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 실화냐? 애플이 아이패드 신제품 발표
지난 4월 23일(현지시간) 예고했던 애플 스페셜 이벤트가 지난 5월 7일 개최됐다. 당시 공개된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듯한 이미지와 ‘마음 가는 대로’라는 문구를 통해 새로운 아이패드 제품을 소개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는데, 실제로 애플은 2022년 10월 이후 19개월 만에 아이패드 프로를 비롯해 다양한 아이패드 관련 제품을 공개했다.
다섯 줄 요약
-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 AI 관련 내용은 없었고, 아이패드 관련 신제품이 공개됐다.
-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성능은 기대할 만하지만, 가장 비싼 모델의 가격이 약 35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 신형 아이패드 에어는는 기존 10.9인치 외에 13인치 모델이 추가됐다.
- 아이패드는 신제품 발표없이 15만 원 가격 인하가 발표됐다.
- 애플의 새로운 디지타이저 펜, ‘애플 펜슬 프로’가 공개됐다. 햅틱 피드백, 방향까지 감지한다.
AI는 없었던 애플 스페셜 이벤트
아이패드 신제품과 함께 또 다른 기대를 모았던 AI 관련 발표는 없었다. IT 산업계에 AI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IT 기업 애플은 AI 관련해 유달리 별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주주와 여러 미디어를 통해 계속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애플의 CEO인 팀 쿡은 2024년 5월 2일의 실적 발표회를 통해 ‘AI 관련해 놀랄 만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지난 2023년 5월 실적 발표회에서 ‘AI에 어떻게 접근할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라는 발언에서 한발 나아간 모습을 보여주는 등 애플의 AI 정책에 대해 기대를 모았는데, 5월 7일 개최된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는 아무런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것이다.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가 AI 기능에 특화된 M4 칩을 탑재했다는 내용은 있었지만, 그걸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은 전혀 밝히지 않아, ‘Galaxy AI’를 작년에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S23 시리즈, 폴드 5, 플립 5 등)과 태블릿(S9 시리즈)에까지 확대 적용하고, 2024년 5월 중에는 2022년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S22 시리즈, 폴드 4, 플립 4 등)과 태블릿(S8 시리즈)까지 적용할 예정인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대비되고 있다.
다만, 오픈AI가 5월 13일(현지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대화 가능한 AI(GPT-4o)의 macOS용 앱을 출시한다고 밝히는 등 AI와 관련된 애플의 움직임은 수면 아래에서 상당히 진행 중으로 짐작된다. 애플의 AI 정책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아마도 6월에 열릴 예정인 애플의 개발자 회의(WWDC24)를 기대해야 할 듯하다.
어쨌거나 AI 관련 내용은 없었어도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 아이패드 관련 신제품이 대거 공개되며 새로운 오랫동안 아이패드 신모델을 기대해온 많은 사람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어떤 제품들이 소개됐는지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신형 「iPad Pro」에 ‘M4 프로세서’를 탑재
아이패드 최상위 제품인 「iPad Pro」(이하 아이패드 프로)는 이전처럼 11인치 모델과 13인치 모델 등 2종류로 출시된다. 색상은 실버와 스페이스 블랙의 2종류, 스토리지는 256GB, 512GB, 1TB, 2TB 등 4종류가 준비됐다. 가격은 1,499,000원부터다.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부분은 더 얇아지고 가벼워졌다는 것이다. 11인치 모델의 두께는 약 5.3mm, 13인치 모델의 두께는 약 5.1mm로 이전 세대 11인치(4세대)의 5.9mm, 이전 세대 13인치(6세대)의 6.1mm에 비해 오히려 더 얇아졌다. 무게 역시 Wi-Fi 전용 모델 기준으로 이전 세대의 466g(11인치), 682g(13인치)보다 더 가벼워져서 11인치는 444g, 13인치는 579g이다.
다만, 소형화와 더불어 가격은 크게 뛰었다. Wi-Fi 전용 모델 기준으로 13인치 가장 저렴한 모델은 1,999,000원(1,299달러)으로 27만 원(200달러) 비싸졌으며, 11인치는 1,499,000원(999달러)으로 25만 원(200달러) 비싸졌다.
