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구매 시 알아두면 좋은 TIP 1/2

키보드 구매 시 알아두면 좋은 TIP 1/2

vol.1 키보드 간이 용어 사전

지금까지 키보드를 분류할 때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인 ‘접점 방식에 따른 키보드 종류’를 기준으로 키보드를 나눠보고 각 종류의 원리와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여러분이 실제로 키보드를 고를 때 알아두면 좋은 TIP을 살펴보려 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키보드의 성능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용어 등을 정리해 보았다.


세줄 요약

  • 키 스트로크는 키보드의 성능을 논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 키보드 글자가 지원지는 게 싫다면, 키 캡 재질과 각인 방법을 확인하고 고르자.
  • 키보드 사용 시간이 많다면 손목 받침대와 스텝 스컬처 등 인체공학적 기능을 갖춘 제품을 추천.

각인, 각인 방법

키 캡 위에 문자(한글, 영어, 숫자)를 새기는 행위. 각인하는 방법으로 승화인쇄, 이중사출, 레이저 각인, 실크 인쇄 등이 사용되며 어떤 방법으로 각인했는지에 따라 지워지는 정도가 다르다.

래피드 트리거(Rapid Trigger)

일반적으로 스위치는 입력 위치(액추에이션 포인트) 아래로 키를 누르고 있으면 신호가 계속 입력되고, 손을 떼어 입력 위치에서 일정 거리 위(리셋 포인트)까지 키가 돌아오면 스위치가 재설정되며 OFF 상태로 바뀐다. 이 거리는 제품마다 정해져 있다. 그러나 래피드 트리거는 이 거리를 극한까지 줄임으로써 다음 동작 입력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만약 게임에서 키를 눌러 캐릭터를 이동시키다가 멈추게 하고 싶다면 키에서 손을 떼야 하는데, 스위치가 재설정되는 위치까지의 거리가 멀면 손을 떼도 재설정 위치까지 되돌아오는 동안 캐릭터는 계속 이동하게 된다. 즉, 정지시키고자 하는 위치와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물론 그 차이는 얼마 안 되겠지만, 프로 게이머처럼 고수끼리의 대결에서는 생각보다 영향이 크다고 한다). 래피드 트리거라면 어긋하는 위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로우 프로파일 스위치(Low Profile Switch)

키보드에 사용되는 스위치의 높이를 낮춘 제품을 말한다. Cherry사의 경우 로우 프로파일보다 높이를 1/3 이하로 낮춘 Ultra Low Profile 스위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기계식 키보드이면서도 멤브레인(또는 팬터그래프) 키보드의 타건감을 제공한다.

Cherry사의 MX 스위치 오리지널은 높이가 18.5mm이지만, 로우 프로파일 스위치는 11.9mm, 울트라 로우 프로파일 스위치는 3.5mm에 불과하다. (사진 출처 : https://www.cherrymx.de/)

손목 받침대(Palm Rest)

리스트 레스트(Wrist Rest)라고도 불린다. 손바닥 아래의 도톰한 부분을 올려놓고 쓰느냐, 손목 전체를 올려놓고 쓰느냐의 차이지만 손목의 부담을 줄여주는 용도라는 점에서 별 차이는 없다.
기계식 키보드처럼 키 높이가 높은 제품을 사용할 경우 손목을 위로 들어 올려 타이핑해야 하므로 손목에 무리가 가게 된다. 이때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면 손목이 높은 위치에 자리하게 되어 손목을 들어 올리지 않고도 평평한 각도에서 타이핑할 수 있다. 마우스를 사용할 때도 유용하다.

