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디스플레이의 패널, 애정해드립니다

TV 디스플레이의 패널, 애정해드립니다

널리 생활을 이롭게 만드는 3대 신문물 가전제품이 있다. 보통 3대 이모님으로 부르며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그리고 로봇청소기로 구성된다. 필자도 재작년에 이사하며 이모님 세 분을 모셨는데, 가사 노동이 대폭 줄어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전제품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하며 없을 때와 비교해 만족도가 높은 건 TV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가장 오랫동안 ‘작동’하는 건 냉장고를 따를 수 없겠지만, 사용자가 직접 ‘사용’하는 걸 기준으로 삼는다면 TV가 1등 아닐까? 본연의 기능인 ‘TV 시청’ 외에도 게임이나 OTT 플랫폼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최소한 필자의 경우에는 TV가 1등이다.

그런데, 요즘 출시되는 TV를 보면 참 헷갈리기 쉽다. 옛날 같아서는 ‘크기’ 하나만 보고 고르면 됐지만, 이제는 크기와 해상도는 기본이고 주사율과 HDR 기술 등의 영상 기술, 돌비 애트모스로 대표되는 음향 기술 탑재 여부 등 신경 쓸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TV는 영상기기로 분류되는 만큼 화질이 중요하다. 그래서 TV를 고를 때는 다른 건 잘 모르더라도, 디스플레이의 핵심 부품인 패널의 소재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패널의 특징은 무엇인지는 미리 공부해두길 추천한다.

시중에는 LCD, LED, 미니 LED, QLED, OLED, 마이크로 LED 등 다양한 패널을 사용하는 TV가 출시되어 있다. 과연 이 TV들은 어떻게 다를까? 확실하게 ‘애’(매한 거) ‘정’해드리겠다. 다만, 각 TV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자 하면 내용이 한없이 길어질 수 있으니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X줄 요약’으로 정해드리겠다.


네 줄 요약

  • 대표적인 평판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LCD, LED, 미니 LED, QLED, OLED, 마이크로 LED 등이 있다.
  • LED, 미니 LED, QLED 등은 LED라 자칭하고는 있지만, 마케팅용 표현일 뿐 어디까지나 LCD의 일종이다.
  • 핵심 부품인 패널은 백라이트를 탑재한 LCD, LED, 미니 LED, QLED와 탑재하지 않은 OLED, 마이크로 LED 등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 백라이트를 탑재하지 않은 자기발광식 패널(OLED, 마이크로 LED)은 다른 패널과 비교해 화질, 무게 등은 유리하나 가격이 비싸다.

평판 디스플레이를 나누는 큰 기준, 백라이트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 앞서 언급한 6개의 패널 방식은 크게 평판 디스플레이에 속하는데, 어떤 기준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바로 ‘백라이트’를 사용했느냐, 사용하지 않았느냐다. 참고로 평판(平板) 디스플레이란 박형(薄型), 경량(輕量)과 저구동(低驅動) 전압, 저소비 전력 따위를 장점으로 하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말하며 액정 디스플레이,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이엘(EL) 디스플레이 등이 여기에 속한다(표준국어대사전).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느냐(自己發光, Light Emitting) 없느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는 곧 백라이트 사용 여부를 의미하는데,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면 뒤쪽에서 백라이트가 빛을 쏘아줘야 하고, 스스로 빛을 내면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기준으로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을 나누면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LED, QLED, 미니 LED,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은 OLED, 마이크로 LED로 나눌 수 있다.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발한다. (사진 출처 : 삼성디스플레이)

LCD(Liquid Crystal Display)

➊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므로 백라이트를 통해 들어온 빛이 액정과 컬러 필터를 통과하면서 색을 표현.
➋ 백라이트 소재로 냉음극 형광램프(CCFL)를 사용.
➌ 다른 패널 방식과 비교해 상용화가 오래되었기에 가격 면에서 가장 저렴.

백라이트를 탑재한 LCD의 작동 원리. 백라이트에서 나온 빛이 컬러 필터를 통해 색을 발현한다. LED, 미니 LED, QLED 등도 기본 원리는 LCD와 같다. (사진 출처 : 삼성디스플레이)

LED(Light Emitting Diode)

➊ 냉음극 형광램프가 아니라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
➋ LCD와 비교해서 소비 전력이 적고 화질이 우수.
➌ 백라이트 위치에 따라 직하형, 에지형으로 분류.
➍ 직하형이 에지형보다 선명도가 뛰어나서 화질이 우수. 가격은 직하형이 더 비싸다.
➎ TV 제조사에서 LED TV로 표현하고는 있지만, LCD TV의 일종.

QLED(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

➊ 원래 Quantum Dot(양자점) 기술은 물질 크기가 매우 작아졌을 때(수~수십 ㎚) 전기 신호를 가하면 특정한 색을 발광하는 원리를 말한다.
➋ QLED TV의 퀀텀닷은 양자점 원리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라 백라이트 빛을 퀀텀닷 필름에 통과시켜 색 재현율을 높인 것.
➌ 백라이트가 필요하므로 어디까지나 LCD TV의 일종.
➍ 일반 LED TV와 비교해 우수한 색 재현율을 자랑.

미니 LED(Mini Light Emitting Diode)

➊ 미니 LED를 촘촘히 박은 백라이트를 사용.
➋ 빛샘 효과를 줄이고 검은색을 더 자연스럽게 표현.
➌ 삼성전자의 NEO QLED TV가 여기에 해당. 백라이트에 기존 QLED TV에 사용된 LED보다 크기가 1/40로 작아진 미니 LED를 사용. 색 재현력이 QLED보다 우수.
➍ LG전자의 QNED TV가 여기에 해당. 백라이트의 빛이 나노셀과 퀀텀닷을 거치며 더 자연스럽게 색을 표현.
➎ 물론 백라이트를 사용하므로 어디까지나 LCD TV의 일종.

미니 LED의 원리. 미니 LED는 기존 LCD 방식보다 우수한 화질을 자랑하며 가격도 OLED보다 저렴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 LG전자)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

➊ 스스로 빛을 내므로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음.
➋ 빛을 내는 물질로 유기물을 사용.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 유기물이 산화되어 얼룩 현상이 생길 수 있다(번인 현상). 다만, 현재는 많이 개선된 상태.
➌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무게가 LED TV와 비교해 매우 가볍다.
➍ 색 조합에 의해 검은색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꺼버리면 되기에 명암비가 매우 뛰어나다. 이로 인해 화질 체감이 크다.
➎ 가격이 (매우) 비싸다.

OLED의 단점으로 번인(burn in) 현상이 꼽힌다. 고정 화면을 10분 동안 재생한 후(왼쪽) 잔상을 확인하는 테스트. OLED TV(오른쪽)에 잔상이 남았다. (사진 출처 : Rtings.com)

마이크로 LED(Micro LED)

➊ 스스로 빛을 내는 초소형 LED(보통 가로 세로가 각각 100㎛ 이하)를 사용하므로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음. 진정한 의미의 LED.
➋ 빛을 내는 물질로 무기물(보통 GaN-질화갈륨)을 사용. 이로 인해 번인 현상이 없으며 발광 효율과 휘도가 높다.
➌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무게가 LED TV와 비교해 매우 가볍다.
➍ 초소형 LED를 기판 위에 올리는 공정이 매우 어려워서 제작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로 인해 OLED TV보다 더 비싸진다.
➎ 커브드는 가능하지만 폴더블이나 롤러블에는 채택할 수 없다.

마이크로 LED에 사용되는 LED는 기존 LED의 100분의 1 정도다. (사진 출처 : LED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