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브레인과 팬터그래프 키보드의 원리와 특징

멤브레인과 팬터그래프 키보드의 원리와 특징

세줄 요약

  • 멤브레인 방식과 팬터그래프 방식의 기본 원리는 같지만, 팬터그래프 지지대의 유무 차이라 생각하면 된다.
  • 키의 높이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이로 인해 타이핑 느낌, 소음 정도가 다르다.
  • 둘 중에서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면 멤브레인, 조용한 환경을 원한다면 팬터그래프, 게임용으로 사용한다면 멤브레인 방식이 적합하다.

멤브레인 키보드

멤브레인 키보드의 원리

멤브레인 키보드는 멤브레인 시트라는 기판을 사용한 키보드를 말한다. 멤브레인은 얇은 막(膜, membrane)이라는 뜻으로 키보드에 사용되는 접점과 회로가 인쇄된 얇은 플라스틱 필름이 막처럼 생겼다 해서 멤브레인 시트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멤브레인 키보드에는 이런 얇은 플라스틱 필름이 3장 사용된다. (사진 출처 : instructables.com)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에는 간격을 띄운 2장의 막을 만들고, 키를 누르면 위에 배치된 막이 아래로 내려가 아래쪽 막과 닿음으로써 접점이 만들어지며 신호 입력을 감지하는 원리가 적용됐다. 보통 내부에 러버 돔이 사용되어 타이핑할 때 특유의 고무 누르는 느낌이 들고, 구조상 키의 중앙 부분을 정확하게 눌러야 하므로 이 방식에 익숙해지면 오타가 날 확률이 낮다.

멤브레인 키보드의 원리. 압력을 가하면 위쪽 멤브레인이 내려오면서 아래쪽 멤브레인에 배치된 회로와 만나 입력 신호를 인식한다.

멤브레인 키보드의 특징

내부의 러버 돔은 타이핑에 의해, 그리고 시간 경과에 의해서도 열화되므로 오래 쓰면 오입력이 발생하거나 타이핑 느낌이 나빠진다. 구조상 버튼 일부의 교체는 여의치 않으므로 몇 년 정도 사용했다면 전체를 교체하는 편이 권장된다.

주변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키보드로 가격도 저렴해서 세부 사양이 조금씩 다른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된다. 사무용이나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할 경우, 그리고 사용 빈도가 높더라도 키보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멤브레인 키보드가 좋다. 키보드에 큰돈을 쓰고 싶지 않을 때도 멤브레인 키보드가 적합하다. 하지만 노트북 타이핑에 익숙해져 있거나, 또는 자판을 안 보고 타이핑하는 ‘터치 타이핑’ 습관이 있다면 오타가 생기기 쉬우니 피하는 것이 좋다.

멤브레인 키보드를 열었을 때의 내부 모습.

크게는 같은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라고 해도 세부적으로는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예를 들어 스프링에 어떤 기구를 사용했는지에 따라서 돔 모양의 실리콘을 사용한 ‘러버 돔 방식’, 금속 스프링을 이용한 ‘스프링 오버 방식’, 갈퀴와 코일 스프링을 이용한 ‘프롱 오버 방식’ 등이 있다. 현재는 다른 방식은 거의 사라지고 ‘러버 컵’ 방식을 채택한 제품들이 대다수라서 일반적으로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라고 하면 ‘러버 컵 방식’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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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브레인 러버 돔 방식의 작동 모습. (사진 출처 : k4a.log)

팬터그래프 키보드

팬터그래프 방식

팬터그래프 방식은 멤브레인 방식과 기본 원리는 같은데, X자 모양의 팬터그래프 스태빌라이저(지지대)를 추가한 키보드를 말한다. 간혹 팬터그래프 방식이긴 하지만 멤브레인 방식이라 보기 어려운 제품도 있는데, 이는 예외라고 생각하면 된다. 국제적으로는 ‘팬터그래프’라는 표현보다 시저 스위치(Scissor Switch) 또는 치클릿(Chiclet)으로 더 자주 쓰니 참고하자.

X자 모양의 스태빌라이저(지지대)가 추가되어 키 가장자리를 눌러도 안정적으로 입력된다.

키를 힘껏 누르지 않아도 신호를 입력할 수 있어서 키의 높이를 줄일 수 있고, 이로 인해 키보드의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소음도 적다. 이로 인해 노트북용 키보드는 대부분 팬터그래프 방식을 채택한다. 미끄러지듯 타이핑하거나 자판을 보지 않고 타이핑하는 ‘터치 타이핑’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도 팬터그래프 방식을 선호한다.

지지대가 추가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내구성이 일반적인 멤브레인 방식보다 높다. 그래서 하나의 키보드를 저렴한 가격에 오래 사용하고 싶다면 팬터그래프 방식이 좋다. 하지만, 키 높이가 낮은 만큼 비정상적인 환경, 예를 들어 충격에는 취약하다. 또한, 키 중앙을 정확하게 누르지 않고 가장자리를 눌러도 신호를 인식하므로 속타에 유리하다. 다만, 그만큼 오타 확률도 높아진다.

무한 동시 입력을 지원하는 제품을 찾기 힘들므로 여러 키를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 게임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게임용 팬터그래프 키보드를 원한다면, 정통 팬터그래프 키보드보다는 동시 입력을 지원하면서 키 높이가 낮은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를 고려하는 것도 좋다.

Corsair의 K100 AIR Wireless 키보드. 기계식이긴 하지만 키 높이가 낮아 팬터그래프 느낌으로 쓸 수 있다. 단점은 가격이다.

멤브레인 방식과 팬터그래프 방식 원리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