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DD HEDDPhone TWO Headphone
완벽에 완벽을 더한 하이엔드 헤드폰
가격
2,980,000원
성능
★★★★★
구매가치
★★★★☆
성향
밸런스
이런 사람에게 추천
최고의 헤드폰을 원한다면, 전문 작업용과 감상용 모두 적합한 올라운드 헤드폰을 원한다면 추천.
좋은 점
- 성능 끝판왕 오픈형 헤드폰.
- 시장 유일의 AMT 방식의 드라이버로 유니크함까지 갖춤.
- 프로페셔널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쓰는 바로 그 헤드폰을 나도!
나쁜 점
- 이전 작에 비해 가벼워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무겁다.(550g)
- 이 정도급 헤드폰이 다 그렇지만... 양질의 헤드폰 앰프는 꼭 챙기길!
- (당연하게도) 아웃도어용으로는 부적합하다. 크고 무겁고 오픈형이다.
사양
- 디자인: 개방형 오버 이어 헤드폰
- 드라이버: 풀 레인지 VVT 기술이 적용된 AMT 드라이버
- 주파수 응답: 10Hz - 40kHz
- 효율성: 89dB SPL (1mW)
- 임피던스: 41Ω
- 전력 요구 사항: 200 - 1,000mW
- 커넥터: 4-pin mini-XLR
- 이어패드: 인조 가죽
- 무게: 550g
구성품
- HEDDphone TWO 본체
- 트레블 케이스
- 교체용 이어 패드 (pair)
- 2.2m 케이블 (6.35mm 커넥터)
- 2.2m 케이블 (4.4mm 커넥터)
- 3-pin 오디오 어댑터(6.35mm to 3.5mm)
- 4-pin 오디오 어댑터 (밸런스드, 4.4mm to XLR)
최근 필자는 기획기사로 ‘헤드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물론 헤드폰 그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니고 ‘우리 귀가 헤드폰을 어떻게 인식하고 듣는가’에 대한 다소 과학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글을 썼지만 그 글로 인해 우리 독자들의 이해의 정도가 넓어졌으리라 믿는다.
당시 많은 이야기들을 했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스피커와 헤드폰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대체품이 될 수도 없고, 용도와 원리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고 나면 300만원에 육박하는, 누군가에게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가격의 이 헤드폰이 누군가에게는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라는 것이 납득될지도 모르겠다.
도입부가 길어졌는데, 당연히 300만원에 가까운 헤드폰은 아무리 관대한 기준으로 보아도 지나치게 비싸긴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헤드폰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졌고 나름대로의 가치와 용도, 그리고 존재의 이유가 분명히 있다. 지금부터 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것이다.
헤드폰은 스피커의 대체제인가?
결론부터 대답하면 ‘No’이다. 음악의 청취 경험의 질이나 종합적인 만족도만 따지자면 당연히 한 조 300만원 정도의 비슷한 가격대로 구매 가능한 스피커가 훨씬 낫다. 이번에 리뷰하는 제품은 프로페셔널을 위한 전문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를 만드는 HEDD의 최신 플래그십 헤드폰인 HEDDPhone Two 이지만 그래도 헤드폰이 헤드폰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드폰은 더욱 풍부한 음악 감상 경험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양질의 헤드폰이 줄 수 있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는 룸 컨디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객관적인 청취, 두 번째로는 스피커로는 불가능한 디테일한 청취이다.
스피커는 절대적으로 룸의 크기, 재질, 구조의 영향을 반드시 받으며,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어느 정도냐하면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헤드폰은 구조적으로 룸어쿠스틱의 영향이 완전히 제거되기 때문에 매우 객관적인 청취가 가능하다.
또한 재생 대역의 넓이, 그리고 주파수 반응의 평탄성 면에서 스피커는 절대 양질의 헤드폰을 따라갈 수 없다. 청취자의 귀 수준을 평가하는데 가장 객관적이라고 알려진 Harman International이 무료 배포하는 테스트 프로그램인 ‘How to Listen’의 경우만 보아도 똑 같은 참가자가 스피커와 헤드폰으로 테스트에 임할 때 드라마틱한 점수의 차이가 난다. 물론 헤드폰/이어폰 쪽의 점수가 훨씬 높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프로페셔널 엔지니어는 자신의 업무용 믹싱룸에 수억 대의 양질의 스피커 시스템을 아무리 잘 설치해놓았다고 해도 반드시 보조용으로 헤드폰을 구비해놓는다. 여기서 디테일한 음색의 변화나 잡음 등을 체크하는 것이다.
