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의 개념, 기원, CPU와의 차이
중요하지만 잘 모르는 부품, GPU
PC 본체는 CPU, GPU, 메인 보드, RAM, HDD(SSD) 등 여러 부품으로 구성된다. 이중 가장 중요한 부품은 무엇일까?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면 PC로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필수 부품임에는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부품 하나만 고르라면 CPU를 꼽을 것이다. 중앙 처리 장치(Central Processing Unit)라는 말 그대로 우리가 PC에 원하는, 데이터를 처리해 결과를 도출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들 중에서 가장 비싼 부품은 무엇일까? 역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CPU일까? 아니다. 바로 GPU다. 서버용 등 특수 용도가 아니라 일반 소비자용 부품을 기준으로 하면 인텔의 최신세대 최고사양 CPU인 「i9-14900K」가 약 80만 원, AMD의 최신세대 최고사양 CPU인 「Ryzen 9 7950X3D」가 약 91만 원인데 비해 엔비디아의 최고사양 GPU인 RTX4090을 탑재한 그래픽카드는 적어도 270만 원, 제조사에 따라서는 350만 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 가격을 보면 GPU가 얼마나 중요한 부품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GPU와 관련해 이 수준의 성능을 위해서 어느 정도 사양의 GPU가 필요할까? 이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사람도 있겠지만, GPU(그래픽카드)는 왜 이렇게 비쌀까? 아니, 그에 앞서 GPU는 PC에서 무슨 역할을 담당하는 것일까? GPU와 그래픽카드는 같은 개념일까? 이런 기초적인 부분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CPU보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GPU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내용으로 준비해보았다.
세 줄 요약
- 처음에는 CPU가 모든 연산을 담당했지만, 그래픽 정보가 많아지면서 GPU가 등장했다.
- GPU는 그래픽 처리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연산해 CPU에 걸리는 부하를 줄인다.
- 최초의 GPU는 엔비디아가 1999년 선보였다. 다만, GPU 용어 자체는 그 전부터 쓰였다.
GPU란 무엇인가?
GPU는 Graphics Processing Unit의 약자로 이미지(그래픽)를 처리하는 장치라는 뜻이다. PC가 동작하면서 이미지를 처리하기 위한 연산이 필요하다면 이 GPU가 주된 역할을 맡게 된다. 근래에 단순한 수식이나 문서보다 이미지, 동영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더 빠르고 더 깨끗한 이미지, 동영상이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고성능의 GPU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미지를 처리한다는 건 막대한 데이터를 재빠르게 연산한다는 의미이므로 빅 데이터를 처리하는데도 GPU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CPU와 GPU는 어떻게 다른가?
앞서 잠깐 언급했던 CPU(중앙 처리 장치)와 GPU는 단어도 비슷해서 혼동되기 쉽다. 둘 다 처리 장치(연산 장치)인 건 공통적이지만 처리하는 대상, 그리고 목적, 처리하는 속도가 다르다. CPU는 PC에서 벌어지는 모든 처리 과정을 범용적으로 담당하기 위해 설계됐고, GPU는 CPU 기능 중 일부분인 이미지 처리에 특화되어 설계됐기 때문이다.
CPU는 Central Processing Unit이라는 말처럼 PC의 두뇌로서 기능한다. 축차 연산부터 데이터베이스 실행까지 폭넓은 처리에 대응하며 각 작업에 집중해 처리하는, 연속적인 연산 능력이 뛰어나다. 반면에 GPU는 내부에서 코어와 연계해 동작함으로써 병렬로 처리하기 때문에 CPU와 비교할 때 압도적인 처리 속도를 자랑한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행렬연산 처리 속도가 CPU보다 대략 10배는 빠르다고 한다.
다만, 단순 연산에만 특화되어 범용적인 처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드리블, 패스, 달리기, 슛 결정력, 몸싸움, 수비 골고루 잘하는 축구 선수와 페널티 킥은 100% 성공시키지만 다른 능력은 전부 꽝인 선수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일반적인 PC에서 CPU는 차례차례 작업을 수행하며 폭넓게 처리하도록 기능한다. 그러나 어떤 순간 이미지나 동영상 데이터의 처리처럼 막대한 양의 단순 작업이 필요할 때가 생길 수 있다. 이 막대한 양의 단순 작업을 CPU에게만 온전히 맡기면, 다른 작업은 그래픽 작업이 끝날 때까지 지체될 수밖에 없다. 이때 이 단순 작업을 GPU가 맡게 되고, 계속해서 진행하는 다른 작업을 CPU가 담당한다. 맡는 역할은 전혀 다르지만, 서로 일을 나눠 맡으며 협업을 이뤄가는 것이다.
GPU는 어떻게 생겨났나?
GPU가 탄생하기 한참 전인 1940년대~1950년대에 도트 매트릭스 스크린이라는 디스플레이가 있었다. 이후 벡터 디스플레이, 래스터 디스플레이를 거쳐 최초의 비디오 게임기와 PC가 등장했다. 당시 화면에 정보가 표시되는 작업은 그래픽스 컨트롤러(Graphics Controller)라는 비 프로그램 방식의 기기가 조정했다. 이 그래픽스 컨트롤러는 그때까지 처리 과정을 CPU에 의존했는데, 일부 그래픽스 컨트롤러에는 온칩 프로세서가 탑재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프로세서 하나(싱글 칩)로 화면에 단일 픽셀을 만들어내는 3D 이미지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최종 목표는 짧은 시간 내에 많은 픽셀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화면에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가 우리가 알고 있는 GPU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GPU는 언제 처음 등장했을까? GPU라는 단어 자체는 Sony가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을 처음 출시할 때 플레이스테이션에 탑재된 그래픽장치의 이름을 ‘Sony GPU’라고 명명한 게 최초라고 알려졌다. 다만, 이 장치는 지금의 GPU처럼 연산 기능을 하드웨어적으로 탑재한 게 아니라, CPU를 보조하는 코프로세서 형태로 작동했다.
현재와 같은 GPU가 등장한 건 1999년이 처음으로 엔비디아(Nvidia)가 싱글 칩 형태의 「Geforce 256 GPU」를 출시한 게 최초다.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기반이었던 렌더링 엔진, 트랜스포메이션 및 라이트닝 엔진을 그래픽스 컨트롤러와 통합해 이 모든 걸 프로그램 방식의 칩에 탑재함으로써 하드웨어적으로 구현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최초의 GPU를 선보인 곳이 Sony가 아닌 엔비디아인 이유다. 이후 GPU는 업계 표준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