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현역인 HDD, 똑똑하게 고르는 법 - 기초편

아직 현역인 HDD, 똑똑하게 고르는 법 - 기초편

SSD에 입지를 많이 빼앗겼다고는 하지만, HDD(Hard Disk Drive)는 가격 대비 우수한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저장 장치로 여전히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필자 역시 SSD(Solid State Drive)를 사용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HDD를 함께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나는 과연 HDD를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HDD의 본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SSD의 편리함에만 마음을 빼앗긴 건 아닐까? 아무리 비싼 스포츠카를 샀다 하더라도, 1단 기어로만 주행하면 옆 차선에서 추월해가는 경차를 따라갈 수 없는 법. 그래서 HDD를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HDD를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정리해보는 기사를 준비했다.


네 줄 요약

  • HDD는 여전히 PC용 저장 장치, NAS, 휴대용 저장 장치, 게임기 등 다양한 용도로 사랑받고 있다.
  • HDD를 소스 기기와 연결하는 방법으로 SATA, USB, 네트워크 방식 등이 사용된다.
  • HDD의 크기는 플래터에 의해 결정되며 3.5인치 모델은 데스크톱이나 서버용, 2.5인치용 모델은 노트북이나 외장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 용량을 기준으로 현재 가성비가 높은 제품은 1TB~4TB 제품이며, 최근에는 8TB 제품도 가성비 높은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어떤 용도인가?

HDD를 살 때 우선 생각해야 할 점은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다. 용도에 따라 HDD가 외부에 노출될 수도 있고 케이스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전원을 콘센트에 연결할 필요도 있는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진다. HDD의 주요 사용처는 다음과 같다.

PC의 데이터 저장

PC용 HDD의 표준적인 용도는 데이터 저장이다. 전에는 OS의 부팅 드라이브로도 사용됐지만, 속도 차이로 인해 최근에는 SSD(Solid State Drive)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하드 디스크는 가격 대비 SSD와 비교해 대용량이라는 특징을 활용하여 데이터 저장용 드라이브로 많이 활용된다. USB나 무선 LAN(Wi-Fi)으로 연결되는 외장 HDD도 있고, 컴퓨터 본체에 내장되는 내장 HDD도 있다.

NAS 활용

넓은 의미에서는 앞서 설명한 데이터 저장용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개인 사용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네트워크 공유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한 HDD가 NAS(Network Attached Storage)다. 보통 무선 LAN이나 유선 LAN과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한다.

HDD를 따로 구매해 NAS를 구축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미리 구축된 NAS 제품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사진은 Synology사의 4TB용 NAS 제품인 「ST150-4T」.

휴대용 HDD

PC용 데이터 저장이 목적이긴 하지만, 실내에 고정적으로 설치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외부로 휴대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HDD를 말한다. 보통 USB와 같은 단자를 이용해 소스 기기와 연결하지만, 외부 사용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별도의 전원은 필요치 않는다. 휴대 시 파손이나 고장을 줄이기 위해 진동이나 충격 등 극한의 테스트를 거치는 ‘MIL 규격’ 모델, 방수 기능이 뛰어난 모델, 무선 LAN으로 연결할 수 있는 모델 등 세부 용도에 특화한 모델도 있다.

게임기용 HDD

PlayStation 4, PlayStation 5, Xbox 등 게임기 중 일부는 HDD를 연결하여 게임 소프트웨어나 세이브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또한, 게임기에 따라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음악 데이터나 동영상 데이터를 재생할 수도 있다. 보통 USB 단자를 이용하여 외장으로 연결하는데, 내장도 가능하긴 하지만 내장용은 보통 속도가 빠른 SSD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PS5용 게임 「Horizon Forbidden West」와 협업해 시게이트가 출시한 2TB 용량의 외장 HDD.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Plug & Play를 지원한다.

연결 방식에 주목

HDD를 PC(또는 소스 기기)와 연결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SATA, USB, 네트워크 등 3가지가 있다. 사실 연결 방식은 사용자가 직접 고른다기보다는 용도에 맞게 미리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각 연결 방식이 어떤 차이를 가졌는지 알고 있다면 제품을 고르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SATA

HDD를 컴퓨터 본체에 내장하려면 SATA 6Gb/s와 같은 단자를 사용하여 연결한다. SATA는 컴퓨터와 하드 디스크, 외부 기록 장치 등을 연결하는 표준으로 정식 명칭은 Serial 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다. 버전에 따라 전송 속도가 크게 달라지므로 가능하면 SATA 6Gb/s를 고르는 것이 좋다. 참고로 기술 표준화 협회에서는 혼동을 일으킬 수 있으니 SATA 1, 2, 3 등으로 표현하지 말고 성능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1.5Gb/s, 3Gb/s, 6Gb/s 등으로 표현하길 권하고 있다.

