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구매 시 알아두면 좋은 TIP 2/2

키보드 구매 시 알아두면 좋은 TIP 2/2
▲ ZSA Technology Labs의 분리형 키보드 「Voyager」.

vol.2 키보드 고르기 전에 먼저 결정할 내용

지금까지 키보드를 분류할 때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인 ‘접점 방식에 따른 키보드 종류’를 기준으로 키보드를 나눠보고 각 종류의 원리와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첫 번째 시간인 ‘키보드의 성능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용어’에 이어 두 번째 시간으로 키보드를 고르기에 앞서 먼저 결정할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세줄 요약

  • 키보드를 고를 땐 꼭 필요한 요소를 몇 개 먼저 정하고, 가격 조건은 가장 마지막에 적용하자.
  • 유선 VS 무선, 풀 배열 VS 콤팩트 배열은 사용 시 체감 차이가 크므로 가급적 양보하지 말자.
  • 가격에 맞는 키보드가 없다면, 덜 중요한 요소를 하나씩 빼면서 해당 제품이 있는지 찾는다.

선택 1. 유선 VS 무선

첫 번째로 선택해야 할 건 유선 키보드를 고를지, 무선 키보드를 고를지다. 옮기지 않고 책상에 올려놓고 데스크톱 PC용으로 사용할 거라면 유선, 집과 회사에서 같이 쓰거나 카페나 도서관 등에 가져가서 사용할 계획이 있다면 무선이 편하다. 같은 자리에서 사용할 예정이라도 데스크테리어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선이 없는 무선 제품이 좋을 것이다.

유선 키보드는 키보드 본체와 케이블이 붙어있는 일체형 케이블 제품과 케이블만 따로 분리할 수 있는 분리형 케이블 제품이 있는데, 분리형 케이블이 유지, 보수하기도 편하고 혹시라도 연결부가 고장 났을 때 대처하기도 편하다. 무한 동시 입력 기능과 1000Hz 이상의 폴링 레이트 지원 등 몇몇 기능은 무선 연결 시에는 지원하지 않으므로 이들 기능을 이용하고 싶다면 유선 키보드를 고르는 게 좋다.

무선 키보드의 폴링 레이트는 500Hz 또는 1000Hz가 한계다. 「CORSAIR K100 AIR WIRELESS」의 폴링 레이트는 유선 연결 시 8,000Hz를 지원한다.

무선 키보드는 보통 2.4GHz 무선 대역에 대응하는 전용 리시버를 이용하는 무선 제품과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무선 제품으로 나눌 수 있다.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가 편의성 부분에서는 확실히 뛰어나지만,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 데스크톱 PC와 연결하거나 반응속도 면에서는 전용 리시버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무선 키보드를 고를 때 하나 더 유의할 점은 충전식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는지, 아니면 AA 타입이나 AAA 타입 건전지를 사용하는지다. 보통 충전식 배터리 타입이라면 유선 연결도 지원하며, 건전지 타입은 유선을 아예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충전식 배터리라면 배터리 수명이 걱정되고, 건전지 타입이라면 비용이 걱정될 텐데, 충전식 배터리 수명은 의외로 긴 편이고 건전지 타입은 충전식 건전지를 사서 이용하면 되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일부 제품은 유선, 무선(리시버), 블루투스를 모두 지원하기도 하고, 블루투스는 지원하지 않고 리시버 방식만 지원하는 제품도 있으니 꼼꼼하게 살펴보자.

유선, 무선(전용 리시버), 블루투스를 모두 지원하는 키보드는 대부분 가격대가 높다. 사진은 「ROG AZOTH NX PBT(한글)」 제품의 상세 페이지 설명 중 일부.

선택 2. 풀 배열 키 VS 콤팩트 배열 키

일반적인 키보드는 영문 표준 배열인 103키에 더해 한/영 변환, 한자, 윈도 키가 더해진 106키로 구성되어 있다. 일부 키보드 제조사는 특정 기능을 별도의 키로 만들어 110키 이상의 키보드를 출시하기도 하고, Ctrl 키를 한자 키와 동시에 사용하거나 한/영 변환 키를 Alt 키와 함께 사용하는 방법으로 일부 키를 줄여 104키 타입을 선보이기도 한다. 보통 여기까지는 모든 키를 다 장비했다고 해서 ‘풀 배열’ 타입이라 부른다.

왼쪽에 전용 6키를 배열한 110키 타입의 커세어 「K57 RGB Wireless」.

