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까워진 몰입형 사운드 1/2
Part.1 3D 사운드에 대한 이해 - 기초편
세줄 요약
- 입체음향, 3D사운드, 몰입형 사운드, 공간 음향 등은 전부 같은 뜻이다.
- 시장에서 지배적인 포맷은 Dolby Atmos이며 그 뒤를 Auro 3D와 DTS:X가 따르고 있다.
- 제대로 된 스피커로 즐기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하지만 사운드바나 헤드폰 등으로 즐기는 것은 매우 적은 예산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니 당장 시도해보자!
‘몰입형 사운드’, ‘3D 사운드’ 등의 단어를 이제는 매우 쉽게 접할 수 있다. 최근 애플에서는 ‘공간음향’이라는 것을 밀고 있다. 최근 나오는 영화들은 Dolby Atmos라는 것을 지원한다고 한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들도 마찬가지다. 아마 Hi-Fi 오디오 분야에 익숙한 독자라면 Auro 3D가 익숙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말들은 뭘 의미하는 걸까? 결론적으로 ‘몰입형’, ‘공간’, ‘입체’, ‘3D’ 등 ‘사운드’나 ‘음향’ 앞에 붙은 수식어들은 전부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어쨌든 이 ‘입체 음향’이라는 것을 알려면 먼저 우리, 즉 인체가 소리를 듣는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은 단 두 개의 귀를 갖고 있지만 두 귀 사이의 음량 차이와 시간 차이, 귓바퀴나 머리 크기로 인해 발생하는 소리의 왜곡 등으로 소리를 3차원 방향으로 인지한다.
그래서 처음의 오디오는 한 개의 스피커만을 사용한 모노로 등장했지만 이내 두 개의 스피커를 사용한 스테레오로 확장되었고 이 스테레오는 이상적인 환경에서 청취할 수만 있다면 공간감을 꽤 잘 재현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매우 잘 이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었지 않나? 그렇다면 ‘입체음향’이라고 하는 것이 왜 필요할까?
Auro 3D, DTS:X, 그리고 Dolby Atmos
문제는 영화다. 음악은 가상의 극장을 상정하고 듣는 사람이 객석에 앉고 음악이 무대 위에서 연주된다는 것에 기초하여 사운드 디자인이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프로듀서들이 스테레오 포맷으로도 큰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의 경우 장면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사운드 분위기가 표현이 되어야 했기에 서라운드 및 입체 음향에 대한 수요가 일찍이 존재했다. 더불어 액션이나 공포 영화 등에서는 뒤나 옆에서 소리를 낼 수 있다면 스크린을 넘은 표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연출의 자유도가 극대화된다는 면도 간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영화 및 홈씨어터 시장에서는 일찍이 5.1ch 및 7.1ch의 서라운드 포맷이 보급되어 실용화되었다.
이는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데,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사무용 데스크탑 PC의 뒷면을 보면 3개, 혹은 4~5개에 이르는 3.5mm 단자를 볼 수 있다. 이를 스피커나 헤드폰, 마이크 입력 등으로 역할이 나눠진다고 알고 있는 유저들이 많은데 실제로 윈도우OS의 사운드 셋업에서 이 출력 단자들을 활용하여 5.1~7.1ch의 서라운드 사운드 구성을 스피커 구매 비용을 제외한 추가 비용 없이 바로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렇게 평면 방향의 소리 재현을 실현했으니 이제 3차원 공간의 소리를 실현하는 쪽으로 발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스피커로 3차원 소리를 재생하는 것은 1970년대부터 실험으로 많은 시도가 이뤄졌지만 실제로 상용화되어 실용 단계에 이른 것은 독자들에게는 생소할 [Auro 3D]가 최초다.
2010년 경에 등장한 이 기술은 의외로 많은 영화 및 블루레이 콘텐츠에 적용되어 Auro3D 디코더가 내장된 다소 고가의 AV리시버와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지르고 방 안을 10여개가 넘는 스피커로 두를 용기가 있는 이용자라면 환상적인 사운드를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불편함 덕에 상업적인 성공은 사실상 실패했다. 이러한 실패는 Auro 3D만이 예외는 아니었다. [DTS:X]는 이전의 서라운드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야심차에 등장한 3D 사운드 포맷이지만 영화 시장 및 컨슈머 시장에서 사실상 실패하고 게임 시장에서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오히려 후발주자인 [Dolby Atmos]다. 이미 거대한 이 분야의 공룡인 Dolby는 앞선 선발 주자들의 실패를 기다리고 시장이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린 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성공의 핵심은 영화 프로덕션 입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직관적인 제작 툴 제공과 교육 및 이 분야의 또 다른 공룡인 Avid와의 적극적인 협업 덕분이었다. 제 아무리 좋은 기술이나 소리가 있다고 해도 이 분야는 ‘즐길 콘텐츠’가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Dolby는 이 점을 제대로 파고들어 콘텐츠 제작자 입장을 고려한 전략을 취했고, 또 소비자 입장에서 쉽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었다. 물론 가장 결정적인 것은 애플의 ‘공간 음향’과의 협업이지만 말이다.
