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까워진 몰입형 사운드 2/2

더 가까워진 몰입형 사운드 2/2
국내 최대의 Dolby Atmos Music 스튜디오인 사운드360 콘트롤룸.

Part.2 현실적인 입체음향 즐기기


세 줄 요약

  • 최고의 방법은 스피커를 전면, 후면, 천장에 모두 설치하고 고가의 AV리시버를 구매하는 것이다.
  • 그게 싫다면 3D 사운드바가 대안이지만 다소 비싼 제품만이 제 기능을 하니 잘 알아봐야 한다.
  • 요즘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가상 3D 기술도 많이 좋아졌으며 스테레오 스피커로 3D 사운드를 구현하는 신기술도 등장했다.

앞서 기사에서 입체 음향의 포맷들은 Dolby Atmos, Auro 3D, DTS:X가 주류이며 이 중 Dolby Atmos가 현재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그렇다면 이들을 실질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가장 멋지게, 그리고 확실하고, ‘고퀄’로 즐기는 방식은 단연 AV리시버 하드웨어와 다중의 스피커들을 이용한 방식이다.
두 번째 방법은 아마도 최근 유행하는 3D 사운드바를 이용하는 방법이 될 것 같다. 다중 스피커를 이용한 방식만은 못하겠지만 고가의 AV리시버와 다량의 스피커들을 구입하고 설치하는 번거로운 과정들을 거치지 않아도 되어서 최근 가장 큰 각광을 받고 있다.
마지막 방법은 대부분의 유저들이 즐기고 있는 이어폰 및 헤드폰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매우 저렴하지만 어느 정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음질이나 음색도 생각보다는 굉장히 우수하니 이 방법을 무시할 필요는 없다.

스피커로 입체음향 즐기기

입체음향 감상에는 실제 스피커 배치가 가장 효과가 좋다.

현재 Dolby Atmos와 Auro 3D는 최소한의 입체음향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스피커의 수량 및 배치로 5.1.2ch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두 포맷은 최적의 감상을 위한 엄격한 스피커 배치 기준 역시 갖고 있다. 유저가 자신의 집에서 어떻게 스피커를 사용하든 그것은 자기 마음이지만 이 권장 기준을 잘 지키면 프로듀서나 음향감독이 제작시 의도한 바를 가장 흡사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재미있게도 DTS:X는 이에 대해 별다른 제약을 두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상세히 설명하면 이야기가 매우 길어져 간략하게만 설명하자면 현재Dolby Atmos, Auro 3D, DTS:X 모두 ‘객체음원’ 기능을 지원하며 AV리시버들은 스피커 배치에 대한 상세한 튜닝 기능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세 포맷 모두 제대로 된 품질의 스피커만 사용한다면 딱히 감상에 있어서 문제를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AV리시버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최소한 여기 언급된 3가지의 입체음향 포맷의 디코더를 내장할 것이 요구된다. 또한 합리적인 예산을 위해 파워앰프나 내장된 일반적인 AV리시버로 구성할지, 혹은 별도의 다채널 파워앰프나 액티브 스피커의 사용을 상정한 라인 출력만을 가진 AV 리시버로 구성할지 정도만 결정하면 될 것이다.
아마 많은 유저들이 벽에 부딪히는 것이 스피커의 선정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면의 LCR 스피커는 적당한 크기의 북쉘프 스피커를 사용하면 되지만 후면 및 천장에 배치할 스피커는 인스톨과 케이블 설치부터가 큰 난관이기 때문이다. 팁이라면 서라운드 및 천장 스피커에서는 저음이 많이 나오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작은 스피커를 사용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크기나 음질보다는 설치 브라켓 등 편리한 인스톨 옵션을 얼마나 제공하느냐가 더욱 관건일 수 있다.

Dolby Atmos를 위해 상단을 지향하는 Upfiring 스피커들이 시장에 존재한다.

또한 많은 유저들이 천장에 스피커를 매달고 배선을 하는데에 큰 어려움을 겪고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 이는 상단 지향형 스피커로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다. 원리는 중고역대를 천장에 방사시켜 반사음을 듣게 하여 마치 스피커가 천장에 매달린듯한 효과를 내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생각일 뿐 현실적으로 소리는 빛과 달리 주파수(음 높이)에 따라 사방팔방으로 방사되기 때문에 인접해있는 멀쩡한 LR 스피커의 소리를 망가뜨리기 십상이다. 어쨌든 많은 제조사에서 기존의 스피커에 올려두는 형태로, 또는 LR 스피커와 마치 한 몸인듯 통합형인 형태로 완성형 스피커를 내놓고 있으니 대안이 필요하다면 참고할만 하다.

3D 사운드바는 어떨까?

JBL은 별도의 위성 스피커를 패키지에 포함시켜 3D 사운드를 구현한다.