가격 상승의 원인은 디스플레이로 짐작된다. 아이패드 프로에는 아이패드 최초로 OLED가 채용됐다. 게다가 일반 OLED가 아니라 OLED를 2장 겹친 ‘Tandem OLED’ 구조의 ‘Ultra Retina XDR Display’다. ‘Tandem OLED’ 구조는 OLED를 상하로 겹쳐 직렬로 연결한 구조인데, 단일 구조의 OLED와 비교해 같은 밝기를 내는데 전류를 덜 소모하므로 OLED의 문제로 지적되는 ‘번인 현상’을 줄일 수 있다. OLED의 수명이 최대 4배까지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OLED가 2장이므로 필요할 때는 밝기를 2배까지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애플은 새로 발표한 아이패드 프로는 최대 1600니트의 밝기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사용되는 프로세서(SoC)는 ‘M4’다. 3㎚ 공정으로 제작된 2세대 M2 프로세서(이전 세대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와 비교해 전력 효율은 최대 4배, 1세대 아이패드 프로와 비교하면 최대 10배의 성능을 낸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참고로 아이패드 프로에 M3는 건너뛰고 바로 M4가 탑재됐다. CPU 코어는 10개로 P코어가 4개, E코어가 6개인데, 각 코어에는 머신러닝용 가속기가 내장됐다. GPU 코어는 는 10개, 인공지능용 프로세서인 NPU는 16코어 구성이다.
「iPad Air」는 처음으로 2종으로 출시
「iPad Air」(이하 아이패드 에어)는 기존에 출시됐던 10.9인치 모델에 더해 새롭게 13인치 모델이 추가됐다. 애플은 13인치 모델 추가의 이유에 대해 아이패드 에어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 사용자 중에 큰 화면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했던 ‘M2’ 프로세서가 사용됐다(이전 세대는 M1). 가격은 11인치 모델이 899,000원(599달러)부터, 13인치 모델이 1,199,000원(799달러)부터 시작하는데, 13인치 모델은 이번이 처음이니 제쳐두고, 11인치 모델은 929,000원(Wi-FI 전용, 64GB)부터 시작했던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오히려 3만 원 싸졌다. 다만, 이전 세대 11인치 모델은 최초 출시 가격은 779,000원이었다가 이후 929,000원으로 오른 걸 고려하면 마냥 싸졌다고 좋아만 할 일은 아닌 듯하다.
「iPad」는 가격이 낮아졌다
스페셜 이벤트에서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 신제품이 공개된 것과 다르게, 「iPad」는 신제품 공개 없이 기존 모델 판매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됐다. 다만, 출시된 지 상당 시간이 지난 탓인지 가격이 낮아졌다. 가장 저렴한 모델(Wi-Fi 전용, 64GB)을 기준으로 679,000원(449달러)에서 529,000원(349달러)으로 15만 원(100달러) 저렴해졌다.
「Apple Pencil」도 「Pro」가 등장
아이패드 제품군에 사용하는 디지타이저 펜, 「Apple Pencil」(이하 애플 펜슬)은 1세대에서 2세대로 바뀌었던 이전 방식이 아니라 「Pro」라는 이름으로 새로 등장했다.
제품 내부에 감압 센서와 자이로 센서를 내장해 펜슬의 ‘기울기’나 누르는 ‘압력’뿐만 아니라 햅틱 피드백과 ‘방향’도 인식할 수 있게 됐다. ‘Find My’(나의 찾기) 기능도 지원한다. 2세대 애플 펜슬과 비교해 크기는 조금 커졌지만, 무게는 1.35g 가벼워졌다. 다만, 2세대와는 서로 호환이 안 된다.
아이패드 프로 신형과 아이패드 에어 신형에서 애플 펜슬 프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됐는데, 출시된 지 오래된 아이패드에서는 아마도 지원하지 않을 듯하다. 가격은 195,000원(129달러)으로 2세대 애플 펜슬과 같다. 참고로 아이패드 프로 신형과 아이패드 에어 신형에서는 애플 펜슬 프로 외에 애플 펜슬(USB-C 타입)도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