입체음향을 즐기는 방법
어쨌든 아직 Auro 3D와 DTS:X가 시장에서 완전히 사장된 것은 아니며 Dolby Atmos가 업계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하기에는 이 시장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3D 사운드를 지원하는 비싼 AV리시버 및 다량의 스피커를 구매 및 설치할 수 있는, 이른바 ‘꺾이지 않는 마음’만 있다면 현존하는 대부분의 3D 사운드 포맷들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 고맙게도 대부분의 AV리시버 제조 회사들이 가급적 모든 형태의 디코더들을 내장한 채로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결도 간단하다. 블루레이 플레이어 혹은 PC를 HDMI 2.1 이상을 지원하는 케이블을 통해 AV리시버와 연결하여 플레이어 소스로 활용하고 주머니 사정에 맞게 2k부터 8k에 이르는 모니터 및 TV를 설치한 후 HDMI 케이블로 연결하면 끝이다.
그렇다면 Dolby Atmos 및 DTS:X, 그리고 Auro 3D를 PC-FI로 즐길 수 있는 법은 없을까?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Auro 3D는 PC용 디코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별도의 AV리시버와 같은 하드웨어 디코더 내지는 디코더를 내장한 스피커가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Dolby Atmos 및 DTS:X는 각각 [Dolby Access]와 [DTS Sound Unbound]라는 앱을 ‘Microsoft Store’에서 제공한다. Dolby Atmos는 소정의 요금을 내면 헤드폰에서 가상의 3D 사운드를 구현하는 일종의 ‘바이노럴’이라는 기능을 통해 Dolby Atmos 콘텐츠를 저렴한 예산으로 즐길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양질의 헤드폰 또는 이어폰일 뿐이니 말이다.
DTS:X 역시 똑같이 소정의 요금을 내면 헤드폰을 통해 가상 3D 사운드를 구현해주며 동시에 스테레오 스피커로도 어느 정도 3D 사운드의 느낌을 주는 가상 3D 사운드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이는 헤드폰 가상 3D 기능과는 별도로 요금을 내야 한다.
Dolby Atmos의 지배가 예상되다
정리하자면 Auro 3D는 블루레이 외에 아직 온라인 콘텐츠가 제대로 없을 뿐 더러 별도의 AV리시버 등의 디코더 하드웨어 없이는 즐길 방법이 없다. 다만 입체음향 사운드 포맷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된 만큼 지금까지 생산된 블루레이 콘텐츠가 풍부하며, 특히 클래식 등의 음악 콘텐츠에 있어서는 압도적으로 지지도가 높다. 오디오 마니아들은 실제로 청취 시 Auro 3D의 손을 가장 많이 들어주는 편.
DTS:X는 약간의 추가금을 내야 하지만 헤드폰이나 기존의 스테레오 스피커로도 입체음향의 맛을 어느 정도 볼 수 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OTT나 영화 등의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다만 게임 계통에서는 DTS:X를 지원하는 콘텐츠들이 종종 있다.
Dolby Atmos는 업계의 전통적인 강자답게 현재 가장 많은 점유율을 자랑하며 앞으로 생산될 콘텐츠라는 점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어서 전망이 가장 좋다. 다만 음질로는 Auro 3D에 다소 떨어진다는 평은 있지만 입체음향의 기능적인 목표는 충분히 달성하고 있으므로 큰 문제는 안될 것 같다.
우선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소정의 비용을 내는 것만으로도 헤드폰을 통해 가상 3D 사운드를 쉽게 즐길 수 있으며, 최근에는 애플 뮤직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Dolby Atmos Music 콘텐츠들이 그야말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콘텐츠 접근성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스피커로 즐기려면 예산이 조금 듭니다
혼동이 있을까 해서 스피커 청취에 대한 부분을 다시 상세히 언급하자면, 세 포맷 모두 다량의 많은 스피커, 그러니까 5.1.2나 7.1.4와 같이 전면의 3개의 스피커, 서라운드 스피커, 그리고 천장에 자리하는 스피커들을 이용한 ‘다중 스피커 청취’에서는 공통적으로 하드웨어 디코더가 내장된 AV리시버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다중 출력을 가진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사운드 카드로는 이 기능이 지원되지 않으니 시스템을 구성할 때 주의하기 바란다.
여기서 사운드바는 예외인데, 3D 사운드바들은 자체적으로 디코더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AV리시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이기 때문에 지원하는 포맷을 구매 전 상세히 살펴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