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G ARA USB 마이크
사용이 쉬운 고품질을 지향하다
가격
132,000원
성능
★★★★☆
구매가치
★★★★★
이런 사람에게 추천
합리적인 가격, 믿을 수 있는 무난한 성능, 사용이 쉬운 USB 마이크
좋은 점
가격 대비 적당한 성능
동급 제품들 중 유일한 오토게인 콘트롤(마이크 감도 자동 설정)
우수한 빌드퀄리티
나쁜 점
전문가용으로는 글쎄?
마이크 캡슐이 2개나 있지만 스테레오 녹음은 불가능
얼마 전만해도 USB 마이크는 그저 싸구려 방송이나 게임의 의사소통 정도에서나 쓰는 그저 그런 물건이었지만 이제 시장에서는 다양한 퀄리티와 가격 레인지의 수많은 USB 마이크들을 볼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하는 AKG Ara는 아마도 가장 많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가격과 구성, 성능을 갖추고 있는 마이크로폰일 것이다.
AKG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어폰/헤드폰 제조사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음악의 본고장인 오스트리아에서 역사를 시작한 마이크로폰 제조사이다. 실제로 이 글을 읽는 많은 독자들 중 대부분은 AKG 마이크로 녹음한 음악들을 자신도 모르는 새에 들어보았을 것이다. AKG의 USB 마이크는 말하자면 이러한 헤리티지를 간편한 팟캐스트 환경에서 누릴 수 있다는 즐거움도 준다.
어쨌든 USB마이크 비즈니스를 시작한 AKG가 먼저 출시한 Lyra는 무려 4개의 마이크로폰 캡슐을 내장하여 스테레오 녹음과 다양한 지향성 기능들을 제공하며 타사 경쟁 마이크가 주지 못하는 압도적인 기능성을 자랑했다. 가격 역시 198,000원으로 기능과 패키지에 비하면 매우 합리적이었다.
Ara는 Lyra가 지원하는 기능 중 상당수를 지원하면서도 비전문가 소비자들이 잘 활용하지 못하는 기능들을 대폭 덜어내 쉬운 사용성과 높은 음향 성능을 모두 양립시키면서도 가격을 132,000원으로 대폭 낮춰 접근성을 높였다. 겨우 몇 만원 차이라고? 심리적으로 ‘10만원대 초반’과 ‘20만원에 육박’은 큰 차이가 있다. 퍼센테이지로 봐도 결코 적지 않는 가격 차이다. 편안해진 가격 이상으로 사용이 편리한 AKG Ara는 어떤 장점들을 갖고 있을까?
Lyra Vs. Ara
두 제품 모두 USB-C 단자와 모니터링을 위한 3.5mm 이어폰/헤드폰 단자를 갖추고 PC는 물론 iOS와 Android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버스파워만으로 작동하는 USB 마이크로폰이라는 점에서는 완벽히 같다. 두 제품 모두 높은 호환성을 지원하기 때문이 Windows나 맥OS의 PC 환경을 드라이버 없이 지원하며 iOS와 Android 기기에서도 그저 연결만 하면 외장 오디오 기기로 쉽게 인식되어 바로 녹음 등의 전문적인 고품질 오디오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본체와 일체화된 테이블 스탠드를 제공하면서도 마이크 스탠드나 마이크 붐에 쉽게 장착할 수 있도록 스탠드 베이스를 분리하여 쉽게 분해 및 결합이 가능하다는 것도 정확히 같다.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크기다. 사실 Lyra도 상당히 컴팩트한 편에 속하기는 하나 특유의 각지고 클래식한 디자인 덕에 한층 더 커보이는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킨다. 반면에 Ara는 무게 면에서도 반절에 불과한 660g 정도에 한층 슬림한 외형을 지니고 있고 디자인 역시 좀더 곡선적인 요소를 많이 적용해 훨씬 컴팩트해졌다. 적잖은 가격 하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듦새는 매우 우수하여 실제로 제품을 대면해보면 Ara가 그렇게 저렴해보이지도 않는다. 이렇게 고급스러워보인다는 장점은 컨슈머들에게는 큰 어필 요소다.