사무직 회사원의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는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좋다고 한다. (사진 출처 : Walmart.com)

스텝 스컬처(Step Sculpture)

키보드 앞쪽(아래)에서 뒤쪽(위)으로 갈수록 계단처럼 높이가 높아짐으로써(step) 손가락이 닿기 쉬워지는 키 각도(sculpture)를 채용한 키보드. 인체공학적인 설계의 한 종류로 키보드 본체의 높이를 조정한 방식인 스텝 스컬처 1과 키 캡 높이와 각도를 조절해 곡면을 만드는 스텝 스컬쳐 2로 나눌 수 있다.

스텝 스컬처 1 방식. 키보드 본체의 높이를 조정한 방식이며, 제작이 어려워서 현재 이 방식을 적용한 키보드는 거의 출시되지 않고 있다.(사진 출처 : LG전자)
스텝 스컬처 2 방식. 키 높이가 낮은 팬터그래프 방식을 제외하곤 많은 키보드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웨이코스)

레이저 각인

레이저로 키 캡 표면을 깎아서 인쇄하는 방법. 레이저를 이용하므로 인쇄 자유도가 높지만, 오랫동안 사용하면 인쇄된 부분의 가는 홈에 땀이나 먼지 등 이물질이 끼어 문자가 흐릿해지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UV 코팅을 더하는 경우가 많다. 레이저로 인쇄하기 때문에 키의 재질에 따라 색이 달라지며 레이저의 조사 시간, 조사 설정에 따라서도 색, 진하기가 달라진다.

승화 인쇄

열과 압력을 이용해 키 표면에 잉크를 침투시켜 인쇄하는 방법. 키 캡에 승화인쇄가 사용될 경우, 잉크가 키 재질(수지)에 깊게 침투하기 때문에 키 재질이 마모에 강하다면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인쇄가 거의 지워지지 않는다. 열이 사용되므로 성형온도가 높고 마모에 강한 PBT 재질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키보드 각인에 사용되는 방법 중에서는 가장 잘 지워지지 않지만, 그만큼 원가가 높다.

잉크를 분사하고 열과 압력을 가하면 재질의 구멍이 열리면서 안으로 잉크가 침투하고, 이후 식히면 구멍이 닫히며 잉크가 자리 잡는다. 원리상 재질이 마모에 강하다면 잉크가 지워지지 않는다. (사진 출처 : http://www.nicewin.co.kr/)

실크 인쇄

바탕이 되는 스크린(막)을 만들고, 그 위에 잉크를 올려 인쇄하는 방법. 키 캡의 문자를 실크 인쇄한 경우 오랫동안 사용하면 인쇄가 지워지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UV 코팅을 더하기도 한다.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스크린을 색의 수만큼 사용해야 하므로 원가가 높아진다.

안티 고스팅(Anti-ghosting)

키보드의 키 인식은 전기 신호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동시에 여러 키를 누르면 신호에 부하가 생기면서 일부 신호가 정상적으로 입력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를 고스팅 현상이라고 하며, 고스팅 현상을 방지해 입력한 키의 신호를 모두 인식하게 해주는 기능을 안티 고스팅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와 정전식 무접점 키보드, 그리고 일부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가 안티 고스팅을 지원한다. 안티 고스팅이 적용된 키보드는 N키 동시 입력, 무한 동시 입력, N키 롤 오버 등으로 지원 범위를 표기하기도 한다.

액추에이션 포인트(Actuation Point)

키를 눌렀을 때 신호 입력을 인식하기까지의 깊이로 오퍼레이션 포인트(Operation Point)라고도 한다. 키 스트로크 범위 내에서 설정되며, 일부 키보드에서는 액추에이션 포인트를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금만 눌러도 인식할 수 있도록 액추에이션 포인트 깊이를 얕게 조정하거나, 확실하게 누르는 느낌을 위해 액추에이션 포인트 깊이를 깊게 조정할 수 있는 것.