후면과 천장에 스피커를 설치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그리고 꼭 스피커로 들어야겠다면 3D 사운드바 밖에는 대안이 없다. 독자들도 알다시피 시중에는 엄청나게 많은 3D 사운드바들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후면 및 상단 사운드 정보를 제공하는 ‘진짜 3D’ 사운드바는 매우 극소수이며 상당히 비싸다. 대부분의 중저가형 사운드바는 실제로는 2.1ch 형이 대부분이며 입체음향은 디지털 프로세싱을 통해 가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눈을 돌려 중고가형 이상의 ‘진짜 3D’ 사운드바는 또 여러 방식으로 나뉜다. 실제로 셋트에 후면 및 상단 스피커가 구성되어 있어서 유선 혹은 무선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은 입체감 구현에 있어서 가장 완벽하지만 앞서 소개한 다중 스피커 방식의 단점-설치가 번거롭다는 점을 똑같이 공유한다. 그래도 별도의 AV리시버를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Yamaha는 다중의 스피커를 복잡한 프로세싱으로 제어하여 지향성을 부여한 3D 사운드바를 선보였다.

별도의 스피커가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실제 후면 및 상단 사운드 정보를 출력하는 사운드바는 현재 대부분 ‘Beam Forming’ 기술이라는 것을 이용한다. 이는 스피커를 일정한 간격으로 다량 설치하여 디지털 프로세서를 통해 정밀하게 제어하면 사운드의 방사 방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이론에 따른 것으로 실제로 전투기의 위상배열 레이더 등에서 사용되는 첨단 기술이다. Yamaha나 Sennheiser 등 전통있는 오디오 제조사들이 이런 기능을 내장한 사운드바를 출시하고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중저가형 제품들에서도 다량의 스피커들을 전면에 노출시켜 마치 Beam Forming 기능이 가능한 것처럼 눈가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기술은 다량의 원가 투입은 물론 고도의 신호처리기술이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굉장히 비쌀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구매하려는 사운드바가 경쟁 제품에 비해 비슷한 스펙이나 외형을 지니면서도 지나치게 저렴하다면 한번쯤 의심하고 스펙을 상세히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어폰과 헤드폰이면 충분할까?

이어폰과 헤드폰은 너무 친숙하고 저렴하기도 하여 입체음향을 즐기기에 적합할지 다소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으로 매우 탄탄하며 오랫동안 연구되어 온 바이노럴(Binaural)이라는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인체가 소리의 위치를 인지하는 방식을 규명하고 역으로 연산하여 소리를 프로세싱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어폰 및 헤드폰의 품질이 일정 이상이라면 확실하게 작동한다.
앞선 기사에서 상세하게 언급했지만 이 기술은 대부분 추가 비용 없이, 혹은 최소한의 추가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 현재 애플뮤직을 시초로 대부분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Dolby Atmos Music을 기반으로 하여 입체음향을 제공하고 있으며 OTT 콘텐츠의 경우 현재 넷플릭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Dolby Atmos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Windows 운영체제에서 Dolby Access 앱만 인스톨한다면 이어폰과 헤드폰으로 실감나는 영화 음향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애플의 MacOS는 최신 버전이라면 기본적으로 Dolby Atmos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앱 설치조차 필요 없다.
다만 주의할 점은 개인에 따라 입체감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인체가 소리의 위치를 인지하는 방식’은 대부분 규명되었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이를 역연산하여 입체음향을 만드는 바이노럴 기술은 실제로는 완벽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지닌다. 이에 따라 좀 더 정밀하고도 더욱 현실감있는 바이노럴 연산을 위한 기술은 아직도 끊임없이 연구중인 과제이다.
Dolby Access 및 DTS Sound Unbound 앱에서 제공하는 이어폰 및 헤드폰 입체음향 기능은 말하자면 각 사가 개발한 독자적인 바이노럴 기술이 적용되어 있는 셈이며, 여기에 애플이 굳이 Dolby Atmos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공간음향’이라는 단어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한 힌트가 있다. 애플은 Dolby Atmos를 콘텐츠 압축 및 전송용 코덱으로 사용하지만 바이노럴 기술에 한해서는 자사가 직접 개발한 것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각 사마다 바이노럴에 대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입체감을 느끼는 깊이나 감각, 음질에 제각기일 수 밖에 없다. 현재는 애플이 아이폰에 장착된 위상카메라를 이용해 얼굴과 귓바퀴의 형태를 스캔하여 바이노럴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으니 독자들 중 이어폰 및 헤드폰으로 입체감을 많이 느끼지 못하는 경우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Sennheiser는 다량의 스피커들을 고도로 콘트롤하여 크로스토크를 제거하고 바이노럴 기술을 적용하여 스피커로 입체감을 구현하는 Ambeo 기술을 선보였다.

더불어 Sennheiser는 바이노럴 기술을 스피커에 적용시켜 스테레오 스피커에서도 어느 정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기술인 AMBEO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위상 흐림’으로 상단 입체감을 억지로 부여하는 기존의 가상 3D 기술과는 달리 지능적으로 스테레오 스피커의 크로스토크를 제거하여 각 귀에 스피커의 직접음이 최대한 도달하게 한 후 바이노럴을 적용한 것으로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번거로움이 없으면서도 단일 사운드바만으로 썩 괜찮은 입체감을 느낄 수 있어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