기능 면에서 보면 적잖은 차이가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행히 음향 퀄리티와 관계되는 부분은 아니다. Lyra는 현존하는 USB 마이크로폰 중 가장 다양한 지향성 콘트롤 기능을 제공한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자면 4개의 지향성 캡슐을 사용해 단일지향성, 무지향성, 스테레오, 와이드 스테레오의 4가지 모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게다가 각 캡슐은 129dBSPL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고성능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피치 유저는 물론 고품질의 악기 녹음에도 사용할 수 있어서 싱어송라이터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다만, 모든 유튜버/팟캐스터가 이런 기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능이 많다면 일반 유저들은 더욱 헷갈릴 뿐이다.
그래서 Ara는 스피치를 위한 기능만을 덜어냈다. 아니, 사실 120dBSPL의 최대음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테레오 기능만 제공하지 않을 뿐 여전히 목소리 뿐 아니라 다용도 녹음으로 훌륭한 성능을 발휘한다. 그렇다고 스위칭 기능을 아예 버린 것은 아니어서 2개의 캡슐을 사용해 단일지향성과 무지향성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스위치에 쓰여진 것으로는 ‘Front & Back’라서 처음에는 양지향성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테스트해보니 무지향성에 훨씬 가까운 픽업 패턴이다.
당연히 Lyra가 기능이 많이 때문에 조작 인터페이스에서도 적잖은 차이를 보이는데, Lyra는 마이크 모드 설정기능 외에도 마이크로폰 입력 게인, 헤드폰 출력을 별도로 설정 가능하며 뮤트 버튼이 따로 존재한다. 반면 Ara는 무지향성과 단일지향성의 두 가지 모드를 고를 수 있는 모드 스위치와 헤드폰 출력을 제어하는 노브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노브는 푸쉬 기능이 있어서 뮤트 on/off가 된다. 그렇다면 입력 게인은 어떻게 설정하는가? 사실 프로페셔널 유저들에게는 이것이 큰 의문점이 될텐데 필자 역시 같은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직접 사용해보니 금세 의문이 풀렸다. Ara는 오토매틱 게인 콘트롤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매우 고성능이다.
Ara의 놀라운 점, 오토매틱 게인 콘트롤
지금까지 대부분의 저가형 USB 마이크로폰들은 게인을 ‘적당한 선’에서 고정시켜놓고 출시했다. 입력 레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PC에서나 가능했는데 이걸로는 사실상 제대로 된 콘트롤이라고 할 수 없다. 그 윗 등급이 스위치 등으로 게인 레벨을 선택하는 것인데 가까이서 말할 때나 멀리서 말할 때, 혹은 조용히 말할 때와 악기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부를 때의 레벨을 선택하는 정도로 역시 정교한 레벨 설정이라고는 할 수 없다.
Lyra와 같이 본격적으로 게인 노브를 탑재한 제품들은 아마 전문가들에게는 최적의 제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일반인들에게는 게인 레벨과 헤드폰 레벨의 차이를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으며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매뉴얼을 잘 보지 않는다. 이런 현실 속에서 Ara의 오토매틱 게인 콘트롤 기능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라고 할만하다.
처음 Ara를 접했을 때에는 게인 노브가 아예 없길래 고정 게인 제품인줄 알고 레벨 설정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DAW에 연결했는데 놀랍게도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한 게인이 확보되는 것이었다. 덕분에 오토 게인 콘트롤러가 탑재된 것을 알게 되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홈페이지에 이에 대한 광고나 설명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서 다소 당황스럽기도 했다.
오토 게인 콘트롤의 작동은 대단히 자연스럽다. 아무래도 dbx나 BSS 등 신호처리 분야에 대가인 회사들을 파트너로 두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사실 이 정도로 자연스러운 작동을 해준다면 고급 사용자 입장에서도 굳이 게인 노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그 정도로 성능이 우수하다.
탄탄한 음향적 기본기
솔직히 말해서 컨슈머 타겟으로 나온 USB 마이크로폰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다소 기대감이 옅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소리를 듣고 녹음해보니 생각보다 낮은 셀프노이즈와 깔끔한 음질을 보여줘 놀랐다. 이는 물론 최적화된 오토매틱 게인 콘트롤 기능도 큰 몫을 했다. 전반적으로 다이어프램 뿐 아니라 내장 프리앰프의 퀄리티가 뛰어나기 때문에 오디오 성능이 상당히 우수하며 음질 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무난함과 깔끔함을 갖고 있다. 물론 본격적인 프로페셔널 마이크로폰과 비교한다면 차이는 나겠지만 전체 패키지의 가격을 생각해봐야 한다. Ara는 따지고보면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마이크 프리앰프, 그리고 헤드폰 출력 단자까지 내장한 올인원 장비이다. 그러니 132,000원의 가격은 정말 괜찮은 것이다.
