽다. 시야각 문제로 인해 화면이 좀 뿌옇게, 그리고 계조가 낮게 느껴지기도 한다. 모니터 설명 중에 특별히 패널 언급이 없지만, 시야각이 160~170 정도라면 TN 패널일 확률이 높다.

240Hz 주사율의 IPS 패널(왼쪽)과 240Hz 주사율의 Fast-TN 패널(오른쪽)의 잔상 비교. TN 패널 쪽이 더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인다. (사진 출처 : 벤큐 홈페이지)

IPS(In-Plane Switching) 패널

TN 패널과 달리 수평 방향의 액정 분자가 옆으로 회전하면서 화면을 표시한다. TN 패널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으며 1995년에 첫 제품이 출시됐다.

시야각이 넓어서 여러 각도에서 화면을 봐도 왜곡이 적다. 왜곡이 적어서 색 재현율, 화질과 관련해 만족도가 높다. 디스플레이에서 중요한 화질 부분에 강점을 보이다 보니, LCD 패널 방식 중에서는 고급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넓은 시야각 덕분에 노트북, 태블릿에서 많이 채용된다.

IPS 패널의 시야각이 왜 우수한지를 나타내는 그림(사진 출처 : LG디스플레이)

하지만 단점도 있다. 휘도가 고르지 않고, 동작 원리상 백라이트 차단 능력이 부족해 계조가 낮은 경향이 있다. 응답 속도는 TN 방식에 비해 느리고 동작 전압이 높아 전력 소비도 많다. 생산단가도 비싸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면을 어둡게 했을 때 패널 곳곳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빛샘(Backlight Bleeding)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기술 발전에 따라서 S-IPS, H-IPS, Nano-IPS 등이 등장하며 응답 속도, 색 재현율 등이 많이 개선됐지만, 빛샘 현상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았다.

커뮤니티에 빛샘 현상 관련해 올라온 사진(사진 출처 : 루리웹 이용자 wizard)

VA(Vertical Alignment) 패널

3000 : 1의 정적 명암비가 가능할 정도로 명암비가 우수하며 색 표현력이 뛰어나다. IPS 패널의 단점인 휘도가 고르지 않은 점도 해결되었고, 우수한 명암비를 통해 HDR 구현에도 강점이 있어 화질 면에서는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제조단가도 IPS보다 싸다.

다만, 응답 속도가 느려서 예민한 사람이라면 잔상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요즘에는 다양한 기술(예를 들어 재생 빈도 향상)이 적용되어 잔상 문제가 크게 체감되지는 않는다. 고급 VA 패널은 응답 속도가 IPS보다 빠르게 측정될 정도. 144Hz 이상의 고주사율 게이밍 모니터에서도 잔상은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

VA 패널을 채용하고 3000 : 1의 명암비를 지원하는 LG전자의 「32GN50R」 모니터. VA 패널은 화질이 우수해 게이밍 모니터에도 애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