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텔의 COMPUTEX 2024 기조 강연 둘러보기

COMPUTEX 2024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렸다. COMPUTEX는 매년 대만에서 열리는 컴퓨터 관련 제품 전시회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ICT 행사로 꼽힌다. 1981년에 처음 시작됐으며, ‘COMPUTEX’는 COMPUTER와 EXPO를 합친 말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ICT 전시회 중에서 한 손에 꼽힐 정도로 규모도 크고 참가 기업도 쟁쟁한, 진작부터 초대형 전시회로 성장한 COMPUTEX이지만, 최근 들어 그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라이젠 CPU의 약진으로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한 AMD, 그리고 AI 열풍과 함께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한 NVIDIA(이하 엔비디아)가 COMPUTEX에서 새로운 정보를 다수 공개하는 등 참가에 큰 공을 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의 CEO가 모두 대만계 미국인인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AMD와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전통의 강호 INTEL(이하 인텔)도 이번 COMPUTEX 2024에서 새로운 정보를 다수 공개했다. 인텔의 기조 강연에서 공개된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네 줄 요약

데이터 센터용 CPU 「Xeon 6 6700E」는 이전 모델 대비 전력 효율은 2.6배, 성능은 최대 4.2배 높다.
AI 가속기 「Gaudi 3」는 엔비디아의 H100과 비교해 훈련 시간은 40% 빠르고, 가격 당 성능(performance per dollar)은 2.3배 우수하다.
AI PC용(노트북) 프로세서 「Lunar Lake」는 ‘Copilot+ PC’의 기준인 40TOPS를 넘는 48TOPS의 NPU 성능을 제공한다.
「Lunar Lake」의 후속 모델로 「Panther Lake」, 데스크톱 PC용 프로세서 「Arrow Lake」가 예정되어 있다.

AI Everywhere

인텔은 COMPUTEX TAIPEI 2024의 시작일인 6월 4일 오전에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CEO인 팻 겔싱어(Pat Gelsinger)가 직접 등장해 최신 제품인 ‘Xeon 6’ 및 제3분기에 시장에 선보일 예정인 차세대 초박형 노트북의 SoC(System on Chip, 통합 시스템 칩), ‘Lunar Lake’를 중심으로 다양한 내용을 공개했다.
인텔은 현재 기업 슬로건 중 하나로 ‘AI Everywhere’를 내세우고 있는데,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개인용 PC까지 어디에서나 사용자에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인텔은 기조 강연 제목에도 ‘AI Everywhere’를 내세우는 등 AI에 진심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기조 강연 제목에도 ‘AI Everywhere’가 들어갔다.

「Xeon 6 6700E」는 전력 효율이 2.6배 우수

겔싱어는 인텔과 대만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기조 강연을 시작했다. 인텔과 대만의 관계는 1985년부터 지금까지 39년 동안 이어져 왔다고 언급하며, 그때 인텔이 판매하던 제품 중 하나인 ‘Intel 286’(당시에는 80286)을 손에 들고 “이 286은 10만 개의 트랜지스터로 이루어진, 당시에는 매우 놀라운 제품이었고 내 경력에 있어 중요한 토대가 된 제품이었다”라며, “우리가 현재 판매하는 제품은 1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가진 칩이고, 1조 개의 트랜지스터를 가진 제품도 곧 실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정도로 오랜 기간인 39년 동안 이어진 대만과의 인연을 강조함과 동시에 반도체 산업은 계속해서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팻 겔싱어 CEO가 자신의 경력에도 큰 토대가 된 ‘80286’ 칩을 들고 있다.

내년 COMPUTEX에서는 인텔과 대만의 40주년 기념 파티를 열 것이고, ‘IT’는 ‘Intel’과 ‘Taiwan’을 합친 말이라는 농담과 함께 팻 겔싱어는 본격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가장 먼저 언급한 제품은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용 「Xeon 6 6700E」였다. 「Xeon 6 6700E」는 개발 코드명 Sierra Forest로 알려진, E 코어만으로 구성된 144코어의 데이터 센터용 CPU 제품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팻 겔싱어가 「Xeon 6 6700E」를 설명할 때 성능이 아니라 데이터 센터의 설치 공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는 점이다.

