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MI와 DP, 뭐가 더 좋은가? 2/2

HDMI와 DP, 뭐가 더 좋은가? 2/2

Part.2 사용 목적과 환경에 맞게 고르자

지난 기사에서는 ‘HDMI와 DP, 뭐가 좋은가’와 관련해서 HDMI와 DP의 탄생, 공통점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HDMI와 DP의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보려 한다. 2회에 걸친 기사를 참고하면 자신에게 맞는 HDMI 또는 DP 케이블을 고를 때 도움이 될 것이다.


네줄 요약

  • 최고 성능을 비교하면 DP가 HDMI보다 우수하다. 이는 태생적인 이유 때문이다.
  • HDMI는 기술 발전 속도, 낮은 라이선스 비용 등과 맞물리며 빠르게 보급되어, 현재는 DP보다 훨씬 널리 쓰이고 있다.
  • 적응형 동기화 기술을 고려하면 PC 사용자는 DP, ARC(또는 eARC) 기능이 필요하다면 HDMI 케이블이 권장된다.
  • PC에 500만 원 이상 투자해서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원하면 DP, 일반적인 고사양 PC와 가전제품 사용자라면 HDMI가 적합하다.

최대 성능 차이

앞서 HDMI와 DP의 버전별 성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최신 버전인 HDMI 2.1과 DP 2.0을 비교하면 DP 2.0의 대역폭이 더 높습니다. 즉, 더 고해상도와 높은 주사율을 지원한다는 의미죠. 이는 먼저 보급된 HDMI와 차별화되기 위해 DP가 고성능에 집중한 결과인데, 동시기 두 제품의 버전을 비교해보면 조금씩 DP 쪽의 성능이 더 높은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DP는 높은 해상도 표현이 필요한 그래픽 전문가나 고사양 영상 콘텐츠 구현이 가능한 PC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하고, HDMI는 대중적인 AV 기기 이용자가 많이 사용합니다. 케이블의 길이, 재질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HDMI 케이블보다 DP 케이블이 조금 더 고가입니다.

HDMI 케이블은 버전에 따라 지원하는 대역폭이 다릅니다. DP 케이블 역시 마찬가지이므로 구매 시에는 반드시 대역폭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진 출처 :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보급률과 라이선스 비용 차이

HDMI는 고선명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igh 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의 약자로 전송 신호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영상과 음성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통합 디스플레이 커넥터 규격을 만들려는 회사들에 의해 2002년 탄생했습니다.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의 가전회사들과 영상 기술 기업, 반도체 회사가 공동으로 개발했죠. 처음에는 7개 회사로 시작했지만 금방 수많은 회사가 HDMI 포럼에 가입하며 순식간에 다른 규격을 밀어내고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HDMI 단자, 그리고 로고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 비용이 필요한데, 이 비용이 매우 저렴했던 것도 한몫했습니다.

한편, DP는 2006년에 비디오와 멀티미디어 기기의 표준화를 추진하는 VESA(비디오 전자공학 표준 위원회, Video Electronics Standards Associations)가 디지털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 표준 규격으로 제정했습니다. 비영리단체인 VESA가 만든 것이라 라이선스 비용도 없고, DVI를 하위 호환으로 지원하며 대역폭도 더 높다는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결정적으로 너무 늦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대역폭이 높다는 장점이 역으로 작용해, 높은 대역폭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기의 보급이 늦어지면서 DP의 보급도 덩달아 느려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HDMI를 TV를 중심으로 이와 연결되는 다양한 AV 기기에 널리 보급되어 사용되고 있기에 DP보다 보급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노트북으로 외부에서 PT나 시연을 계획하고 있다면, HDMI 케이블을 준비하는 편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DP는 라이선스 비용이 없으므로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채용할 것이고, 이에 따라 향후 보급률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겠죠.

적응형 동기화 기술 지원 차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적응형 동기화 기술은 상당히 유용합니다. 가변 주사율을 지원하는 모니터 주사율을 그래픽 카드의 프레임 속도에 맞춰주는 기술인데, 화면이 깨지는 현상을 크게 줄여주죠. NVIDIA의 G-sync, AMD의 FreeSync 등이 대표적입니다. 높은 주사율로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DP 케이블은 G-sync와 FreeSync를 모두 지원하지만, HDMI 케이블은 FreeSync 일부만 지원하죠. 모니터가 적응형 동기회 기술을 지원한다면, PC와 모니터는 DP 케이블로 연결하는 게 당연히 유리합니다.

반면, HDMI 케이블은 ARC(Audio Return Channel) 기능을 제공합니다. 신호를 받아들이기 위해 연결된 HDMI 케이블을 통해 오디오 신호를 보냄으로써 별도의 케이블 연결 없이 스피커 등의 A/V 기기에 음성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인데, 고음질 음성 신호를 간편하게 보낼 수 있어 아주 유용합니다. 이보다 더 상위 기술인 eARC 기능도 있는데, ‘Enhanced’라는 이름답게 ARC보다 대역폭이 약 37배 더 넓어 훨씬 고품질 음성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Dolby Atmos나 DTS : X 등의 몰입형 오디오 기술까지 구현할 수 있죠. 안타깝게도 DP 케이블은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ARC의 개념. (왼쪽 그림) 기존에는 TV 소리를 오디오로 재생하려면 TV의 음성 신호를 별도의 케이블로 추출해 오디오에 연결해야 했지만, (오른쪽 그림) ARC 기능을 지원하는 HDMI 케이블로 오디오와 TV를 연결하면 TV의 음성 신호가 HDMI 케이블을 통해 Return되어 오디오에 전달된다. (사진 출처 : 삼성전자)

모니터 전원 OFF 시 오류 발생

DP 케이블을 사용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불편했던 점은 모니터의 전원을 먼저 끄면 여러 오류가 발생한다는 점이었습니다. HDMI는 선만 연결돼 있으면 모니터 전원을 꺼도 연결된 것으로 인식하는데, DP는 모니터 화면을 먼저 껐을 때 물리적으로 DP 케이블이 분리된 것으로 인식합니다. 그래서 윈도 화면이 바뀐다거나 사용하기 편하게 배치해놓은 단축 아이콘이 화면 한쪽 구석으로 이동하는 등 오류가 발생합니다.
특히 다중 모니터를 사용할 경우 아이콘이 하나의 화면 쪽으로 전부 이동하는 등 상당히 귀찮아지죠. 그래서 이런 어려움을 커뮤니티에 호소하면, HDMI 케이블로 바꾸라는 조언이 달리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