풀 배열 타입에서 오른쪽에 자리 잡은 계산기 관련 키(숫자 0~9와 +, -, * 등의 기능 키)를 뺀 타입도 있다. 보통 텐키리스(TKL)라고 하는데, 87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간단하게 80% 배열 키보드라 부르기도 한다. 회계나 재무 직군처럼 숫자를 많이 사용한다면 풀 배열 키보드가 좋지만, 이들 키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겐 계륵과 같다. 무게도 가볍고, 가격도 같은 기능의 풀 배열 타입보다 싸므로 텐키리스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게임 용도의 기계식 키보드를 찾는 사람이 텐키리스 타입을 많이 찾는다.

IBM의 스페이스 세이버 키보드. 최초의 텐키리스 키보드다.

일부 키보드 제조사는 87키에서 사용 빈도가 낮은 키를 추가로 없애서 75%, 65% 배열 키보드를 선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제품은 키 배열이 106키 배열과 달라지므로 텐키리스라 부르지 않고 콤팩트 배열이라 부른다.

선택 3. 타건 시의 느낌, 소리

키보드를 친다는 건 상당히 고된 일이다. 완전 초보자가 아니라면 분당 200타 이상의 타이핑이 가능할 텐데, 이걸 1시간 동안 계속한다면 1만 번 이상 키를 누른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키를 누를 때 얼마나 힘이 들어가는지, 누를 때의 느낌과 소리가 거슬리지는 않는지를 충분한 고민 끝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 부분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다면 별도로 작성한 ‘접점 방식에 따른 키보드 종류’ 관련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간단히 정리하면, 부드럽게 눌리고 소리가 나는 게 싫다면 팬터그래프, 느낌 & 소리에 상관없이 저렴한 키보드를 원하면 멤브레인, 특유의 누르는 느낌과 소리를 원한다면 기계식(스위치가 어떤 축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더 자세하게 나뉜다), 게임용을 원한다면 기계식, 정전식 무접점 또는 광센서 키보드를 권한다.

로지 볼트 무선 연결과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무선 키보드 「MX KEYS S」. 배터리 내장형이며 팬터그래프 타입이라 범용성이 뛰어나다.

선택 4. 기능성 & 개인 취향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 타이핑의 원활함과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인체공학 적용 키보드,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판을 둘로 나누어 원하는 각도와 위치에 놓고 사용할 수 있는 분리형 키보드, 키 높이를 조절해 손목 부담을 덜어주는 스텝 스컬처 기능, 키 캡이 키보드 하우징에 묻히지 않고 위로 돌출되게 배치함으로써 옆 키가 덜 눌리도록 해주는 비키 스타일 등 키보드에는 다양한 기능들이 적용된다. 자신에게 맞는 기능이 포함됐다면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키 캡이 돌출된 키보드를 비키 스타일이라고 한다. 사진은 로지텍의 「G413 TKL」 제품.

키보드를 사용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기능은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감성, 개성, 취향을 강조하는 요소들도 있다. 백라이트 기능, 다이얼(노브) 컨트롤러 탑재, 방수&방진 기능, 키 캡의 소재와 각인 방법, 특정 키 캡을 다른 색상으로 바꿀 수 있는 개인화 기능 등이 가능한 제품이라면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초기불량이 아니라면 어지간해서는 고장날 일이 없지만, 혹시라도 고장이 걱정된다면 A/S 기간도 확인하자. 키보드 대부분은 A/S가 1년으로 짧은데, 기계식이나 정전식 무접점 키보드 일부 제품은 2년의 A/S를 제공하기도 한다.

W, A, S, D처럼 특정 용도로 자주 사용하는 키 캡의 경우, 다른 색상으로 바꾸어 구분하기 쉽게 만들면 편리하다.

선택 5. 가격

자, 이제 마지막으로 정해야 하는 건 가격이다. 보통은 가격대를 먼저 정하고 거기서 내게 제일 잘 맞는 제품을 고르는 방식이 정석인데, 키보드는 워낙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고 각각 지원하는 기능이 다르다 보니 가격을 가장 마지막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

만약 내가 원하는 가격대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춘 제품이 없다면, 덜 중요한 기능을 하나씩 빼면서 골라보자. 선택 4에 해당하는 요소를 먼저 빼고, 그래도 해당 가격대에서 제품이 없다면 선택 3에서, 이런 식으로 말이다. 가능하다면 선택 1과 선택 2는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사용할 때 가장 절실하게 느껴지는 부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