왼쪽이 2세대 Xeon Scalable 프로세서로 랙(설치대)을 가득 채웠을 때(20개)이고, 오른쪽이 「Xeon 6 6700E」로 같은 성능을 낼 때의 랙 모습이다.

설치 공간이 줄어든다는 말은 설치 공간을 냉각하기 위한 전력 비용의 절감과도 이어지며, 전체적으로 유지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최근 제품의 성능 못지않게 전력 소비, 냉각 성능 등 유지보수 관련 성능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팻 겔싱어는 「Xeon 6 6700E」의 뛰어난 유지보수 성능을 강조한 것으로 짐작된다.

팻 겔싱어의 설명에 따르면 「Xeon 6 6700E」는 2세대 Xeon 프로세서보다 전력 효율은 2.6배, 성능은 최대 4.2배 더 높다고 한다.

이어서 제3분기에는 개발 코드명 Granite Rapids로 알려진 「Xeon 6 6900P」가 출시될 예정이고, 2025년 제1분기에는 288코어 버전의 Sierra Forest, 코어의 수를 줄인 Granite Rapids 버전이 출시될 것이라고 향후 로드맵도 공개했다.
인텔의 AI 가속기 「Gaudi 3」의 자세한 성능도 공개됐다. Gaudi 3을 8개 탑재한 시스템의 가격이 125,000달러로 이전 모델인 「Gaudi 2」의 65,000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싸졌지만, Gaudi 3로 작동하는 LLM 기반 AI에게 경쟁사와의 가격 차이를 조사하라고 입력했더니 경쟁사(아마도 엔비디아)의 ‘3분의 2’라고 답했다며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또한, 팻 겔싱어는 「Gaudi 3」는 H100과 비교해 훈련 시간은 40% 빠르고, 가격 당 성능(performance per dollar)을 기준으로 하면 2.3배 우수하다며, 적은 비용과 높은 성능을 원한다면 「Gaudi 3」가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인텔의 「Gaudi 3」 생태계에 함께 하는 OEM/ODM 파트너의 시스템도 공개됐다.

AI PC용 프로세서, 「Lunar Lake」의 상세정보 발표

기조 강연 후반에는 인텔의 AI PC용 프로세서, 「Lunar Lake」(코드명)에 대한 상세정보가 발표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Copilot+ PC를 발표한 타이밍에 맞춰 「Lunar Lake」의 정보가 공개됐으며, 2024년 제3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의 AI PC 생태계에 참여하는 파트너사를 팻 겔싱어가 소개하고 있다.

「Lunar Lake」는 기존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와 비교해 그래픽 성능은 50% 향상됐으며, NPU는 최대 4배 높아져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한 ‘Copilot+ PC’의 기준인 40TOPS를 상회하는 48TOPS를 제공한다. 또한, GPU의 AI 연산 능력은 3.5배 높아져서 시스템적으로는 최대 120TOPS 수준의 AI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 공개됐다. 그러면서도 소비 전력은 40%까지 낮췄다.

「Lunar Lake」의 주요 특징들.

팻 겔싱어 CEO가 가장 많은 차세대 AI PC를 구동할 것이라며 「Lunar Lake」 실물 칩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Lunar Lake」가 이처럼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게 된 이유는 주요 부품인 CPU, NPU, GPU 등에 새로운 아키텍처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Lunar Lake」와 관련해 더 자세한 내용은 기회가 된다면 다른 기사에서 다루기로 하고, 다시 기조 강연 내용으로 돌아가자.
팻 겔싱어 CEO는 「Lunar Lake」가 CPU, NPU(AI), GPU 모두 경쟁상대인 「Snapdragon X Elite」보다 우수하며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걱정할 필요 없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이 공개한 로드맵에 따르면, 2025년에는 「Lunar Lake」의 후속 제품으로 「Panther Lake」가 출시될 예정이다. 「Panther Lake」는 「Lunar Lake」와 비교해 성능과 전력 효율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며, 테스트 칩은 Intel 18A에서 이미 생산 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