꼭 이러한 이유가 아니라도 헤드폰은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선 많은 음악들이 이제는 소비자층을 고려하여 헤드폰/이어폰 청취에 적합하게 믹싱 작업이 되어 나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Dolby Atmos를 비롯한 몰입형/입체 음향 콘텐츠들이 쏟아져나오면서 스피커 없이 3차원 사운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방편으로 헤드폰/이어폰을 이용한 바이노럴(Binaural) 청취가 대중화 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평생 사용할 ‘똘똘한 헤드폰’ 하나쯤 갖추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스피커 시스템을 제대로 하나 갖춰놓으면 기변 없이 10년 이상 만족하면서 사용하듯이 말이다. 분명 HEDDPhone Two는 당신의 청취 경험을 새로운 차원으로 인도할만한 성능을 갖췄다.
AMT 드라이버로 헤드폰을 만들다
HEDD는 AMT(Air Motion Transformer) 드라이버에 있어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따라 HEDD에서 생산하는 모든 스피커에는 AMT 드라이버가 적용되어 있다. 물론 이 분야는 ADAM Audio가 먼저 개척하긴 했지만 현재 HEDD의 창립자가 ADAM의 창립자이니 HEDD가 ‘원조급’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외형은 마치 구식의 리본 트위터처럼 생겼지만 원리적으로는 평판형 다이나믹 드라이버에 더욱 가깝다. 다만 진동판을 복잡한 구조로 접어 주름 자체가 진동하여 공기를 밀어내는 원리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에 비해 훨씬 반응이 빠르면서도 효율이 좋다.
물론 AMT 드라이버가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다. "어떤 드라이버가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제각기 방식의 장단점들이 있을 뿐 아니라 어떤 재료와 구조를 어떻게 조합해서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천지차이로 변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AMT 드라이버는 기존 드라이버에 비해 만드는 회사가 현저히 적으며 이에 따라 단가가 치솟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특유의 구조로 기존 드라이버에 비해 같은 크기에 최대 8배의 면적 효과를 얻는데다 고음 반응이 빠를 수 밖에 없는 구조로 특히 고주파 재생에 있어서 극도로 섬세한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몇 년 전에 HEDD는 자사의 스피커에 쓰이던 AMT 방식을 헤드폰에 적용하는 대담한 시도를 했고 이는 오리지널 버전의 HEDDPhone으로 출시되었다. 당시 워낙 센세이션한 구조라서 필자도 리뷰어 대열에 참가했는데 엄청난 사운드적 퍼포먼스, 그리고 700g을 상회하는 무게, 이를 더욱 무겁고 불편하게 하는 헤드밴드 구조로 인해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퍽 인상이 깊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HEDDPhone Two는 200g에 가까운 다이어트, 그리고 착용감 면에서 드라마틱한 개선을 이뤄냈다.
모든 단점이 개선된 HEDDPhone Two
예전에 필자가 HEDDPhone 오리지널 버전을 리뷰했을 때 그 압도적인 사운드적 성능에 대해서 극찬을 거듭했었다. 하지만 극악의 무게와 착용감은 개인적으로는 그 제품의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였고, 필자는 그렇기에 이 제품의 상업적 성과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HEDDPhone은 시장에서 그 가격, 그리고 적은 생산량을 고려한다면 ‘열광’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프로페셔널 사운드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완벽하다’는 입소문이 났으며 이들은 엄청난 무게와 극악의 착용감을 기꺼이 감당했다.
HEDDPhone Two는 비록 상당한 가격의 상승(약 50만원 가량)이 있었지만 이를 충분히 상쇄할만큼 원래 버전의 단점을 완벽하게 개선했다. 무게는 718g에서 550g으로 감소했으며 헤드밴드는 조절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편안해졌다. 한층 가벼워진 무게와 더 부드러워진 이어패드로 인해 전반적인 착용감은 정말 드라마틱하게 좋아졌다.
커넥터는 여전히 좌우가 분리된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전에 Mini-XLR을 사용했던 것에 비해 3.5mm TRS 단자로의 변화가 있다. 사실 이 부분은 딱히 개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새로 바뀐 방식도 음질이나 기능성 면에서는 전혀 문제는 없다. 아마도 조금이라도 하우징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려는 선택이 아닐까도 싶다. 필자가 지적했던 휴대용 파우치를 제공하지 않았던 문제도 새로운HEDDPhone TWO는 완벽하게 피팅되는 파우치를 제공한다.
AMT 드라이버로 사운드적 장점을 극대화하다
헤드폰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넓은 주파수 대역의 재생, 평탄판 주파수 반응, 빠른 순간응답반응, 자연스러운 위상반응, 낮은 THD가 사운드에는 가장 중요한 파라미터들이다. HEDDPhone One, 그리고 Two가 현재 시장에 나온 거의 유일한 AMT 방식의 헤드폰이기에 ‘이게 AMT 드라이버만의 장점인지, 아니면 HEDD가 튜닝을 잘 해서인지’에 대한 객관적 변별성이 있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애써서 추측해보자면 이 방식은 각 드라이버의 장점을 고루고루 가진 것 같다.
