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형 GPU와 내장형 GPU, 그리고 클라우드 GPU

외장형 GPU와 내장형 GPU, 그리고 클라우드 GPU

지난 기사를 통해 GPU란 무엇이고 CPU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GPU를 시스템에 작용하는 형태에 따라 나누어보고, 대략적인 차이를 설명하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가 별 뜻 없이 함께 사용하고 있는 GPU와 그래픽카드는 어떻게 다른지도 짚어본다.


세 줄 요약

  • GPU는 그래픽 관련 연산을 담당하는 칩이고, 그래픽카드는 GPU가 포함된 애드인 보드다.
  • 물리적이고 독립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따라 외장형, 내장형, 클라우드 GPU로 나눌 수 있다.
  • 외장형, 내장형, 클라우드 GPU는 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필요 환경, 요구 성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GPU와 그래픽카드는 전혀 다른 개념

우선 GPU의 형태를 나누기 전에 우리가 보통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GPU와 그래픽카드는 서로 다른 개념임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GPU는 그래픽 관련 연산을 담당하는 싱글 칩이고, 그래픽카드는 컴퓨터 메인 보드의 특정 위치에 장착하는 애드인 보드(Add-in Board)다. GPU를 비롯해 비디오 메모리용 VRAM, HDMI나 DisplayPort 등의 포트, 냉각 부품 등 GPU의 성능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한 장치들을 하나의 애드인 보드에 모은, 일종의 ‘모듈’이라 생각하면 된다. ‘애드인’ 형태라 메인 보드와 호환되는 다른 그래픽카드로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요약하면 GPU는 자동차의 동력을 발생시키는 ‘엔진’이고, 그래픽카드는 엔진에 각종 부품을 더함으로써 사람이 타고 이동할 수 있게 만든 ‘자동차’라고 생각하면 비슷하다.

「Geforce 256」 GPU 칩이 탑재된 그래픽카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많이 사용됐다.

MSI, GIGABYTE, ASUS, ZOTAC, SAPPHIRE 등의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은 엔비디아의 ‘GPU’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기술을 더해 ‘그래픽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 같은 GPU를 사용한 그래픽카드라도 제조사에 따라 조금씩 성능 차이,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 최근 출시된, ‘RTX 4070 Ti SUPER’ GPU를 탑재한 그래픽카드들. GPU는 같지만, 제조사의 기술이 들어가기에 완성된 그래픽카드의 성능과 가격은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GPU는 어떻게 작동하나?

최신 GPU에는 일반적으로 다수의 멀티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다. 각각 공유 메모리 블록뿐만 아니라 다수의 프로세서에 대응하는 레지스터를 포함하고 있다. GPU는 자체적으로 상수 메모리(constant memory)를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더해 GPU가 탑재된 보드상의 기기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각 GPU는 목적, 제조사, 칩 사양, GPU 조정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작동한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의 CUDA 병렬 처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면, 개발사는 최대한 많은 병렬 처리 애플리케이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GPU를 특별히 프로그래밍한다.

CIDA의 처리 흐름. ①메모리를 GPU로 복사하고 ②CPU가 GPU에 처리를 지시하면, ③GPU가 각 코어에서 병렬로 계산한다. ④GPU의 계산 결과를 CPU 메인 메모리에 복사하면 과정 종료.

이렇게 작동하는 GPU를 별도의 독립된 칩 형태로 만든 게 외장형 GPU(또는 디스크리트 GPU)다. 참고로 외장형 GPU를 애드인 보드 형태로, 메인 보드에 꽂아 사용하는 모듈 형태로 만든 것이 그래픽카드다. 그리고 CPU와 합쳐서 하나의 칩으로 만든 형태가 통합 GPU(또는 내장 GPU), 그리고 기기 내에서 그래픽 기능을 처리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통해 작동하게 만든 형태를 가상 GPU(또는 클라우드 GPU)라고 부른다. GPU는 크게 이 세 가지 중에 하나로 형태로 작동한다.

GPU의 형태

외장형 GPU

외장형 GPU는 당면한 작업에 완전히 특화한 용도로 사용된다. 우리가 PC를 구매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품 중 하나인 지포스나 라데온 등의 그래픽카드가 외장형 GPU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과거에는 그래픽 연산이 외장형 GPU의 주된 역할이었지만, 내부에서 코어와 연계해 동작함으로써 병렬로 처리하는 GPU의 특성상 CPU와 비교해 압도적인 처리 속도를 자랑하므로 지금은 기계 학습(머신 러닝)이나 복잡한 시뮬레이션 등의 작업을 위한 용도로도 많이 사용된다. 2020년 말부터 가상화폐 채굴 붐이 일어나면서 외장형 GPU의 수요가 급속도로 늘어나 가격이 폭등했는데, GPU의 이런 특징이 채굴에 효과적이라고 판명됐기 때문이다.
그래픽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대부분은 메인 보드에 장착되는 그래픽카드 형태로 장착하지만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메인 보드 자체의 다른 카드나 슬롯에 직접 장착하기도 한다.

▲ 익숙한 그래픽카드 모습은 외장형 GPU의 한 형태다.

내장형 GPU(통합 GPU)

기존의 주류였던 외장형 GPU의 형태와는 다른 형태의 GPU가 2010년대 초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PC 제조사들은 가격 경쟁, 새로운 수요층 창출을 위해 iGPU(Integrated Graphics Processing Unit, 내장 그래픽 처리 장치)라 불리는, CPU와 GPU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칩을 탑재한 PC를 선보였는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인텔의 Celeron, Pentium, Core 라인업이 바로 iGPU의 원조다. 이들 iGPU는 노트북, PC에 널리 사용되면서 지금도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 AMD가 최근 공개한 8000 시리즈는 상당히 우수한 수준의 iGPU 성능을 갖춘 CPU다.

iGPU의 또 다른 형태는 GPU, GPU, 메모리, 네트워크 등의 구성 요소를 하나로 합친 SoC(System on Chip)다. 애플의 A 프로세서,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등이 대표적인 SoC다.

▲ 대표적인 SoC 중 하나가 퀄컴이 얼마 전 공개한 ‘스냅드래곤 8 Gen.3’다.

클라우드 GPU

다른 컴퓨팅 하드웨어 인프라와 마찬가지로 GPU도 가상화가 가능하다. 가상화된 GPU는 클라우드상의 가상 서버인 ‘인스턴스’의 다른 가상 GPU와 공간을 공유하는 GPU를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를 이용하면 서버를 직접 설치하거나 관리할 필요가 없으므로 설비를 구매하고 설치하는 데 필요한 목돈을 절약할 수 있다. 장비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유지보수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 또한, 인터넷을 거쳐 리소스가 제공되므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그리고 원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 클라우드 GPU의 개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