액추에이션 포인트를 설정해 하나의 키로 두 가지 입력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사진 출처 : Steelseries사의 「Apex Pro TKL」 제품 상세 설명 페이지 중 일부.)
일부 제품은 액추에이션 포인트를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https://steelseries.com/)

이중사출

두 종류의 수지를 이용해 키 캡을 만드는 방법. 엄밀히 말하면 인쇄라기보다는 색이 다른 수지로 문자 등을 표현하는 것이다. 두 가지 색상의 컬러를 사용할 수도 있고, 투명 수지를 사용하면 백라이트를 투과시킬 수도 있다. 키보드 각인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문자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

키 피치(Key Pitch)

키의 중심부와 인접한 다른 키의 중심부 사이의 거리. 즉, 키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의미하며 키 피치가 좁으면 다닥다닥 붙어있다는 뜻이므로 키를 입력할 때 오타가 나기 쉽다. 일반적인 데스크톱 PC용 키보드는 19mm 정도. 키 모서리 사이의 간격은 gap이며 개념이 다르다.
키 피치가 넓으면 키보드의 전체 가로 크기가 길어지므로 키보드 크기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키 피치가 넓으면서도 작은 키보드를 원한다면 풀 배열 키보드가 아니라 콤팩트 사이즈 키보드나 텐키리스 키보드가 권장된다. 키의 크기를 작게 하는 대신 키 피치를 넓게 확보하는 ‘아이솔레이션’ 키보드도 있다.

키 피치는 더 자세히 분류하면 수평 피치(horizontal pitch)와 수직 피치(vertical pitch)로 나눌 수 있다. (사진 출처 : researchgate.net)

키스트로크(Keystroke)

키를 한 번 누르는 행위 또는 키를 눌렀을 때 얼마나 깊게 누를 수 있는지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데스크톱 PC용 키보드는 3~4cm 정도이고, PC용 키보드 중 팬터그래프 타입의 키보드나 노트북에 사용되는 키보드는 2cm 이하인 경우도 있다. 신호를 인식하기까지의 깊이(액추에이션 포인트)와는 다른 개념.
‘기계식 키보드의 청축, 갈축, 흑축은 어떻게 다른가?’ 기사에서 스위치 특성을 설명할 때 ‘최대 입력 깊이’라고 설명한 부분으로 키스트로크가 깊으면 키를 확실히 눌러야 하므로 그만큼 오입력 확률이 줄어들지만, 반면에 힘을 많이 줘야 하므로 타이핑 속도가 느려지고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간과하기 쉽지만 사실 키스트로크는 키보드의 성능을 논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폴링 레이트(Polling Rate)

키보드나 마우스가 PC 본체에 얼마나 자주 신호를 보내는지(빈도)를 의미한다. 단위는 Hz이며 일반적인 키보드라면 100Hz, 빠른 반응이 요구되는 기계식 키보드는 1,000Hz 이상을 지원한다. 일부 키보드 제품의 경우 8,000Hz까지 지원하기도 하지만, 입력 신호 빈도가 높을수록 PC 본체가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늘어나므로 PC 사양도 고려해야 한다.

폴링 레이트가 1,000Hz라면 1ms마다 1회씩 신호가 전송되고, 8,000Hz라면 0.125ms마다 1회씩 신호가 전송된다. 당연히 높은 쪽이 더 빠른 응답 속도와 섬세한 조작감을 지원한다. (사진 출처 : https://www.razer.com/)

ABS

아크릴로나이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의 약자. 일상잡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키 캡에 사용할 경우 성형이 쉽고 가벼우며 색을 더하기 쉽다. 빛과 공기에
대한 저항성이 그리 높지 않으므로 직사광선이나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색이 변하거나 물러지기 쉽다. 장시간 사용해도 키 캡이 마모되기 쉽다.

PBT

폴리부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butylene Terephtalate)의 약자. 기계적 강도, 내열성 등이 뛰어나 산업용, 식품산업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키 캡 재질로 사용할 경우, 단단하고 무거우며 내마모성이 뛰어나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열에 강하기 때문에 승화인쇄 방식으로 각인할 때 자주 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