전문적인 사용에서는 글쎄?
Ara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것이 바로 다이렉트 모니터링 기능이다. iOS건, PC건 간에 일단 원래는 연결되고 나면 입력부와 출력부는 따로 작동하기 때문에 ‘자기 소리’를 모니터링하며 녹음 등의 작업을 하려면 반드시 DAW에서 모니터링 기능을 활성화 시켜야만 했다.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런 셋팅을 하라는 것은 매우 가혹한 요구다. 그러니 Ara가 다이렉트 모니터링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한 것이다.
그런데 프로페셔널 사용자들은 어차피 이런 류의 셋업은 아주 잘 알고 있을 뿐 더러 DAW로 소위 ‘Wet’ 사운드를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이렉트 모니터링이 방해가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스위치나 노브 등으로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인데, 이 점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Ara에서 Wet 모니터링이 가능한 꼼수가 있다. 어차피 고품질 녹음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통하게 되니까, 별도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Ara에 USB 전원만 연결해 둔 상태에서 3.5mm단자를 통해 라인입력으로 마이크로폰 사운드를 받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오토매틱 게인 기능은 물론 자체적으로 내장한 헤드폰 출력 조절 노브를 통해 전반적인 레벨까지 최적화시켜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 방법은 Lyra 역시 마찬가지로 써먹을 수 있다.
우수한 연결 호환성
아무래도 AKG가 이제는 삼성의 계열사가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USB 마이크로폰이 모바일 환경에서는 iOS 정도만 지원하는데 비해서 Ara는 제품 설명 페이지에 Android 지원이 명확히 명시되어 있다. 필자는 iOS 기기에 연결해봤는데 별도의 드라이버 설치 없이 쉽게 연결이 가능했다. 물론 연결에는 반드시 USB-A 단자를 접속할 수 있는 카메라킷이 필수이다. 여기서 구성품의 작은 아쉬움이 보이는데 USB 케이블을 USB-C to USB-A 로만 기본 제공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혹은 최신형 랩탑을 이용한다는 것에 착안한다면 USB-C to USB-C 케이블도 동봉함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솔직히 라이트닝 다이렉트 케이블은 사치이고 말이다. 이건 타사 USB 마이크로폰도 별도 제공하지는 않는다. WDM 호환성과 함께 USB 호환 표준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Windows PC나 맥OS 모두 드라이버없이 잘 연결된다. 만약 Windows PC 환경에서 짧은 레이턴시가 필요하다면 WASAPI 익스클루시브 모드나ASIO4ALL을 이용해 연결하면 된다. 물론 앞서 설명했듯이 다이렉트 모니터링 기능을 기본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짧은 레이턴시 설정을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전문가와 일반 소비자 모두 만족할만한 USB 마이크로폰
솔직히 이야기해보자. 제 아무리 음향전문가라도 화상회의나 팟캐스트 정도를 위해 고가의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예민하고 부피가 큰 콘덴서 마이크로폰을 별도로 갖추고 설치하는 것은 꽤나 번거롭다. 이럴 때 Ara를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과장 조금 더해서 고급형 XLR 케이블과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면서 필요충분한 음질과 성능은 모두 실현해준다. 굳이 Wet 모니터링이 필요없다면 이 정도로 충분하다.
최대 음압은 120dBSPL에 주파수 반응은 20Hz~20kHz에 이르는데 이 정도면 비슷한 가격의 경쟁 USB 마이크로폰은 물론 USB 기능이 빠진 일반 마이크로폰에서도 적수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리고 이 스펙은 그저 숫자가 아니라 실제로 귀로 듣기에도 납득이 가는 우수한 음질과 성능을 보여준다. 필자라면 누군가 스마트폰으로 혹은 PC로 고품질 녹음을 하고 싶다고 할 때 주저없이 Ara를 권할 것이다. 복잡한 게인 스트럭쳐 등을 설명할 필요 없이 그냥 연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프로페셔널 엔지니어들에게도 추천한다. 좀 편하게 살아보자!