컴퓨터와 하드 디스크, 외부 기록 장치 등을 연결하는 표준인 SATA.
SATA 3.0을 3Gb/s로 혼동할 수 있으니 기술 표준화 협회에서는 ‘SATA 6Gb/s [제품명]’ 표기를 권고하고 있다.

[SATA 규격 명칭과 전송 속도, 제품명 표기 주의사항 관련 내용 보러 가기]

USB

외장용 HDD를 사용하는 경우, 표준적으로 USB 단자를 이용한 연결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USB 단자라고 뭉뚱그려도 USB Type-A나 USB Type-C와 같이 커넥터의 모양이 다양하고, USB Type-A에도 USB 2.0(480Mbps)이나 USB 3.0(5Gbps)과 같은 다양한 규격이 있으며, 규격에 따라 데이터 전송 속도가 달라진다. 최신 USB(USB4 Gen 4×2) 및 Thunderbolt 5 규격은 최대 80~120Gbps의 전송 속도를 지원하므로 USB 3.0과 비교해 약 10~15배 속도가 빠른 셈.

다만, USB4 Gen 4×2와 Thunderbolt 5는 대중화에 상당히 시간이 걸릴 듯하므로 실질적으로는 USB 3.0, Thunderbolt 4를 지원하는지 확인하면 된다. 참고로 우리가 USB의 최신 버전으로 알고 있는 USB 3.0은 몇 년 전부터 표기법이 바뀌어 기존 USB 3.0은 USB 3.2 Gen 1×1(5Gbps)을 가리키며, 같은 USB 3.2라고 해도 뒤에 어떻게 표기하느냐에 따라 속도가 최대 20Gbps까지 달라진다. 전송 속도에 민감하다면 지원하는 USB 규격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꼼꼼하게 확인하자.

USB 3.2의 세부 사양.

네트워크

NAS용 외장 HDD의 경우, 유선 LAN을 통해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하거나 LAN 케이블을 무선 LAN 라우터 등에 연결하여 무선 LAN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일부 외장 HDD나 휴대용 HDD 중에는 자체적으로 무선 LAN으로 연결할 수 있는 모델도 있다. 다만, NAS를 무선 LAN으로 연결할 경우 속도, 데이터 안정성, 보안 등에서 불리하므로 그리 권장되지는 않는다.

무게와 크기도 중요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HDD는 크기를 기준으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3.5인치와 2.5인치 타입인데, 이는 HDD 내부에 탑재된 ‘플래터’의 크기에 따라 분류된 것이다. HDD가 처음 대중화되기 시작한 무렵에는 5인치, 8인치, 1.8인치 등 다양한 크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3.5인치와 2.5인치 두 종류로 정리됐다.

원반형 판인 플래터에 데이터가 기록된다. 보통 3.5인치용은 데스크톱이나 서버용으로, 2.5인치용은 노트북이나 휴대용, 게임기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HDD를 컴퓨터 본체에 설치하려면 본체 내부의 전용 공간에 크기에 맞게 준비된, ‘마운터’라고 불리는 브래킷을 부착해 설치해야 한다. 외장용 HDD의 경우, 제조사들이 3.5인치용이나 2.5인치용 케이스에 넣어 판매하고 있으므로 원하는 크기를 선택하시면 된다. 휴대용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휴대성을 위해 2.5인치 크기이면서 가벼운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역시나 가장 중요한 건 용량

현재 시판되는 하드 디스크의 용량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출시된 지 15년이 100GB 이하의 HDD도 아직 판매되고 있으며, 대용량의 경우 24TB 제품까지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HDD의 가격이 많이 저렴해지면서 사람들이 주로 찾는 용량은 GB를 넘어 TB까지 확장됐다. 보통 1TB에서 4TB 정도를 많이 고르고 있는데, 이들 제품이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용량이 큰 제품이 편리하지만, 일반적인 데스크톱 PC의 데이터 저장 용도라면 1TB 정도로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NAS 용도로 사용한다면 사용하는 사람의 수에 맞춰 최대한 큰 용량을 고르는 것이 안정적이다. 게임기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OS 특성상 연결 가능한 HDD 용량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니, 게임기에 동봉된 설명서를 참고하자.

최근에는 가성비 훌륭한 8TB 제품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다나와에서 8TB HDD 중에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인 웨스턴 디지털의 Blue 라인업 제품으로 약 18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