다이나믹 드라이버의 자연스러움과 일관된 위상반응, 낮은 왜곡의 장점을 모두 가지면서 극도로 빠른 순간응답반응과 그로 인한 해상력, 넓은 주파수 반응 등의 장점까지 추가했다. 반대로 말하자면 정전식 평판 드라이버의 극도로 빠른 순간응답반응으로 인한 해상력과 탄탄한 저음 반응을 가짐과 동시에 다이나믹 드라이버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AMT 드라이버의 임피던스는 41Ω으로 그렇게 높지는 않다. 아니, 비슷한 그레이드의 다이나믹 방식의 레퍼런스급 헤드폰과 비교한다면 임피던스는 매우 낮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울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효율이 89dBSPL(1mW)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는 아주 낮은 수치는 아니며 전반적으로 이전 작(42Ω, 87dBSPL(1mW))에 비해 개선된 것이긴 하다.
일반적으로 ‘헤드폰의 임피던스가 낮으면 헤드폰 앰프가 필요없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지만 낮은 임피던스는 헤드폰 출력부의 입장에서는 큰 부하로 작용하기 때문에 THD를 높일 수 있는 요소이며 낮은 효율은 더욱 큰 헤드폰 드라이브를 요구하기 때문에 사실은 HEDDPhone Two야말로 더 좋은 헤드폰 앰프가 필수적이다.
애초에 HEDDPhone Two는 프로페셔널 사운드 엔지니어를 위해 개발된 헤드폰이며 믹싱 데스크에 별도의 헤드폰 앰프를 추가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스펙 구성을 굳이 단점이라고 치부하긴 어렵다. 하지만 일반적인 유저들에게는 별도의 헤드폰 앰프를 챙기는 것이 다소 귀찮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필자가 테스트해본 결과 일반적인 그레이드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DAC 기기라면 헤드폰 출력 노브의 70~80% 선에서 적정 볼륨을 얻을 수 있었다. 필자가 가장 추천하는 것은 최근 출시되는 USB 타입의 라인출력/헤드폰 앰프 겸용 DAC이다. 여기에 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타입의 스피커를 연결한다면 하나의 기기로 헤드폰과 스피커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중립, 또 중립, 고품질 중립!
전반적인 사운드 경향은 완전한 중립성을 갖고 있다. 프로페셔널 사운드 엔지니어의 모니터링 작업, 그리고 까다로운 Audiophile의 감상용까지 두루 만족시킨다. 기본적으로 재생 주파수 대역은 10Hz~40kHz로 인간의 가청주파수 대역을 까마득하게 넘어서기에 Hi-Res 고해상도 음원 재생에서도 불필요한 왜곡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여기에 전 대역에 걸쳐 빠른 순간응답반응을 실현하고 있어서 모든 대역에서 극히 높은 해상도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전 대역의 주파수반응 역시 대단히 평탄한 편이다. 헤드폰 출력부만 정상적이라면 별도의 EQ 트리트먼트는 전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운드적 장점으로 인해 클래식부터 재즈, 헤비메탈까지 가리는 장르는 전혀 없다. 레퍼런스급 헤드폰이니 당연한 이야기인데, 시중에 출시된 많은 레퍼런스 헤드폰들 중 상당수가 의외로 자기 성격이 강하고 능력치가 고르지 않아 장르를 다소 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HEDDPhone TWO가 이룩한 성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똘똘한 헤드폰 하나는 이제 필수품!
최근의 음악 감상 트렌드는 대부분 헤드폰/이어폰으로 넘어간지 오래다. 새로 출시되는 음악들의 90%가 헤드폰/이어폰으로 소비된다. 이에 심지어 어떤 사운드 엔지니어들은 대부분의 믹싱을 헤드폰만으로 끝낼 정도다. 여기에 최근 Dolby Atmos를 비롯한 입체음향 콘텐츠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따라서 객관적인 성향의 양질의 헤드폰은 점점 그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300만원에 가까운 가격 때문에 많은 독자들이 스피커와 비교할지 모르겠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헤드폰은 분명 스피커와 근본적인 용도가 다르다. 다만 스피커 환경에 대해 좀 더 말을 보탠다면 사실 스피커로 ‘최고의 청취환경’을 갖춘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3웨이급으로 넘어갈 경우 스피커 한 조에 1천만원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여기에 룸 어쿠스틱 환경 개선까지 포함하면 경우에 따라 스피커의 비용을 상회하기도 한다. 여기에 입체음향 재생을 고려해 최소한의 셋업인 5.1.4나 7.1.2의 환경이라도 갖춘다고 하면 웬만한 열정을 가진 재력가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하다.
하지만 헤드폰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3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의 헤드폰이라면 일반적인 기준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최근의 트렌드를 고려해볼 때, 그리고 제품의 내구 연한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그리고 앞으로 유지되는 제품의 가치를 생각해본다면 단순히 ‘사치스럽다’거나 ‘과소비’라고 치부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